〔미국의 對러 정책 제언〕 “Kennan의 封鎖정책을 상기할 때”
[편집자註] 푸틴의 크림반도 점령 이후 우크라이나 사태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미국의 ‘제한적 개입’을 천명한 오바마 정부 후반기 외교독트린이 주목을 끌고 있다. 미국의 고립주의적 경향은 동아시아 및 한반도 정세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푸틴의 크림반도 강점 과정에서 보여진 오바마 정부의 무기력함이 중국의 공세적인 대외 팽창전략을 더욱 부추기고, 특히 북한으로 하여금 핵개발에 더욱 집착하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내에서는 푸틴의 야망을 저지하기 위해 과거 소련 시절 ‘봉쇄정책’을 입안했던 조지 케난(George Kennan)의 지혜를 빌어보려는 시도도 나온다. 케난의 봉쇄정책을 상기할 것을 권고한 헤리티지 재단의 제언을 편역(編譯)해 게재한다. / 향군안보문제연구소 제공]
죠지 케난(George Kennan)[註 1]은 美 국무부 내 소련 최고 전문가였다. 2차대전 이후 미‧소 동맹이 파열음을 내기 시작했을 때, 어느 누구도 케난만큼 크렘린의 의도를 잘 이해한 사람은 없었다.
케난의 가장 통찰력 있는 관찰은 소련과의 갈등이 기본적으로 군사적 충돌 이상이라는 경고에 있었다. 케난은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어떤 나라를 지배하기 위해서 꼭 그 나라를 무력으로 점령할 필요는 없으며, 그 나라를 협박하거나 아니면 여러 가지 방법으로 전복시킬 수 있는 것이다. 그 중 한 가지는 꼭두각시 정부를 세우는 전통적인 방식이다.”
러시아는 역사적으로 다른 나라를 지배하고 통치하는 데 필요한 다양한 방식에 익숙해 있기 때문에 서방국가들은 예의주시해야 한다—케난이 주는 분명한 메시지다.
지금 러시아가 旧 소련시대의 더러운 책략 보따리를 풀어 과거의 책략을 되풀이하려 하고 있다. 현재 푸틴이 취하고 있는 전략은 서방세계보다 한 수 위인 것이 분명하다. 오바마 정부가 케난의 경고를 기억해 내 정책에 반영할 때가 아닌가?
이미 푸틴은 러시아와 유럽연합 사이의 국경을 재편성함으로써, 당초 목표로 삼았던 골대를 더 멀리 이동시켰다. 국경 재편성은 2008년부터 시작되었다. 러시아가 군사력을 동원해 南오세티아(South Ossetia와 압하지아(Abhazia)를 그루지아공화국(Georgia)에서 분리시킨 뒤 독립국가(independent states)로 승인한 것이다.
그 과정이 현재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그대로 재연(再燃)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은 지금 크림반도를 포기하고 있다. 러시아와의 대결구도에서 서방세계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점령하려는 시도가 분명히 중단되었다고 자위하며, 對러 외교가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만일 푸틴이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에프(Kiev)로 진군하지 않는다면, 서방세계는 외교적 승리라고 선언하고 우크라이나 사태를 종결하려 할지 모른다.
이러한 일은 정말 비극적인 실수다. 서방세계는 러시아의 야망으로 인한 현상변화를 더 이상 간과해서는 안 된다. 러시아의 침략이 일부 깡패집단에 의한 것이건 또는 정치적인 선전전쟁에 의한 것이건 상관없이, 푸틴의 목표는 유럽연합의 평화와 번영 그리고 안전에 위협이 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시 맹렬한 비난을 퍼붓긴 했지만, 이미 몇 주가 지났는 데도, 오바마정부는 푸틴이 의도하는 핵심을 파악조차 못하고 있다. 오바마정부의 대응조치를 보면, 점진적인 對러 제재 증대, 소규모 병력의 폴란드 배치, 수사적인 성명의 난타전 등이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들은 러시아의 불법 행태를 되풀이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될 뿐이다.
러시아는 그들의 침략행위를 “정상적인 행동”이라고 정당화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러시아가 주장하는 “정상적인 행동”이 바로 무력사용, 협박, 거짓말, 부패, 의심과 탐욕 등을 의미함을 직시해야 한다. 오바마 정부는 이러한 실체를 인식하는 데 좀 더 영리해 질 필요가 있다. 결국, 어떻게 러시아를 다뤄야할 지에 대한 케난의 충고에 대해 깊이 성찰해야 할 것이다.
물론 아무 소득이 없는 현재와 같은 대응전략에서 전면적인 군사대결로 급격히 전환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푸틴이 다스리는 러시아는 2등 국가에 불과하다. 미국의 효율적인 전략은 미국이 러시아를 군사적으로 무시할 수 있는 우월적 지위에 도달하는 것이다.
먼저 미국은 NATO를 신뢰할 수 있는 단계로 유지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예컨대, 오늘날 미국은 서유럽에 단 하나의 작전가능한 기갑부대도 주둔시키지 않고 있다. 이러한 일들이 러시아에 그릇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현실적으로 판단할 때, 적어도 미국은 유럽에 3개 기갑여단을 주둔시킬 필요가 있다. 하나는 훈련을 위해, 다른 하나는 비상사태에 대비한 신속전개를 위해, 또 다른 하나는 유렵연합군과의 훈련을 위해서다. 이를 통해 유럽연합과의 결속을 과시하고 상호작전 운용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미국은 러시아와의 군비통제 협력을 폐기해야 한다. 푸틴은 미국이 무엇을 하건 관계없이 핵전력을 증강시킬 것이다. 미국은 新전략핵감축협상(New Strategic Arms Reduction Treaty)을 폐기해야 한다. 러시아와 협상이 최선이 아니고 미국의 안전에 어느 것이 최선인지의 판단에 기초해서, 핵전력을 현대화하고 미사일 방어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2가지 추가적인 제안이 있다. 첫째, 인권문제 카드를 활용해야 한다. ‘매니츠키 법안(Magnitsky Act)’[註 2]에 명시된 명단의 공개는 러시아 지도자들을 부끄럽게 하는 강력한 도구이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우스꽝스러운 對러 제재 게임보다 훨씬 강력한 수단이다.
둘째,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미국의 공개외교 방식을 바로잡아야 한다. 旧 소련시대의 책 “협박을 통한 승리(Winning Through Intimidation)” 등에 기초한 러시아의 대외책략을 직시하고 이에 효과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러시아는 모든 활용 가능한 전술과 책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제 서방세계도 같은 책으로부터 똑같은 작전을 구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할 때다.
[原著者 Carafano 박사] 25년의 군생활을 마치고 육군 중령으로 예편하였다. 한국과 나토에서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안보문제에 관해 지속적으로 논문을 발표하고 있다. 조지 워싱턴 대학에서 정치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특히 국토안보 및 사이버 전쟁 관련 분야의 많은 논문을 발표한 바 있고, 현재 헤리티지 재단의 대외정책 및 국방정책 분야 전문가로 있다.
註1)조지 케난(1904~2005): 1946년 註소련 미국부대사 역임 중 본국에 보낸 긴 전문(long telegram)에서 “미국과 소련의 화해와 협력을 불가능하게 하는 구조적 요인들이 이미 소련 내부에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이 소련에 대해서 어떠한 유화정책을 추구하더라도 미소협력은 실현될 수 없다”고 주장함. 여기에 제시된 케난의 봉쇄전략은 국무부 정책기획실 실장으로 임명된 후 ‘X'라는 익명으로 Foreign Affairs誌에 발표한 논문에서 더욱 구체화되었다.
케난의 봉쇄정책의 핵심은 (i)5개의 중심국가 즉 미국, 일본, 영국, 서부 유럽국가들, 소련 중 (ii)소련이 이 국가들 중 어느 하나도 차지하지 못하도록 서유럽과 일본을 미국의 동맹권으로 흡수하고 (iii)이러한 전략적 구도 하에서 미국이 인내심을 갖고 봉쇄정책을 추구하면 (iv)소련은 미국의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내부적으로 붕괴하리라는 것이었다.
註2)매니츠키 법안(Magnitsky Act): 모스크바에 본사를 둔 투자기금인 허미티지 캐피털의 변호사였던 마그니츠키는 러시아 관리들의 2억3천만불에 달하는 횡령을 밝혀내고 알림으로써 당국의 노여움을 산 바 있다.
그는 날조된 탈세 혐의로 교도소에 끌려가 재판도 받지 않고 가혹행위와 함께근 1년 동안 불결한 감방에서 생활했다. 구금생활 막바지에 마그니츠키는 담석증과 신장염에 걸렸으나 교도소 당국은 적절한 치료를 거부했다. 그는 2009년 11월에 증세가 악화되어 사망했다.
이후 美의회가 초당적으로 러시아와 위 사건에 연루된 러시아 관리들의 미국 입국금지와 자산동결 등을 내용으로 하는 ‘매니츠키 법’을 통과시키게 된다. 러시아뿐 아니라 북한 등의 인권 탄압국가들에도 적용될 수 있는 법안이다.
James Carafano (美 헤리티지 財團 외교‧국방정책 연구 副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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