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전방서 ‘百聞不如一見’하다!
‘백번 듣는 것이 한번 보는 것만 같지 못하고, 백번 보는 것은 한번 행하는 것만 같지 못하다’
중국 전한(前漢)시대 9대 황제 선제(宣帝:BC 74~BC 49)는 서북 변방의 티베트 계통 강족(羌族) 의 반란으로 대패를 당하자 토벌군의 적임자로 76세 백전노장의 명장 조충국을 지명하고 그의 의견을 물었다. 이에 조충국은 “백 번 듣는 것이 한 번 보는 것보다 못합니다(百聞不如一見). 무릇 군사란 작전 지역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는 전술을 헤아리기 어려운 법이므로 바라건대 신을 금성군(金城郡:지금의 간쑤성 난주 부근)으로 보내 주시면 현지를 살펴본 다음 방책을 아뢰겠습니다(兵難險度 臣願馳至金城 圖上方略]”라고 대답하였다.
이후 현지로 달려가 적진을 살피고, 정보를 확인한 연후 선제에게 명확한 방책을 제시했으니 그로 인해 강족의 반란도 수그러졌다고 한다. 어떤 일을 계획, 집행할 때 현지를 돌아보지 않고 탁상공론에 매달린 경우 실패할 확률이 매우 높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고사성어’라 하겠다.
7월 중순 강원도 동부전선 최전방지역 시계는 매우 양호했다.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동해의 푸른 파도와 금방이라도 한손 가득 잡힐 듯한 금강산 구선봉, 선녀와 나무꾼 전설이 서린 감호(鑑湖)와 점점이 떠있는 다섯 개 섬과 쪽빛 바다가 절경으로 어우러진 해금강은 지척(咫尺)에 둔 우리 땅이면서도 마음대로 오갈 수 없는 안타까움을 자아내게 해 통일의 당위와 필연성을 확인시켜 준 또 다른 아픔의 현장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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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향군 본부 안보국 직원과 전국 13개시·도회별 안보활동을 총괄하는 안보부장 등 일행은 통일전망대를 시작으로 DMZ 박물관과 통일시대를 예비하는 동해선도로출입사무소를 방문하고 내쳐 을지전망대와 제4땅굴 등 중동부지역 호국선열의 피와 땀과 애국혼이 서린 안보현장을 체험하면서 이 시대 우리들에게 남겨진 과제가 무엇인가를 눈으로 직접 체득하는 기회를 가졌다.
그것은 또 눈으로만 확인하는 게 아니었다. 2박3일 일정의 ‘안보부장연수회’에서 참석자들은 안보교육의 발전방향과 소회, 실증적인 방책들을 제시하고, 자유민주주의체제수호를 위한 국민적 자세와 적의무력도발에 대비한 즉응태세, 다가올 통일시대를 위한 국민의식 등을 주제로 한 순도 높은 토의와 현장체험 학습은 2100여 년전 전한(前漢)의 조충국 장군이 설파했던 ‘백문이불여일견’임을 피부로 확인한 귀중한 시간들이었다.
더군다나 가는 지역 장병들의 절도 있는 자세와 명료한 브리핑은 지난 날 국가 위해 목숨을 걸고 제1안보보루(국군)로서의 사명을 다했던 안보역군들에겐 고향을 찾은 듯한 아련함과 향수를 안겨주기에 충분했고, 그날의 전사들은 이제 그 역(役)을 후배장병들에게 물려주었건만 지금도 대한민국의 핵심가치인 자유민주주를 수호하기 위해 제2의 안보보루(향군)로서의 역할과 사명을 다하기 위해 또 다른 차원에서 열정을 쏟고 있다.
내년 2015년이면 분단 70년이다. 대한민국은 세계가 경탄하게끔 변모했다. 그럼에도 북한집단은 전쟁사에 유례가 드믄 6·25전쟁을 위시해 끊임없는 침략도발과 3차에 걸친 핵실험, 올해만도 6차에 걸친 미사일 발사와 공포감 조성과 감언이설(?) 교란전술로 국민의 눈을 속이려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 최강의 국군으로 우뚝 선 우리 군이 건재 하는 한, 역전의 용사들로 이루어진 향군이 두 눈 부릅뜨고 있는 한 북한과 국내종북세력들의 그 어떤 파괴 공작도 국내외에서 용납 받을 수 없음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 날 우리들 향군 안보 동역자들은 동해 제진 역에서 더 이상 북쪽으로 나아가지 못한 채 멈춰 선 녹슨 기찻길을 바라보며 ‘백번 듣는 것이 한번 보는 것만 같지 못하고, 백번 보는 것은 한번 행하는 것만 같지 못하다’(百聞不如一見, 百見不如一行) 금언을 떠올리며, 어느 날 갑자기 오게 될 통일 대한민국의 그 날을 그리며 다음 행선지로 걸음을 재촉했다.
이현오(재향군인회 안보대응부장, 칼럼리스트. holeekv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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