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개선 위해 먼저 필요한 것들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우리 정부는 지난달 11일 남북 고위급 접촉을 하자고 북한측에 제의했다.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달 7일 통일준비위원회 첫 회의에서 사회 기반시설과 주거환경 개선, 마을도로 확충 등 민생 인프라 구축을 위해 남북한이 협력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했고, 8·15 경축사에서는 북한에 환경·문화·민생분야의 작은 제안들을 했다. 이것은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드레스덴 선언의 실천을 위한 정책들이다.
그러나 북한은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대해서는 대결적이고 호전적인 정체를 가리기 위한 연막에 불과하다고 비난하고, 드레스덴 선언에 대해서는 서푼짜리도 못 되는 제안, 북의 감정만 자극하는 제안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남북관계 개선은 경제난으로 궁핍한 북한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절실하게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북한은 1월 국방위원회 명의의 ‘중대 제안’과 ‘공개서한’에서 우리 민족끼리의 단합된 힘으로 북남관계 개선의 활로를 열어나가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북한은 4월 이후 박근혜 대통령과 우리 정부를 원색적 표현으로 비난하며 관계개선이라는 말은 하지 않고 있다.
북한 노동신문 8월22일자 ‘남조선 당국이 최근 북남 사이에 제기되는 그 어떤 문제도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보도를 두고 북한이 우리의 고위급 접촉 제의에 응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또 미국 재무부의 고위 당국자가 ‘금강산 관광 재개는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상황은 변하고 있다.
통일부는 천안함 사건에 대한 북한의 사과와 진상규명, 재발방지 약속 등이 있어야 ‘5·24조치’를 해제할 수 있고, 금강산 관광은 박왕자 씨 총격사건에 대한 북한의 사과와 신변보장이 있어야 재개할 수 있다고 말해 왔다.
그러나 대통령의 제안들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5·24조치’를 해제하고 금강산 관광을 재개해야 할 입장이 됐다. 그러나 정부는 지금까지 유지해 온 원칙을 버리고 북한의 요구를 받아들일 생각은 하지 말아야 한다. 그것은 북한이 남북관계를 전술적 수단으로 활용해 왔고 일방적으로 합의를 파기하며 개성공단을 폐쇄했던 것처럼 느닷없이 도발을 감행해 우리 국민의 자존심을 상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통일로 가는 길은 멀고 시간도 필요하다. 우리 국민들은 북한이 정상적으로 생각하고 정상적으로 행동할 때 같이 가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기다릴 수 있다. 그러므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먼저 필요한 것은 대화를 통해 북한의 인식이 변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북한이 러·일과의 관계개선에 노력하고 있으나 남북관계 개선 없이는 어렵다는 것을 인식시켜야 한다.
그리고 핵을 개발하고 미사일과 방사포를 쏘아대면서 인접국과 관계를 개선하는 것도 곤란하다는 것을 인식하도록 해야 한다. 결국 북한을 도와줄 수 있는 나라는 동족인 한국밖에 없다는 것을 인식하도록 해야 한다. 이것은 당국간의 대화와 민간교류를 통해서 할 수 있는 일이다.
차주완 (예)육군준장 (前 국군기무학교장)
* 출처 : 국방일보 9월2일 16면 ‘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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