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군인을 예우하는 나라
# 지난 9일, 미 서부 포틀랜드를 출발한 US에어웨이, 이 비행기에는 미 육군 특공부대 엘버트 마를 일등상사가 타고 있었다.
가슴에 훈장이 주렁주렁 달린 정복차림의 마를 일등상사는 상의를 벗어 옷장에 보관해 줄 것을 승무원에게 요청했다. 그러나 규정에 갇힌 승무원은 “옷장은 일등석 승객만 사용할 수 있다”고 거부했다. 마를 상사의 좌석은 이코노미석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대화를 옆 좌석에서 듣고 있던 승객들이 항의했다. 이 소란이 일등석까지 들렸고, 일등석 승객들은 앞다퉈 일어나 “국가를 위해 봉사하신 귀하에게 존경을 보낸다”며 마를 상사에게 자리를 양보했다.
이에 마를 상사는 정중하게 자리를 사양하며 다만 “이 영광스러운 제복이 구겨지지 않도록 해 달라”고 말했다.
결국 상의만 일등석의 옷장 승객에게 양보받는 것으로 소동은 끝났다.
# 지난해 11월 아프가니스탄을 출발해 미국 샌디에이고로 향하는 비행기에는 미 해병대원 13명이 타고 있었다. 아프가니스탄 파견근무를 마치고 귀국 중인 병사들이었다. 항공사 측은 남은 일등석 여섯 자리를 병사들에게 제공했다. 그러자 일등석 승객 일곱 명이 즉석에서 일어나 나머지 병사들에게 자기 자리를 양보했다.
# 지난 10월 1일, 이날은 국군의 날이었다. 시청에서 잠실 쪽으로 가는 지하철 2호선에 한 이등병이 타고 있었다. 실내가 그리 복잡하지는 않았지만 그 군인은 손잡이를 잡고 서서 가고 있었다. 그런데 그 병사 앞에 앉아 있던 60대 초반의 머리 희끗희끗한 중년 남성이 벌떡 일어났다.
“군인 아저씨 여기 앉게.”
“아닙니다. 저는 서서 가도 괜찮습니다.”
“아닐세. 나라를 지키기 위해 고생하는 군인아저씨가 편히 앉아 가야지.”
팔을 끌어당기는 중년 남성의 강요에 못 이겨 이등병은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자리에 앉았다.
주변에 있던 승객들 모두가 의미 있는 미소를 지었다.
며칠 전 모 일간지에는 국민들이 나서서 군인을 예우하는 미국 국민들의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그렇다. 미국 국민들의 참전용사 예우 전통은 매우 뿌리 깊다. 시골 어디에 가도 참전용사를 기리는 기념비가 서 있고, 동상을 볼 수 있다. 전사자 유해가 돌아오면 지역주민 모두가 조의를 표하고, 대통령은 집무를 뒤로하고 뛰어 나가기도 한다.
부국강병! 부국이 먼저인가? 강병이 먼저인가? 흔히 미국은 부국이기에 강병을 가졌다고 말한다. 그러나 강병이 있기에 부국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이 순리일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는 군 기강 사고로 인해 많은 국민들이 군을 걱정하고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절대다수 군인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국토방위의 임무에 헌신적으로 진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느 조직이나 한두 명의 일탈자는 있기 마련이며, 한두 건의 사고는 조직의 발전을 위한 성장통이 되기도 한다.
대한민국에도 전철 안의 중년 남성 같은 국민들이 많이 있다. 이러한 국민들이 존재하는 한 우리 군은 세계 최강의 군대로 발전해 나갈 것이다. 명실상부한 선진일류국가 부국강병의 대한민국을 견인할 것이다.
이정호 (재향군인회 홍보실장)
* 출처 : 국방일보 10월15일 16면 ‘오피니언’
- 입력 된 100자 의견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