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연이어 미국과의 평화협정 체결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북한의 비핵화 이후의 과정이라며 일축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19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북한의 핵 포기 절차가 선행돼야 평화체제를 논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 장관은 “(평화체제는) 비핵화 문제가 어느 정도 진전된 후에 이어지는 하나의 과정”이라며 “특히 북한이 이야기하는 북미 또는 미북 평화협정의 차원이 아니고 유관 당사국 간의 별도 포럼에서 논의한다고 되어 있다.”고 말했다.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 프로그램 포기’를 약속한 2005년 6자회담의 9․19 공동성명 에, 평화협정 체결 절차와 논의 기구에 대한 대략적인 합의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합의 내용에는 평화협정의 당사자는 미국과 북한 두 나라가 아니라 6.25 전쟁 관련국인 한국, 미국, 중국, 북한 4개국이어야 하며, 이 국가들이 ‘별도의 포럼’에서 한반도 평화체제에 관한 협상을 갖는다고 되어있다.

 한편 북한은 지난 9월 리수용 외무성 부상의 유엔총회 연설과, 당 창건 70주년 기념일을 앞둔 지난 7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 16일 한미 정상회담 직후 외무성 성명 등을 통해 미국이 평화협정 체결에 응할 것을 촉구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국과의 평화협정 체결을 촉구하는 것은 핵 보유국임을 주장하며 미국과 동등한 입장에서 양자회담 재개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노림수라고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한미 양국 정상은 16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북한에 관한 한미 공동성명’을 통해, 북핵 문제를 ‘최고의 시급성과 확고한 의지’를 갖고 다루기로 합의하고,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비가역적인 북한의 비핵화가 목표임을 재확인했다.

 미국의 토니 블링큰 국무부 부장관도 지난 7일 아산정책연구원이 주관한 강연에서 “북한이 우선 비핵화에 대해 신뢰할 수 있고 진지한 자세를 보일 필요가 있다”며, 비핵화가 대화의 전제조건임을 강조했다.(konas)

코나스 최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