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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칼럼] 러-우전쟁 종전을 위한 협의 과정에 대한 교훈

Written by. 박동순   입력 : 2025-04-10 오전 10:4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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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을 넘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2022년 2월 24일,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은 인접국가인 우크라이나를 전격 침공하면서 ‘특수군사작전’을 개시한다고 발표했다. 개전 당시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경제력·군사력을 비롯한 전반적인 비교는 거의 모든 분야에서 약 20배의 차이를 보이는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이었다. 이를 지켜보는 세계의 많은 연구자들은 우크라이나가 한 달도 버티지 못해 전쟁은 러시아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날 것이라고 예측했었다. 러시아는 10만 명이 넘는 훈련된 병력으로 우크라이나를 북부와 동부, 남부의 3면에서 수도 키이우를 향해 일제히 진격했다. 

그러나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범세계적인 가치와 국제질서를 와해시키려는 러시아에 맞서 그를 침략자로 규정하고 단결된 면모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했다. 우크라이나 또한 조기에 국가 총력전 태세를 갖추었고, 미국을 비롯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 국가들이 지원하는 무기와 탄약으로 효과적인 공세 저지에 나섰다. 유엔은 러시아의 침공이 있은 지 3일 만인 2022년 2월 27일, 안보리회의에 15개 이사국이 참석하여 러시아를 규탄하는 결의안 제2623호를 찬성 11, 기권 3(중국 등), 반대 1(러시아)로 의결했다. 같은 해 3월 2일에는 러시아의 침공을 규탄하고 철수를 요구하기 위해 제11회 유엔총회 긴급특별회의를 개최하여 찬성 141, 반대 5, 기권 35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략 결의안(ES-11/1)을 채택했다. 이때 반대한 국가는 북한, 시리아 등이었으며, 중국과 인도, 이란 등은 기권함으로써 국제질서가 다변화되고 파편화 경향으로 흐르고 있음을 나타냈다.

침략국가인 러시아는 미국을 위시한 나토 회원국들의 강화되는 군사적 지원에 대해 핵무기의 사용과 제3차 세계대전으로의 확전을 위협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전쟁지속지원 측면에서 한계를 보였으며, 2022년 9월 21일에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초의 동원령을 선포하여 30만 명의 예비군을 소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세를 호전시키지 못하자 부족해진 탄약과 무기를 북한으로부터 지원받았다. 2024년 8월에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영토인 쿠르스크지역을 점령하자, 북한과의 ‘포괄적 전략동반자협정’을 근거로 파병지원을 받아 이를 회복하는 데 전력을 경주하고 있다.

본격화되고 있는 종전 논의를 바라보며

장기화된 전쟁은 세계의 많은 사람들을 불편하게 했다. 전쟁의 당사자인 우크라이나는 물론 러시아도 마찬가지였고, 이를 지원한 미국을 비롯한 나토 회원국가와 우방 국가들도 전쟁이 빨리 끝나기를 원했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자 시절부터 취임 후 24시간 안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을 언급했다. 그리고 2025년 1월 20일, 제47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트럼프는 부활절인 4월 20일까지, 또는 ‘취임 후 6개월 이내’로 수정하여 종전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받아들여야 하는 우크라이나의 입장은 희망과 불안이 공존하고 있다. 종전의 논의가 자신의 우세한 국력과 주장에 의해서 추진되는 것이 아니라, 강대국 간의 거래적인 협상이 진행되고 이 과정에서 약소국가의 의사와 입장이 무시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전쟁의 중재를 위해 나선 미국은 침략국가인 러시아의 입장을 옹호하는 쪽으로 기울어졌다. 전쟁 3년을 맞아 유엔이 마련한 러시아 규탄 결의안에 미국은 이름을 올리지 않았고, 러시아의 ‘침공’을 부정하며 양국의 ‘분쟁’이라고 축소하는 시각을 견지했다. 그리고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논의 자체가 러시아에 위협이 되었다고 러시아의 편을 들었다. 침략을 당해 3년간의 전쟁을 대부분 그들의 국토에서 치러 잿더미가 된 우크라이나는 5가지의 협상 조건을 주장했다. 첫째, 우크라이나의 종전협상 참여, 둘째, 즉각적인 포로 석방, 셋째,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넷째, 주요 국가들과의 양자 협정 확대, 다섯째, 자주적이고 강력한 유럽 안보이다. 한편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유럽이 종전 협상 참가를 원한다면,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포기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밝히고, 이것은 절대 타협 불가능한 대화의 전제 조건이라고 했다.

2025년 2월 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쟁 종결 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정면으로 충돌했다. 트럼프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평화를 위한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했고, 젤렌스키는 ‘단순한 휴전 협상은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젤렌스키에게 ‘당신은 이기고 있지 않고, 이기지 못한다’며, ‘당신은 감사해야 한다. 당신에게는 카드가 없다’고 압박했다. 이러한 언사가 두 국가의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언론 앞에서 만나는 정상회담 자리에서 오갔다는 것 자체가 매우 이례적이었다. 미국은 러시아를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 그 지위를 다시 회복시켜 미국과 함께 신흥 패권 도전국가이자 가장 위험한 세력인 중국을 봉쇄하는 데 활용하겠다는 심산이다. 이 과정에서 약소국가의 입장이나 이익은 안중에도 없었다. 

러-우 전쟁과 6.25전쟁의 종전과정에서의 교훈

2025년은 대한민국에게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일본 제국주의의 식민지로부터 광복을 찾은 지 80년이 되는 해이자, 북한 공산주의의 불법 침략을 받은 지 75주년, 그리고 종전이 아닌 불안전한 평화인 정전협정을 맺은 지 72년이 되는 해이다. 이 땅에 그러한 비극이 있은 지 벌써 반세기가 훌쩍 지났지만, 한반도는 3년 동안의 전쟁과, 종전이 아닌 정전협정의 체제가 유지되는 관계로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로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6.25전쟁이 발발하자, 소련을 중심으로 한 공산주의 세력의 팽창에 대해 적극적인 봉쇄정책을 채택한 미국은 유엔을 활용해 조기에 참전하게 되었다. 유엔군을 창설하여 16개 국가로부터 전투부대를, 6개 국가로부터 의료지원을, 그리고 다수의 국가로부터 물자 및 예산을 지원 받아 전쟁을 수행했다. 그러나 예기치 않은 중공군의 개입으로 공방을 하며 피해가 커지자 1951년 7월 10일부터 서둘러 휴전협상을 추진했다. 그러나 당시 한국 정부의 입장은 공산주의 세력의 위협을 완전히 제거하기 위한 국토통일을 추진하고자 휴전 협정에 반대했다. 그리고 이승만 대통령의 주장에 의해 휴전회담 대표에 한국군 장성은 참여하지 않았고 공산주의의 위협을 막기 위한 안보적인 보장 장치를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과의 주장이 달라 휴전협정의 주요 의제였던 반공포로를 일방적으로 석방하는 등 많은 갈등이 있었다. 그러나 마침내 미국은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을 체결하였고, 한국은 같은 해 10월 한미상호방위조약이라는 동맹체제를 얻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로부터의 위협과 간섭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경제적으로는 유럽연합(EU), 안보적으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가입하기를 원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나토의 회원국 확대를 통한 동진을 못마땅하게 생각했고 그 마지노선을 우크라이나로 보고 있었다. 그리고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이 본격적으로 논의되자 이를 막고자 전쟁을 일으킨 것이다. 3년 동안의 전쟁은 주로 우크라이나가 전쟁터가 되었기 때문에 러시아에 비해 우크라이나의 피해는 극심하다. 게다가 국토의 20% 가까이 점령당했고, 이에 대한 반환은 종전 협상에서 언급조차 없다. 미국은 강대국을 달래려 러시아의 편을 들고 있고, 우크라이나는 3년간의 전쟁으로 영토도 잃고, 국토는 큰 피해를 입고도 장차 안보적 장치를 얻지 못하고 종전을 맞이하게 된 셈이다. 국제사회는 약육강식의 현장이다. 그리고 영원한 우방도 적도 없으며, 오직 국가 이익이 있을 뿐이다. (konas)
                                             
박동순 : 대한민국재향군인회 안보교수, 한성대 국방과학대학원 안보정책학과장

※ 외부 필진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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