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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협상복귀가 문제의 근본해결 아니다

Written by. 홍관희   입력 : 2009-09-21 오전 9:4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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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이 북한과의 직접 핵협상을 준비 중인 가운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다자 또는 양자회담 참여 의사”를 밝힘으로써, 어떤 형태로든 북한의 核협상 복귀가 임박한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북한의 협상 복귀가 북한 핵문제의 근본적 해결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그 근거로서는 첫째, ‘핵무장’을 향한 북한정권의 의지가 워낙 강하고 확고한 까닭에 협상을 통해 포기될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둘째, 북한은 현재 핵폭탄 10개 정도를 이미 보유하고 있고, 우라늄농축 핵무기 개발도 지속하고 있어서, 사실상 핵을 보유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美 국방부 등이 지난해 말 북한을 “핵 국가(nuclear power)”로 표기한 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닐 것이다. 문제는 ‘핵탄두 소형화’인데, 이 역시 거의 성공단계에 도달한 것 아닌가 추정된다.

그렇다면 북한은 왜 핵협상으로 복귀하는가? 現 제재국면을 모면하고 또 한번 시간벌기를 시도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다이빙궈(戴秉國) 특사의 방북 등 중국의 압력도 작용했을 것이다. 오히려 중국이 김정일의 핵협상 복귀 구실을 만들어 준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중국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압박이 효과를 보게 될 무렵이면 언제나 중재에 나서 북한을 협상으로 유도하곤 했다. 중국은 북한이 고립심화 끝에 체제위기에 도달하는 상황을 막으려 한다. 북한의 핵무장보다는 북한체제 위기상황을 더 원치 않는 것이 중국의 대북정책 기조다.

북한이 핵협상에 복귀한다면 또 다시 《도발→제재→중재→대화》의 ‘북핵 쳇바퀴’가 이어지는 셈이다.(동아일보, 9.19) 이번에도, 또 다시 춤추는 핵 회의 속에 북한의 시간벌기 전략은 성공하고 핵회담은 지리멸렬을 반복하게 될 것인가?

현재 미국은 미‧북 직접회담을 위해 북한에 ‘체제보증’이란 인센티브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일본의 민주당 新 정부는 ‘납치문제 재조사’와 ‘핵‧미사일 실험 동결’을 北日대화의 전제로 내걸어, 비교적 원칙에 충실하는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협상복귀’를 통한 북한의 새로운 전략에 말려들어선 안 되며, 몇 가지 분명한 대북정책 기조를 세워야 한다.

첫째 핵협상에 환상을 가져서는 안 된다. 북한과의 핵협상은 끝없는 미로(迷路) 속으로 들어가는 것과 같다. 자칫 그동안 다짐해왔던 목표와 원칙이 흔들릴 수 있다. 북한 핵문제에 관한 다양한 입장과 주장들이 또 다시 출현하면서 북한의 왜곡 주장과 맞물려 상황을 더 혼란스럽게 할 가능성도 있다. 예컨대 국내 일부 세력이 북한의 협상복귀를 대북유화정책 전환 요구 구실로 삼을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협상을 통해 북핵을 포기시키기란 ‘연목구어(緣木求魚)’처럼 어렵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란 점이다.

둘째, 대북 제재(制裁)의 지속이 관건이다. 북한을 움직이게 할 수 있는 것은 ‘힘(power)’인데, 군사적 옵션은 고려하기 어려운 상황이고, 대신 경제‧금융제재가 성과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바, 이를 지속해야 한다. 북한이 핵협상에 복귀하더라도, 비핵화 의지 천명을 넘어선,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 조치와 행동에 들어가기까지 제재는 지속돼야 한다.

셋째, 북한의 ‘파키스탄式’ 해법 제시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곧 ‘核보유’와 ‘核확산’을 분리하여, 밀고 당기는 협상 끝에 미국으로부터 ‘核보유’를 사실상 받아내는 대신 ‘核확산’ 문제에서 양보하는 형식을 취할 가능성이다. 이미 수년 전 미국은 ‘핵확산’만 막을 수 있다면, ‘핵보유’를 묵인할지 모른다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미국은 현재 북한 핵에 대해 ‘사실상 인정하나 공식 승인은 거부(recognize but not accept)’하는 입장인 것으로 이해된다. 북한이 6자회담을 미북 간 ‘핵군축 협상’으로 전환하는 모델을 고려하고 있다는 분석(빅터 차, 9.17)도 북한의 다양한 핵협상 전략의 일환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만큼 북한이 쉽사리 핵포기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힘을 실어주는 근거들이다.

끝으로, 결국 美 정책전문가들은 북한의 ‘leadership change(체제교체)’만이 북한 핵문제의 궁극적 해결이란 결론을 내린 바도 있다. 북한 핵을 막을 방법이 마땅치 않다 보니 나오는 구상인데, 이 문제는 김정일의 건강 상태 및 후계구도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그러기에 지금 워싱턴에서는 전문가들이 북한 핵문제보다 북한의 ‘불안정한 상황’과 체제장래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보인다고 하지 않는가?(konas)

홍관희 (안보전략연구소장/ 재향군인회 안보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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