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각 망배단 차례상, 이젠 추억 속에 묻게 해야
국민의 절반이 추석 대명절 귀성객으로 고향을 찾은 날에도 이산가족들은 망배단 앞에서 눈물을 뿌려야만 했다.
우리나라 이산가족 생존자 5만6707명(8월31일 기준) 중 70대 이상 고령자는 85.4%다. 2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원유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통일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의한 바다.
지난 7월 1일에 비하면 155명이 줄어든 숫자다. 지난달 말 기준 이산가족 신청자(13만 2731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사망했고, 생존자(5만 6707명) 가운데 80세 이상이 62.6%(3만5541명)라는 사실은 이산가족 상봉의 정례화와 상시화가 얼마나 절실한 문제인가를 일깨우게 한다.
세계 초고속으로 진행되는 우리사회 고령화 문제와 맞물려 이산가족의 고령화도 더욱 가속화되면서 1년 평균 3,000여 명이 사망한다는 점 또한 가슴 짓누르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올 추석연휴에도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망배단에서는 어김없이 북녘의 부모형제를 가슴에 묻고 기리는 추석차례상이 차려졌다. 전쟁이 끝난 지 65년이 흐른 지금에도 이 땅의 슬픈 역사는 어김없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올해는 4·27판문점에 이어 열린 평양의 9·18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이산가족문제 해결을 위해 상설면회소 개설과 화상상봉 등 구체적인 내용도 선언문에 언급됐다. 선언에는 “남과 북은 금강산 지역의 이산가족 상설면회소를 빠른 시일 내 개소하기로 했다. 적십자 회담을 통해 이산가족의 화상상봉과 영상편지 교환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해나가기로 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지난 8월 20~26일까지 금강산 면회소에서 열린 이산가족 상봉을 지켜보면서 이산가족이든 이산가족이 아니든 간에 우리국민은 말할 나위 없고, 세계의 모든 시선도 안쓰럽고 측은한 눈으로 지켜보며 안타까워했을 터다. 해서 이번 회담 과정을 지켜보며, 한편 기쁨의 눈물로 반기면서도 이제는 선언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이는 또 북한의 김정은이 밝힌 ‘비핵화 의지’가 백번의 말과 약속이 아닌, 지속적이고 연계된 행동으로 이뤄져 1, 2차 남북, 미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마련된 2018년 북한의 비핵화가 촘촘하고도 디테일한 로드맵화 해 제기되는 방향대로 진행되도록 체계를 잡아야 할 줄 안다.
이번 추석 절에도 북은 과거 전례를 따르기라도 하듯 정상회담 직후 북한산 송이버섯을 보내왔다. 정부는 최고령자를 우선으로 한 4,000여 명의 이산가족들에게 북한이 보내온 송이버섯(2t)을 선물로 보냈다고 한다. 북한은 지난 2000년 및 2007년 정상회담 후에도 각각 3t과 4t의 송이버섯을 보낸바 있다.
특히 2000년 9월 11일 신라호텔에서 열린 북측 송이버섯 전달식에는 1968년 1.21사태 당시 청와대 습격을 위해 남파됐다 살아 돌아간 것으로 확인된 무장공비 출신 박재경 군총정치국 부총국장이 참석해 이슈가 되기도 했다. 북측이 당시 박재경을 선물 전달의 당사자로 보낸 의미 또한 간과할 수 없는 일이다.
이제 우리 모두는 추석연휴가 끝나 일상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북한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조치들이 시작이듯이 이산가족들에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산가족들에게 있어 2018년 추석은 지나간 65년 세월 그 어느 때보다 북녘에 두고 온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내일에 대한 희망을 안긴 추석이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北이 南과 선언문으로 약속한 그 내용을 실천으로 옮기는 일이다.
전 세계가 지켜보았다. 누구보다 저들의 겉과 속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이산가족들이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 비핵화 약속 이행은 전 민족의 생사가 달린 문제이다.(konas)
이현오(수필가,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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