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칼럼] AI시대 한국군의 유무인복합전투체계 구축 방향
인공지능(AI)은 최근 전 세계 주요 분쟁 지역에서 단순한 보조 도구를 넘어 작전계획 수립, 표적 식별, 자율 타격 등 전쟁 설계자이자 집행자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AI는 데이터 통합과 분석을 기반으로 전투 계획 수립 시간을 과거 수 주일에서 실시간 수준으로 압축하는 ‘기계 속도의 전쟁’이 현실화되었다.
최근 전쟁에서 AI 활용 사례와 발전 추세
4년째 지속되고 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의 완전 자율 무기 및 드론전이 전쟁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장은 민간 테크 기업의 AI 기술과 드론이 융합된 최대의 'AI 무기 시험장'이 되었다.
먼저, 우크라이나 군은 러시아군의 전자전(EW) 재밍으로 조종 신호가 끊겨도, 드론에 탑재된 AI 칩이 컴퓨터 비전 기술을 통해 전차, 장갑차 등 지상 물체의 형상을 인식하고 끝까지 추적해 자폭 타격하는 ‘시각 인식 및 자율 비행’을 현실화했다.
최근 우크라이나군은 ‘AI 기반 드론 요격 시스템’을 실전에 투입했다. 시스템이 스스로 날아오는 적의 자폭 드론을 탐지 및 추격하여 공중에서 격추함으로써 인간의 반응 속도를 앞지르고 있다. 추가적으로 우크라이나군은 미국의 글로벌 빅데이터·AI 기업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Palantir Technologies)와 협력하여 데이터 통합 플랫폼인 '브레이브1 데이터룸(Brave1 Dataroom)'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드론 영상 등 실전 데이터를 AI에 학습시켜 표적 식별 명중률을 기존 10%에서 80%까지 끌어올리게 되었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와의 가자지구 군사작전에서 분쟁지역 내 타격 대상을 자동으로 대량 생성하는 독자적인 ‘AI 알고리즘 시스템’을 전면 도입했다.
라벤더(Lavender) 시스템은 민간인과 전업 무장 대원을 구분하기 위해 통신 데이터, SNS 정보, 위치 추적 값 등을 실시간 분석하여 약 37,000명의 잠재적 무장 대원을 인간 표적으로 리스트를 자동으로 작성할 수 있었다.
또한 무장 단체의 지휘소, 무기 창고 등 물리적 시설 표적을 자동으로 찾아내는 AI 시스템인 ‘하브소라(The Gospel) 시스템’을 개발·적용하였다. AI의 지원 덕분에 과거 획득하기 어렵던 공격 좌표를 하루 평균 100개 이상 추출하여 대규모 공습을 이어갈 수 있었다.
미군은 2026년 1월 3일,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전 대통령 체포 작전의 시나리오 구성 및 이동 경로 추적에도 AI 분석 시스템을 직접적으로 활용하였다. 또한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에서는 축적된 정보 데이터와 ‘거대언어모델(LLM)’을 결합하여 실전 작전을 지휘하는 ‘AI 작전참모’ 시스템을 구축했다. 미군은 정찰 위성, 감시 드론, 통신 감청 자료 등 방대한 데이터를 통합 분석하는 국방 AI 플랫폼인 프로젝트 메이븐(Project Maven)과 생성형 AI를 연동하여 클로드(Claude) 및 오픈AI의 모델을 연동하여 운용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추가적으로 미군의 대(對)이란 작전 당시 초고속 표적 분석 사례를 들 수 있다. AI는 테헤란의 교통 정보와 통신 감청 신호를 몇 초 만에 처리하여 군 지도부의 비밀 회동 위치를 정확히 짚어 냈다. AI는 인간 분석관이 수일간 매달려야 할 정보 분석과 법적 검토, 무기 추천 과정을 단 몇 초 이내로 단축하며 작전 첫 24시간 만에 1,000여 개의 표적을 도출하기도 했다.
세계 군사강국들은 공통적으로 무인 전투 체계와 로봇의 진화를 전장에 활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드론 스웜(Drone Swarm) AI’는 한 명의 병사가 AI 시스템의 도움을 받아 수백 대의 자율 드론 군집을 동시에 통제하고 임무를 부여하는 다중 드론 제어 기술이 배치 단계에 도달했다. 또한 무인 지상 로봇(UGV)으로 4족 보행 로봇인 로봇 군견, 군 늑대 등에 소총이나 정찰 장비를 탑재하고 AI를 통해 험지를 자율 주행하게 하여, 시가전이나 고위험 돌격 임무에 인간 병사 대신 선제 투입하고 있다.
한국군에 AI 기반 유무인복합전투체계가 필요한 이유는?
21세기에 접어들면서 우리 한국군의 안보 환경과 전장 변화는 급변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군에 AI을 기반으로 하는 유무인복합전투체계(MUM-T)가 절박하게 필요한 가장 핵심적인 이유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미래 전장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우크라이나 및 중동 분쟁에서 보듯, 현대 전장은 드론과 AI가 지배하는 4차 산업혁명 전장으로 완전히 전환되었다. 따라서 앞으로의 전장에서 작전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전차, 헬기 등의 유인 무기의 높은 생존성과 소형 드론, 자폭 로봇 등 무인 무기의 뛰어난 경제성 및 대량 투입 능력을 결합하여 전투 효율을 극대화해야 할 것이다.
둘째, 북한의 핵·미사일 및 비대칭 위협에 고속 대응하기 위함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와 장사정포 위협은 몇 분, 몇 초 만에 대한민국 수도권을 타격할 수 있어 인간의 판단 속도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다. 따라서 AI가 위성 및 드론 영상을 실시간 분석해 북한 이동식 발사대(TEL)나 장사정포 위치를 단 몇 초 만에 식별하고, 유무인 복합 타격 자산으로 즉각 무력화해야 전술적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장병의 인명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과거처럼 대규모 병력을 투입하는 전쟁 방식보다는 개개인의 생명이 무엇보다 중요시 되었다. 따라서 지뢰 수색, 시가전 돌격, 갱도 진지 개척 등의 고위험 임무에 AI 무인 지상 로봇(UGV)과 드론을 투입함으로써 전투원의 생존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넷째, 인구 절벽에 따른 병력 급감에 대한 대응이다. 대한민국은 심각한 저출생으로 인해 현역 자원이 고갈되고 있다. 현재 50만 명 선인 상비 병력은 2030년대 이후 30만 명대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따라서 AI 기반 무인 체계인 드론, 로봇 등이 인간 병사의 감시, 경계, 수색 임무를 대체하게 되면 최소한의 인원으로도 전방 철책과 해안선을 방어할 수 있을 것이다.
미래 첨단 스마트 강군으로서의 유무인복합전투체계 구축 방향
대한민국 국방부는 인구 절벽으로 인한 병력 감소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국방혁신 4.0’의 핵심 과제로 2040년까지 첨단기술집약형 유무인복합전투체계(MUM-T)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먼저 각 군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AI 무인 자산을 도입하여 기존의 유인 무기체계와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것이다.
육군은 ‘아미 타이거’로써 정찰 드론과 다족 보행 로봇이 선두에서 적 진지를 수색하고, AI 기반 무인 수색차량(UGV)이 지뢰 제거 및 돌격 임무를 수행하면 유인 장갑차가 후방에서 화력을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해군은 ‘네이비 씨 고스트’로서 한화시스템 등이 개발 중인 AI 기반 자동기뢰탐지체계(AMDS), 30톤급 전투용 무인수상정(USV), 자율무인잠수정(AUV)을 연동하게 된다. AI가 최적의 수색 경로를 짜면 무인 자산들이 수중 기뢰를 탐지·격추하는 방식으로 아군 함정의 생존성을 높이게 될 것이다.
공군은 ‘드론·유무인 복합체계’로써 한국형 전투기 KF-21 1대에 국산 AI 무인 전투기(CCA) 3~4대를 동시에 연동하는 체계이다. 무인기가 적 방공망을 먼저 교란·타격하고 조종사는 후방에서 지휘 통제만 담당하게 될 것이다.
이처럼 다수의 드론과 로봇이 전영역의 전장에서 동시에 움직이려면 데이터가 끊김 없이 흘러야 한다. 이를 위해 합동 전 영역 지휘통제(JADC2/JAMC2) 및 킬웹(Kill Web)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육·해·공군의 센서가 수집한 모든 전장 정보를 AI가 실시간 통합 분석하는 지휘 결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또한 작전 반경을 한반도 전역과 해상으로 넓히기 위해 민간 저궤도 위성을 군 통신망과 융합하여 적의 전자전(EW) 재밍 속에서도 통신이 끊기지 않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즉, 유무인복합전투체계를 운용하기 위해서는 초연결 네트워크 및 국방 AI 인프라 구축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여기엔 민간 기술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과거처럼 무기 하나를 개발하는 데 10~15년씩 걸리는 구조로는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AI 기술을 따라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자율주행, AI 시각 인식 등 성능이 입증된 민간 스타트업 및 빅테크의 첨단 기술을 국방에 빠르게 도입하는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을 추진해야 한다. 드론과 로봇 체계를 계열화·모듈화하여 필요에 따라 정찰용, 자폭용, 통신중계용 등으로 칩이나 장비를 신속하게 갈아 끼울 수 있도록 표준화도 필수적이다. 인프라와 무기뿐만 아니라 군의 소프트웨어인 드론 전사 양성 및 법률적 정비도 AI 시대에 맞춰 개편이 요구된다.
이를 통해 첨단 스마트 강군으로서의 미래 한국군은 인간 개입을 최소화하고 AI 시스템이 최적의 판단을 내리는 완전 자율형 복합전투체계를 완성하여, 군대를 슬림하면서도 치명적인 구조로 완전히 개편하게 될 것이다. (konas)
박동순 : 한성대 국방과학대학원 안보정책학과장, 정치학박사, 향군 안보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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