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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의 의미

Written by. 부형욱   입력 : 2014-10-27 오전 9:3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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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 국방장관이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을 위한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전작권 전환이 본격적으로 논의된 지 햇수로 9년째의 일이다. 그동안 많은 논의와 정책적 변화가 있었다.

 현 시점에서 그동안의 과정을 어떻게 내면화해야 할까. 개인의 일상도 어느 시점에서 되돌아보고, 새롭게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미래를 살아갈 동력을 얻게 된다. 국가 수준에서도 이런 작업은 필요하다.

 전작권 전환과 관련해 왜 그리도 많은 논란과 굴곡이 있었다고 생각하는가. 가장 중요한 변수가 북한이었다. 전작권 전환과 관련된 정책변동과 북한변수는 불가분의 관계다. 2006년 9월, 한미 정상이 전작권 전환에 사실상 합의한 지 한 달도 안 돼 북한이 핵실험을 했다. 2009년과 2010년, 최초 계획한 전작권 전환 시기를 얼마 남기지 않고 북한은 2차 핵실험을 단행했고 천안함을 폭침시켰다. 한 차례 연기된 전작권 전환 시점을 2년 정도 앞둔 2013년, 북한은 3차 핵실험을 했다.

 정책결정에 있어 일관성은 중요한 덕목이다. 그렇지만 상황변화에 따른 적응력도 중요하다. 전작권 전환과 관련해 우리가 고민하는 동안 북한은 핵위협을 가시화 시키고 있다.

 핵무기 완성 단계의 파키스탄을 생각해보자. 핵무기를 갖게 되자 그들은 과감하게 무력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파키스탄 사례는 한반도에서 앞으로 더욱 높은 강도의 북한 군사도발을 예상하게 한다. 상황변화에 따른 정책의 적응성이 강조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전작권 전환을 생각할 때 우리는 전쟁상황을 리얼하게 상상하면서 논의해야 한다. 북한의 공격을 막아내고 종국적인 승리를 거두기는 하겠지만 얼마나 효율적으로 전쟁을 할 수 있을 것인가를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또 우리는 그 전쟁에서 어느 정도의 손실까지 인내할 수 있는가도 생각해야 한다. 용인할 수 있는 손실의 기준점이 낮고, 보다 효율적으로 공격을 막아내기를 원한다면 동맹국에 더 많은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작권 전환 문제는 일종의 과학이다. A라는 정책패키지를 선택하면 B라는 전쟁 결과가 나오고 C라는 패키지를 선택하면 D라는 전쟁 결과가 나온다. 전작권 문제는 효율적인 지휘체계 여부, 미국의 안보공약 강도와 관련돼 있기 때문에 이런 논의가 가능해진다.

 그렇다면 전쟁 결과라 함은 무엇을 말하는가. 전쟁이 얼마나 오랫동안 진행되느냐, 얼마나 많은 사망자가 발생하느냐 등이 그것이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어느 정도의 전쟁 기간과 손실의 조합을 원하는가. 한반도는 지구상에서 군사력이 가장 밀집된 지역이다. 그래서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역사적으로 손꼽히는 단기대량파괴전이 될 것이다. 과거 걸프전은 여기에 비할 바가 아니다. 한국군은 매우 강한 군대고 향후 있을지 모를 전쟁에서 승리할 것이다. 그렇지만 국민들의 높아진 기대수준을 충족시킬 수 있을 정도에는 이르지 못했다. 우리는 거의 ‘완벽한’ 국방, ‘깔끔한’ 전쟁을 원하기 때문이다.

 국가의 정책은 생명체와 같아야 한다. 상황이 변하면 그에 적응하는 방향으로 진화해야 생존한다. 한미 국방장관이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에 서명한 것은 이렇게 이해돼야 할 것이다.

부형욱 (한국국방연구원 국방전략실장)

* 출처 : 국방일보 10월27일 16면 ‘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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