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보유선언 직전에 도달한 북한
북한 영변 핵시설을 둘러 본 미국측 방북단이 놀라운 소식을 갖고 돌아왔다. 북측이 말하는 `핵 억제력'을 육안으로 확인했다는 것이다. 방북단이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고 있으나 미측 언론보도와 북측의 입장 표명을 취합해 보면 북측의 핵 억제력이 빈 말은 아닌 것 같다. 핵무기 제조에 사용할 수 있는 상당량의 플루토늄을 이미 확보했다는 것을 현실로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북측의 핵억제력 보유 발언이 공갈이냐 사실이냐는 논란은 이로써 종지부를 찍어야 할 것 같다. 좋든 싫든, 현 단계에서 할 일은 북한이 핵무기 제조 능력국에서 핵무기 보유국으로 가지 않도록 하는 것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북한의 핵 억제력 보유 발언은 사실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지난해 정초 핵무기비확산조약(NPT) 탈퇴를 선언하고 석 달 뒤에는 폐연료봉 재처리 착수한 사실을 미국에 통보했으며 재처리를 통해 얻어진 플루토늄을 핵 억제력을 강화하는 방향에서 용도 변경시킨 사실도 지난해 10월 이미 공개했다. 때가 되면 핵 억제력을 물리적으로 공개하겠다고 했던 북한은 NPT 탈퇴 1주년에 즈음해 미측 방북단에게 실제로 확인시켰다. 적어도 핵문제와 관련해 지난 1년 간 보인 북측의 행동양태는 비밀과 의문으로 둘러싸인 `은둔의 나라'라고는 할 수 없을 정도로 공개적이고 투명하다. 북한은 이번 공개 확인을 통해 핵무장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음을 미국 등 국제사회에 주지시켰다. 지금까지 보인 북한의 대응방식으로 볼 때 앞으로 남은 수순이 핵무기 보유 선언이라는 것은 짐작키 어렵지 않다. 핵무기 비확산을 위한 국제사회의 대응이 핵무장 능력 보유와 공식적인 핵무기 보유 선언 사이에 큰 차이가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보유선언이라는 최악의 사태만큼은 어떻게든 막아야 할 것이다. 핵 보유 선언에 이르도록 실익도 없는 기싸움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그 전에 협상과 대화를 통해 원만히 해결하는 것이 현명한 처신이다.
무조건 핵 폐기 선언을 요구하고 있는 사이에 북한은 핵무기 제조의 직전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지금까지 미국의 대북정책이 별무효과인 것으로 판명된 것이다. 과거 선례를 보더라도 무조건 강제가 통한 적도 없고 10여년을 끌어 온 북한의 경우에는 더욱더 기대난망이라는 생각이다. 부시 행정부는 북핵문제 발발 당시의 부시 행정부에서 교훈을 얻길 바란다. 이전 부시 행정부는 한반도에서 전술 핵무기 철수라는 일대 용단을 내림으로써 북한으로 하여금 한반도비핵화 공동선언에 조인하도록 만들었다. 이런 조치를 두고 누구도 부당한 행위에 대한 보상으로 비판하지도 않았고 초강대국이 약소국에 굴복했다고 비아냥거리지도 않았다. 핵무기 보유선언이라는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아서는 미국이든 어느 나라든 득 볼 것이 없다.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는 분쟁 해결의 법칙이 북핵문제라고 해서 통하지 않을 리 없다.
(제공 : 연합뉴스)
- 관련기사보기
- 입력 된 100자 의견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