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관용 "북 급변사태를 한반도 통일기회로"
NDI·고대 북한학과 공동주최 '북한 급변 사태시 최우선 대응방안' 세미나서
한반도 통일과 관련해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미·일·중·러 등 주변 4강은 어떤 시각을 갖고 있을까? 이런 물음은 남북한이 분단된 이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우리 국민 누구나 가 되 뇌이는 의문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박관용(전 국회의장) 21세기국가발전연구원(NDI) 이사장은 "한반도 주변 4강은 한반도의 통일을 반대한다고 밝히지는 않고 있다"고 말하고 "그러나 과연 몇 나라가 진정으로 통일을 지지할 것입니까?"고 반문한 뒤 "이들 주요국가가 한반도 통일이 그들 국가이익에도 합치하고 지역평화와 안보에도 도움이 된다는 확신을 가질 때에 한반도 통일의 필요충분조건이 이루어진다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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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국회의장은 23일 오후 2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21세기국가발전연구원과 고려대학교 북한학과가 공동으로 주최한 '북한 급변사태시 최우선 대응방안'을 주제로 한 세미나 기조연설에서 "북한의 급변사태 가능성은 지난 3년 전에 비해 더 높아지고 있다"면서 지난 9월 북한 의 황강댐 무단 방류시에 보였던 우리의 대비태세를 언급하고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를 반복하고 있는 우리사회에서 북한급변사태라는 산사태를 경고하고 또 경고해도 지나친 일이 아니다"며 대비태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전 국회의장은, 또 우리가 북한 급변사태에 즉각적인 대응을 위한 긴급 과제나 대응방안을 구체화하는 것은 정부는 물론, 국민일반에게도 예측 가능성을 시사케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한층 더 중요한 문제는 한반도 통일문제"라고 말하고 "일반 국민들은 북한에 급변사태가 일어나면 당연히 한반도 통일이 이루어진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우리의 대응 여하에 따라서는 곧바로 한반도 통일이 더욱 멀어질 수도 있다는 점에 문제가 있고, 그럴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는 데 고민이 있다"고 했다. 한반도 주변 4강의 한반도 통일을 보는 자세가 어디에 있는가를 강조한 것이다.
박 전 의장은 또 통일을 위한 우리 정부의 주인의식을 우선적으로 꼽았다. 사후약방문 격으로 사태가 일어난 다음 허겁지겁 할 것이 아니라 우리의 장점인 최고의 인적자원을 최대 활용하면서 필요한 요소 요소에 투입해 대내외적인 대비책을 종합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그 중요성을 부각했다.
한편 이 날 세미나에서는 ▲한반도 통일을 위한 외교·안보 방안(유호열 고려대 행정대학원장) ▲대량살상무기 처리방안(백승주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장) ▲북한 급변사태 시 북한의 안정화 방안(김연수 국방대학교 교수) ▲북한의 급변사태와 인도주의적 위기(이석 한국개발원 연구위원)를 중심으로 발제 및 토론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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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세미나에는 전·현직 정관계, 학계 전문가 등 100여명이 참석해 이 문제에 대한 깊은 관심을 표명했다.
다음은 이 날 기조연설한 박관용 NDI 이사장의 연설문 전문임.(konas)
코나스 이현오 기자(holeekva@hanmail.net)
[북한 급변사태를 한반도 통일의 기회로 만들어야]
3년 전 저는 '북한의 급변사태는 산사태처럼 다가올 것이다'고 경고하였습니다. 북한이 무너져가는 경제를 안고서도 핵무기와 미사일개발에 매달리는 가파른 길을 버리지 못하는 것은 마치 산사태를 재촉하는 것과도 같습니다.
3년 전 첫 번째 정책세미나에서는 북한급변사태의 유형과 분야별 대응방안에 관해 총론적 논의를 하였습니다. 그 당시 정권이 논의 자체를 싫어했기 때문에 급변사태 대비의 중요성을 지적하고 사회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데 큰 의의가 있었습니다. 그 의도가 국내외적으로 전파되어 이제는 급변사태 대비를 절실하게 여기는 분위기가 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그것이 북한을 개혁·개방으로 유도하는 한 가지 방법이기도 합니다. 물론 우리는 북한이 개혁·개방의 바른 길을 택하여 곤경에서 벗어나기를 진심으로 희망합니다.
불행하게도 북한 정권은 완고한 폐쇄정책을 고수하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볼 때 급변사태 가능성은 3년 전에 비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우리정부와 국민이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지를 각론 적으로 깊이 검토할 때가 되었습니다. 물론 정부 당국이 대응 요령을 매우 광범위하고도 상세하게 준비할 것으로 믿습니다.
그러나 지난 9월 임진강 상류 북한 황강 댐의 무단 방류 시 한국 측의 대응체제가 전혀 가동하지 않았던 사례에서 한국적 무사안일주의를 다시 한번 확인하였습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를 아직도 반복하고 있는 우리사회에서 북한급변사태라는 산사태를 경고하고 또 경고해도 그것은 지나친 일이 아닙니다.
북한 급변사태 시 우리가 즉각 대응하지 않으면 안 될 초 긴급 과제들이 무엇인지를 찾아내고, 그 대응방안을 구체화해보는 것은 정부 당국자는 물론, 국민일반에게도 예측을 가능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예컨대,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살상무기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 것인가? 북한사회의 치안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 북한주민에 대한 구호식량과 의약품을 어떻게 즉각적으로 전달할 것인가? 이러한 문제들이 매우 긴급한 과제 중 일부입니다.
한층 더 중요한 문제는 한반도 통일문제입니다. 일반 국민들은 북한에 급변사태가 일어나면 당연히 한반도 통일이 이루어진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우리의 대응 여하에 따라서는 곧바로 한반도 통일이 더욱 멀어질 수도 있다는 점에 문제가 있습니다. 불행하게도 그럴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는 데 우리의 고민이 있습니다.
최악의 경우에는 한반도 통일의 기회가 백년 후까지 미루어질 수도 있습니다. 독일통일과정에서 보았듯이 분단된 나라가 통일되는 데는 주민들의 의사도 중요하지만, 둘러싸고 있는 주변국들과의 국제관계가 더 중요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서독 정부의 일관성 있는 정책과 특히, 20년 전 베를린 장벽 붕괴 후 전개했던 치밀한 통일 외교에서 우리는 많은 교훈을 얻습니다.
한반도 주변 4강은 한반도의 통일을 반대한다고 밝히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과연 몇 나라가 진정으로 통일을 지지할 것입니까? 속으로는 한반도 분단이라는 현상유지가 그들의 이익에 합치한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크지 않겠습니까? 이들 주요국가가 한반도 통일이 그들 국가이익에도 합치하고 지역평화와 안보에도 도움이 된다는 확신을 가질 때에 한반도 통일의 필요충분조건이 이루어진다고 봅니다.
그렇게 만들기 위해서는 북한급변사태를 통일로 발전시키기 위한 우리 정부의 주인의식이 가장 우선적으로 중요합니다. 사태가 일어난 다음에 허겁지겁 대응한다거나, 지나간 일에 대한 원인분석을 사후약방문 쓰듯이 해서는 안 됩니다. 이를 위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최고의 인력과 자원을 긴급 투입하여 철저하게 대내외적 대비책을 종합적으로 마련해야 합니다.
이러한 정부의 주도적 통일의지를 다짐한 다음, 지난 정권 10년간의 햇볕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한국사회 내의 이념갈등을 해소시켜 한반도 통일에 대한 국민적 콘센서스를 하루속히 이루어야 합니다. 겉으로는 민족끼리의 통일을 주창하면서도, 남한이 주도하는 통일은 지연시키려는 목표로 의도적으로 펼쳤던 선전·선동의 잔해를 지워야 합니다.
북한을 원조해주지 않으면 전쟁이 난다거나, 북한이 망하면 남한도 같이 망한다거나 하는 협박논리로 우리 젊은 세대의 통일 의욕에 찬물을 끼얹었던 것을 다시 이성적 사고로 되돌려야 합니다. 그동안 북한주민들의 고통만 연장된 것이 아닙니까?
국내적 콘센서스가 이뤄진다면 그 기반위에서 통일 실현을 위한 적극 외교를 전개해야 합니다. 물론 그동안 훼손되었던 한·미 동맹관계의 완전한 복원이 필수적인 일입니다. 그 위에서 통일을 위한 적극적 외교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과거 한국이 냉전체제하에서 미국의 외교력에만 의지하여 수동적으로 대응하던 타성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이제 적극외교를 펼쳐갈 환경이 마련되었는데도 불구하고, 과거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한반도 통일이라는 역동적인 과업을 끌어가기 힘들 것입니다.
독일통일 과정에서 아버지 부시 정부의 전폭적 지원이 없었더라면 서독의 콜 정부는 영국, 프랑스, 폴란드 등 주변국의 반대를 극복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지금 우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