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김정일 감쌀수록 국제적 신뢰만 추락한다
방중목적은 3대세습승인, 경제지원, 북·중동맹과시..중국은 김정일에게 핵무기 제조 등 옳고 그름을 분명히 말해줘야
김정일이 지난 5월초 방중 후 111일 만에 최근 다시 급거 중국을 다녀왔다. 무슨 그리 긴급한 속사정이 있기에 수재로 물바다가 된 신의주 위로방문도 제쳐놓고 중국에 갔을까. 더구나 자기가 초청해놓은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란 거물급 손님을 따돌리듯 '모욕'을 주기까지 하면서 말이다.
방중목적은 3대세습승인, 경제지원, 북․중동맹과시
그의 이번 긴급방중 목적은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3대 세습에 대해서 중국 측 승인을 얻고 중국에서 대규모 경제지원을 따오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북한은 이미 오랫동안 만성적 식량난에다 대홍수까지 겹쳐 농사를 망친데다 한․미․일의 대북제재까지 보태져 집단아사 지경에 다 달았다. 그만큼 중국의 대규모 경제지원이 말할 수 없이 아쉬운 것이다. 또 천안함 폭침사건 후 한․미의 잇따른 대북군사연습과 미국의 단독제재에 북․중이 공동 대응하는 동맹강화 전략수립과 이를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요약된다.
김정일의 이런 목적이 그의 방중기간 일정과 활동으로 드러났다. 김정일은 방중 첫날인 26일 지린에서 아버지 김일성의 모교인 위원(毓文)중학교와 소위 '항일유적지'인 베이산(北山)공원을 방문했으며 둘째 날에는 창춘으로 이동해 숙소인 난후(南湖)호텔에서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했다. 셋째날인 28일에는 창춘시 외곽의 농업박람회장과 지린 농업대학 등을 방문했다.
김정일이 그의 3남을 데리고 김일성 모교인 위원중학교와 '항일유적지' 베이산을 방문했다는 것은 김정은의 3대 세습에 정통성을 부여하기 위한 상징조작으로 해석된다. 동북 3성 근방에서 휴가를 보내던 후진타오 주석과 김정일 간의 정상회담도 베이징 아닌 다른 곳에서 처음 열렸다는 것은 북․중 동맹강화가 그만큼 긴급했다는 점을 반영한다.
후진타오와 김정일은 천안함 폭침 후 한․미간 합동군사연습과 미국 단독의 강력대북제재에 맞대응하기 위해서 강온양면 작전을 구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한편에서는 우다웨이 중국대표를 한국과 일본, 미국에 파견해 3단계 6자회담 전략을 설득하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이처럼 대남, 대미를 겨냥한 동맹강화전략을 과시하고 있다.
한반도 긴장고조는 어디까지나 북한의 천안함 폭침 때문
한반도와 동북아지역에서 이런 대결적 국제정치양상이 계속될 경우 한․미對 북․중이라는 신 냉전구도가 심화, 고착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현상은 중국과 북한, 그 어느 쪽에게도 이득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현상은 어디까지나 북한이 천안함 폭침을 도발한데서 비릇된 긴장고조며 북한이 이를 시인, 사과, 재발방지조치를 취하지 않음으로써 빚어진 악재인 것이다. 거기다 중국이 유엔안보리 의장성명 채택 시 천안함 폭침 범죄는 있으나 북한을 그 범인으로 인정하는데 반대했기 때문이다.
북한이 두 차례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시험을 함으로써 대남, 대미 무력도발을 잇따라 자행한 것도 근본적 긴장고조 원인임은 말할 것도 없다. 선진 문명국가 국민들은 이번 김정일 방중 때도 과거처럼 북한과 중국 간의 교류행태가 21세기 주류의 관행으로는 이해 못할 퇴영적인 비밀주의에 탐익하는 데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세계인들은 그들만의 심야잠행과 극비주의 등 불가사의한 행태를 지켜볼 수 있었다. 중국과 북한은 외교관계에서 무엇을 그리도 감추고 비밀에 부칠 것이 많은지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금단의 나라다.
이번 김정일의 방중기간에도 중국과 북한간의 종주국 속국관계 행태가 그대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일본말로 '오야붕 꼬붕'같은 깡패사회에서나 볼 수 있는 기괴한 관계맺음이 엿보였다. 북한은 미얀마 짐바브웨등과 함께 문명국가에서는 불량국가, 깡패국가로 분류되고 있다. 북한 최고 권력자인 김정일이 미국의 국가 원수급 귀빈을 초청해놓고 중국이 부르면 뽀르르 달려가는 것이나 범죄인처럼 야음을 틈타 외국을 왕래한다는 것은 국가 아닌 개인생활에서도 볼 수 없는 해괴망측한 행태가 아닐 수 없다.
중국과 북한은 이번 김정일 방중기간 동정을 한번도 공식발표하지 않음으로써 전 세계의 궁금증과 불신을 샀다. 21세기 세계화, 정보화시대 대명천지 아무리 깡패국가일지라도 그 나라 권력자의 방문과 정상회담에 대해서 깡그리 비밀에 부친다는 것은 두 나라에 대한 불신과 체면훼손만을 초래 할 뿐이다. 외교관계에서 방문자의 방문지와 방문목적, 그리고 정상회담 자체까지도 비밀에 부친다는 것은 무언가 떳떳하지 못한 음모를 꾸미지 않나 하고 주변 국가들은 의심할 수밖에 없다.
중국은 김정일에게 핵무기 제조 등 옳고 그름을 분명히 말해줘야
급속한 경제개발로 미국과 함께 G2반열에 오른 거인국 중국이 기껏 불량국가 최고권력자 와 어깨를 함께해 비밀 회담이나 하고 불량국가와 동맹을 과시한다는 것은 G2와 거인국에 어울리지 않은 하수에 지나지 않는다. 중국이 전 세계로부터 진정으로 사랑받고 경제력에 상응하는 대우를 받으려면 북한의 천안함 폭침 같은 범죄를 두둔하지 말아야 하며 아닌 것은 아니다 라고 분명하게 말해줘야 한다. 검정물감 곁에서 노는 사람은 자신도 검정 물에 오염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도 북한 같은 깡패국가, 불량국가와 동맹하면서 그들의 범죄를 두둔하고 감싸 돈다면 불량성이 점염될 우려가 크다.
중국은 김정일에게 옳고 그름을 확실히 말해주어야 한다. 핵무기제조와 달러위조, 마약과 담배밀수출, 그리고 주민들을 억압하면서 집단아사지경에 몰아넣는 것은 범죄라는 것을 분명히 말해주고 이런 범죄행위를 못하게 유엔 등 국제적 대북제제에 동참해야 할 것이다. 중국이 김정일을 감싸 돈다면 그 피해가 종국적으로는 중국에도 돌아간다는 것을 똑똑히 깨닫고 이런 불법적이며 부도덕한 행태를 즉각 중지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konas)
여영무(뉴스앤피플 대표/전 동아일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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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30 오후 2:51: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