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대 국가안보의 초석 한국군
본 내용은 자유지 10월호에 게재된 윤영미 평택대 외교안보전공 교수(국방부 정책자문위원)의 특별기고 내용임. (편집자 주)
올해는 대한민국 건군 64주년을 맞는 뜻 깊은 해이다. 100여 년 전 1911년 6월 10일 만주에서 개교해 수많은 독립군 간부를 배출하며 항일무장 투쟁의 최대 거점이었던 신흥무관학교의 정신을 계승한 한국군은 1948년 8월 15일 정부 수립과 새롭게 탄생되었다.
초대 국방부 장관은 청산리 전투사령관과 광복군 참모장을 지낸 이범석 장군이었다. 그 후 한국군은 1950년 6·25전쟁을 겪으면서 많은 변화와 발전을 경험했다. 이어 정부는 1956년 10월 1일을 ‘국군의 위용과 발전’을 기리기 위해 국군의 날(Armed Forces Day)로 제정했다.
매년 국군의 날을 맞아 군의 위용을 세계만방에 널리 알리고 장병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사열·시범 전투 등 각종 행사가 진행되어 왔다. 올해는 추석 명절로 인해 기념행사가 계룡대에서 9월 24일부터 26일까지 3일간 개최되었다.
이번 행사는 ‘강한 국군! 더 큰 대한민국’을 주제로 선진 일류국가로의 국익 증진과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민군화합 축제의 한마당이 되었다. 또 국군의 합동성과 결연한 국방의지를 표방해 호국용사, 창군 원로, 장병 대표와 시민 등이 참석해 국군의 위상을 드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은 건군 유공자·참전용사 및 6·25전쟁 지원국 63개국 기수단들과 사관생도들이 든 ‘전사자 명부’와 입장해 감사와 추모의 의미를 도모했다.
그밖에 한국군의 탁월한 전투능력과 우수한 전력을 대내외에 알리는 각종 행사가 이어졌다. 새롭게 구성된 ‘민관군 통합방위작전’은 테러․재난․국지도발 등 국가적 위기상황에 대한 통합된 대응능력과 군사적 위기상황시 군의 즉각 응징태세를 ‘군합동작전’도 주목을 받았다. 관람객들은 유해발굴 사진 및 유품 등 관람과 서바이벌, 줄타기 등 병영체험까지 참여할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을 하기도 했다.
국방부는 국군의 날과 부대별 행사를 연계해 9월 15일부터 10월 21까지를 국방페스티벌 기간으로 설정해 대국민 축제의 장으로 마련했다. 이 기간 동안 지상군 페스티벌, 인천상륙작전 기념행사, 블랙이글스 귀국 에어쇼 등 각종 이채로운 문화예술행사가 계룡시와 용산전쟁기념관 등에서 진행된다.
이런 국군의 날 행사를 통해 국가안보의 중요성과 군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새삼 깨닫게 된다. 이 시점에서 국군의 날 제정의 동기와 군의 발전된 모습과 발자취를 되돌아보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내포한다. 그동안 많은 변화를 거듭해 오면서 최강의 전투력을 갖춘 군으로 성장해왔다.
국군의 날 유래에 대해 일각에서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정통군대 광복군의 창설일인 1940년 9월 17일을 기념일로 변경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그러나 국군의 날이 창군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한 날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이렇게 10월 1일을 국군의 날로 제정한 것은 6·25전쟁 당시 북한군의 기습남침으로 부산근처까지 밀려 내려갔던 국군이 1950년 9·28 서울 수복 이후 백골부대가 38선을 최초로 돌파 진격한 날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다.
‘창군일’보다는 ‘북진 기념일’을 기리고, 또 과거의 육군의 날(10월 2일), 공군의 날(10월 1일), 해군의 날(11월 11일)의 3군 기념일을 통합한 것이다. 38선을 넘어 남북통일의 꿈을 향해 전진하겠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국군의 날 제정을 통해 오늘날까지 군의 정통성을 새롭게 확립하고 호국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많은 노력이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이다.
21세기 글로벌 시대 한국군의 위상은 전투력 향상을 통해 세계 최강의 군대로써 변모하고 있어 무척 자랑스럽다. 더욱이 올해는 여군창설 제62주년을 맞는 해로 국방안보 환경의 변화에 따라 군에서도 여군의 역할이 점차 강조되고 있다.
여군은 6·25전쟁이 발발한 1950년 9월 1일 ‘조국을 구하는 데는 남녀 구분이 있을 수 없다’는 데 인식을 같이한 여자 배속장교에 의해 여자의용군 교육대 창설부터 시작되었다. 그동안 여군발전을 위해 다양한 리더십 함양과 공감대 형성을 통한 정책발전이 제시되었다. 국방분야에서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감각이 첨단과학 시대”에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최근 뛰어난 여성인재들의 군 입대가 증가 추세다. 금녀(禁女)의 벽을 깨고 우수한 자원이 장교부터 부사관까지 그 스펙트럼이 다양해지고 있어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각 군 사관학교 선발시험에는 해마다 사상 최대의 여성 지원자들이 몰리고 있다. 지난 7월 공군사관학교의 16명 모집에 822명이 지원해 51.4대 1이라는 역대 최고 경쟁률을 보이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2003년 190명의 첫 여 후보생이 입교한 이래 ‘여군 증대’라는 국방정책과 부합되는 부사관학교 경쟁률도 높아지고 있다. 2010년 381명, 2011년 419명이 입교했으며 2012년 전반기 268명을 기록했다. 최근 3년간 전문대 이상 학력의 후보생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이와 같이 여성의 군 입대가 증가함에 따라 복지정책도 바뀌고 있다.
여군체형에 맞는 ‘여군 맞춤 전투복’을 내년부터 보급할 예정이고, 여군들만을 위한 특별한 혜택도 주어진다. 예를 들면, 불임 치료시술이 필요한 여군은 ‘불임 휴직’도 가능하고, 모성보호제도 운영 훈령에는 육아휴직과 탄력근무제 등이 포함된다. 여군이 불임 치료 시술을 위해 휴직이 필요한 경우 최대 1년간 분할해 휴직 신청을 할 수 있게 되는 등 다양한 복지정책이 실시되고 있다. 글로벌 시대 국방을 위해 승승장구하는 여군들의 멋진 활약이 계속되길 기대해 본다.
최근 눈에 띠게 달라진 또 다른 군의 모습은 스스로 군 입대를 선택한 국외영주권자들도 늘고 있다는 점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이들의 군 입대 수가 최근 6년 사이 1000명을 돌파했다. 북한의 2010년 천안함 피격사건과 연평도 포격사건이후 국외영주권자 입대자가 200명을 넘어서는 등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외국에서 영주권을 이미 취득해 병역이 면제되었지만 한국인으로서 자긍심을 갖기 위해 스스로 입대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대부분은 3년에서 21년을 미국, 과테말라, 볼리비아, 이탈리아, 헝가리 등 문화와 언어가 다른 18개국에서 태어났거나 살았다. 오랜 외국 생활로 문화적 이질감을 극복하기 쉽지 않지만 한국인으로서 정체성을 잃지 않기 위해 힘든 군 생활을 이겨내고 있다니 새삼 군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스스로 입대를 선택한 이들의 선택은 우리 사회 병역 기피와 군 관련 각종 문제에 대해 우리에게 시사해주는 바가 크다. 이들의 보람된 군 생활을 통해 개인의 발전과 민족적 자긍심과 애국심 고취로 이어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무엇보다는 군은 북한의 위협도발에 대비 항시 전투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으며 동시에 대민지원에 항상 투입되어 민군협력의 좋은 본보기가 된다. 해마다 반복되는 기상이변으로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올 여름엔 전국적으로 태풍 ‘볼라벤’과 ‘덴빈’의 영향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군은 각급 부대에서 재난대책본부 운영을 통해 피해 상황을 취합하며 긴급 복구에 자발적인 참여와 민간피해에 따른 지원 요청시 적극적인 대민지원에 착수했다. 각급 부대는 24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기상 변화를 파악하고 수시 현장 점검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처함으로써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피해지역의 주민들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면 최선을 다해 피해복구에 임해주었던 장병들이 무척 대견스럽다. 이제 군은 국방 의무를 넘어 대민지원 역시 전투력 향상이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이제 한국군의 뛰어난 역할과 위상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탈냉전기 전 세계는 내전·테러·국가 간 분쟁·난민발생·인권유린·자연재해 등 다양한 위협에 직면해 있다. 이런 국제사회의 분쟁해결과 인도적 지원을 위해 유엔평화유지군(PKO) 활동에 우리군도 최선을 다해 임해주고 있다.
1991년 UN 가입이후 군은 1993년 소말리아 상록수부대 파병을 시작으로 전 세계의 분쟁지역에서 평화와 재건, 민사(民事)작전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국군의 우수성, 기강, 현지 활동 등 운용 측면에서 최고수준의 역량을 보여주고 있어 현지인들과 국제사회로부터 큰 찬사를 받고 있다.
한국은 올해 무역 1조 달러 달성, 세계 7번째로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와 인구 5000만 명을 동시에 가입하는 ‘20·50클럽’의 쾌거를 달성했다. 세계 경제 10위권으로 성장했으며, 세계 각국에 도움을 주는 나라로 변모했다. 이처럼 국격 상승과 경제 성장에 걸맞은 PKO 활동의 참여는 군사외교이자 보은외교의 일환이다.
동시에 유사시 국제사회의 지원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이다. 현재 레바논의 동명부대는 이역만리 땅에서 현지인들로부터 ‘신이 주신 선물’이라는 칭송을 받고 있으며, 아이티 ‘희망의 상징’인 단비부대 역시 지역재건과 민사작전 수행 등 주어진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필자는 2006년 2월 말 국방부 정책자문위원으로서 이라크 아르빌의 자이툰부대 방문에 이어 올해 6월 17일부터 23일까지 정부합동성과평가단 일원으로 아프가니스탄(오쉬노부대), 바레인(청해부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크부대)을 포함해 3곳의 해외 파병부대를 방문했다. 민간여성으로 무려 50도가 웃도는 폭염과 헬기를 타고 전술비행을 하는 등 작전지역을 넘나드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한국군의 위상과 전력이 너무 달라졌음을 느낄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힘들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장병들은 한국군 특유의 강인한 정신과 친화력으로 현지 문화를 존중하면서 활발한 민사활동을 전개하고 있었던 점이다. 또한 투철한 군인정신으로 국익과 한국군의 국제적 명성을 드높이는 장병들의 헌신과 열정도 엿 볼 수 있었다.
또한 해외 파병에 대한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국가 위상과 한류 붐을 주도하는 주역이자 현지 개발과 에너지자원 협력 등의 협력 확대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한국군은 세계 곳곳의 분쟁지역에서 ‘평화와 재건’ 지원을 위해 명실 공히 세계 최강의 군으로 우뚝 섰을 뿐만 아니라 국익창출에 선도적인 역할하기 위해 주어진 임무에 최선을 다해 줄 것을 기대해 본다.
폴 케네디(Paul Kennedy) 교수는 1987년 출판된 자신의 저서 ‘강대국의 흥망’(the Rise and Fall of the Great Powers)에서 “수준 높은 경제력과 강력한 군사력의 조화에서 강대국이 등장”한다고 언급하지 않았는가. 그는 국가안보와 국익 창출을 위해 경제력에 상응하는 군사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했다.
우리는 변화하는 국제정세, 한반도 주변 안보환경과 지정학적 상황 등을 고려해 국력 신장에 더 주력해야 한다. 특히, 국방개혁을 통해 정부와 군은 ‘전력증강과 군사적 역량’을 향상시켜야 하며, 굳건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고 세계 속의 한국군으로 거듭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을 해야 한다. 동시에 선진강군 육성과 글로벌화를 위해 국민의 적극적인 지지와 참여가 이어져야 한다.(Konas)
윤영미(평택대 외교안보전공 교수·국방부 정책자문위원)
*국보법개정서명바로가기 : http://konas.net/event/signature.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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