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권자 병역이행 수기④〕'내 가슴속 피어오른 무궁화 꽃'
본 내용은 2012년 병무청(청장 김일생)이 실시한 ‘외국 영주권자 병역 이행’에 대한 군 생활 수기 내용임.(편집자 주)
“시작이 반이고 반오면 끝이다.” 내 아버지께서 항상 해주시던 말씀이다. 하지만 군대에 입대하기 전 까지는 이 말이 도대체 무슨 말인지 도통 이해가 가질 않았다.
어느덧 군생활의 반을 넘게 해온 나는 아버지께서 해주신 이 말씀의 진정한 뜻을 가슴으로 느끼고 있다. 논산 훈련소에서 입소식을 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1년이 지났고, 군생활의 반을 했으니 이제 곧 끝난다는 마음가짐으로 앞으로 얼마 안남은 이 소중한 21개월간의 복무기간을 더욱더 의미 있게 보내고 싶은 목표가 생겼다.
나는 1991년 9월 22일 미국 서부에 위치한 로스앤젤레스에서 태어나 4살 때까지 거주하다 자랑스러운 나의 모국 대한민국에서 유치원을 마치고 초등학교 3학년 때 미국 동부 끝자락에 위치한 보스턴 시티에서 1년을 살았다.
그 후 한국으로 다시 귀국하여 인천초등학교를 졸업, 곧바로 나의 출생고향 캘리포니아로 떠나 중학교 1,2학년을 마치고 보스턴으로 이사를 갔다. 보스턴에서 초등학생 시절 1년 동안 다니던 '히스 스쿨(Heath School)'을 재입학하여 중학교를 졸업하고 동네 근처에 있는 '브룩라인 주립고등학교(Brookline Public High School)'에 입학하게 되었고, 4년을 무사히 마친 후에 보스턴 시티의 심장부라 불리는 곳에 위치해 있는 '서픽 사립대학교(Suffolk Univ.)'에 입학하였다.
그곳에서 경영학부 분야에서 1학년 2학기를 마친 후 군 입대를 위해 휴학기를 내고 대한민국으로 귀국했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엊그제 입대한 느낌이지만 입대하겠다고 한국에 들어온 지 어느덧 1년이 훌쩍 넘었다.
2011년 학기 여름방학을 시작하고 6월말쯤 보스턴에서 한국으로 귀국한 후 패션회사에서 인턴으로 두 달 정도 경험을 쌓고 9월 즈음에 신체검사를 받았다. 그리고 같은 날 자원입대를 신청하였고 2011년 10월 4일 입대날짜가 적혀진 입영영장을 받았다.
말로만 듣던 군대, 어느덧 의젓한 20대 성인이 되어버린 내가 벌써 군인이 된다고 생각하니 스스로도 얼떨떨했다. 아마도 이리저리 치이며 바쁘게 지나간 내 인생을 다시 한 번 뒤돌아보는 시간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더 나아가 지금 내가 위치한 자리는 어디인지 또 무엇을 내 인생의 궁극적 목표로 하는 사람인지에 대해 되새겨보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던 소중한 순간이었다.
2011년 10월 4일 논산훈련소 연병장에서 입소 신고를 마친 후에 국가와 국민에 충성을 다해 헌신한다는 마음과 함께 꼭 남자다운 남자가 되어 돌아오리라는 의지를 다짐하며 아버지와의 마지막 이별을 했다.
5주간의 힘든 훈련을 마치고 2011년 11월 11일 날 항공작전사령부 1항공여단 본부중대로 전입을 왔다. 앞뒤 생각 않고 무작정 지원한 군대. 정신적으로 싫증나고 육체적으로 힘들었던 순간들도 있었고 반대로 재밌고 보람찬 날들도 있었다.
사람들이 빈번히 내뱉던 “괜히 군대라 해?”와 같은 말들도 뼈저리게 느낄 때도 있었다. 하지만 입대를 결심한 내 결정에 조금의 후회도 없다.
군대라는 조직 속에서 단체생활을 하며 배운 점이 너무나도 많기 때문에 나는 내 결심에 대해 뿌듯할 뿐이다. 군 생활을 하며 배운 점이 있다면 내 나이 22살 인생의 반 이상을 모국을 떠나 외국에서 생활해온 나는 알게 모르게 너무나도 많이 바뀌어 있었다.
나의 이국적 사상, 행동에서 묻어나오는 서양적 매너리즘 모든 면에서 역시나 서양과 동양은 너무나도 다른 점들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고 만일 내가 그저 미국시민권이 있다는 이유로 모든 대한민국 남자의 의무인 군대를 기피했다면 아마도 평생 동안 후회했을 거라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 중대원들 모두가 하나 되어 서로서로 도와가며 나 하나 힘들어도 내 옆의 전우들을 위해 고생을 덜어주는 모습들, 모두 함께 웃고 울며 진한 우정을 나누는 우리 1항공여단 본부중대 병사들의 패기 넘치는 함성소리를 떠올리며 이 글을 마친다. “적이 가장 두려워하는 최정예 전투형 항작사 파이팅!”(Konas)
상병 이 건 (1항공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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