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권자 병역이행 수기⑤〕'여기~ 내 아들이 있네!'
본 내용은 2012년 병무청(청장 김일생)이 실시한 ‘외국 영주권자 병역 이행’에 대한 군 생활 수기 내용임.(편집자 주)
지구 반대편 파라과이 머나먼 이국땅에서 아들을 군대에 보내고 막막하게 기다림으로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었던 어미의 마음을 전합니다.
부모들의 고민은 자식을 어떻게 하면 잘 키울까 하는 것입니다. 누구보다도 더 잘 먹이고 잘 입히고 잘 가르쳐 훌륭한 사람으로 키우기 위해 부모들은 희생과 고생을 감수하면서도 자식이 커가는 모습을 보면서 행복할 수 있는 것입니다. 특히나 아들을 둔 부모들의 고민 중 하나가 군대 보내는 것입니다.
남자 성인의 나이가 지나면 나오는 ‘입영통지서’... 대한민국 남자라면 입영통지서를 받아 들고 당사자는 물론 주위사람들도 고민 아닌 고민들을 하게 됩니다. 나 역시 한 살 때 교통사고로 생부를 잃은 채 엄마 밑에서 자란 아들을 군대에 보내는 것이 무척이나 두려웠습니다.
아들을 군대에 보내지 않기 위해 이민을 온 것은 아니지만 군 입대를 회피하려고 유학이나 이민을 가서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받는 사람들이 적지 않게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누구나 이민을 가게 되는 동기와 목적은 다르지만 아들을 지구 반대편 먼 곳으로 무작정 데리고 이민을 강행한 이유는 아빠 없이 자란 아들에게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고 그곳에서 많은 것을 경험해 보면서 강인한 사람으로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습니다.
한국이 아닌 타국에서 공부하며 자라다 보니 한국적인 사고와 의식이 조금씩 변해가는 아들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이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잃지나 않을까 걱정을 하던 중에 아들이 영주권자라 굳이 병역의무를 다하지 않아도 되는데 스스로 군대에 지원하여 가겠다는 말을 듣고 걱정 반, 두려움 반이었는데 그런 엄마에게 아들은 “엄마 난 사람이 되어야 할 것 같아요. 그러기 위해서는 군대를 가야겠어요.”라고 말을 했습니다.
이민생활을 하다보면 고국에 대한 그리움과 갈망, 애국심은 더욱 절실해지기 마련입니다. 아들 스스로 선택한 것이기에 아들이 군대 가겠다는 결심을 더욱 존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논산훈련소에서의 한 달간 훈련을 받으며 보내온 사진 두 장... 훈련소에서 훈련을 받고 있는 아들의 사진 두 장을 이메일로 받아보고 훈련병들 틈에 서서 사진을 찍은 아들을 찾기 위해 사진을 한참동안 들여다보았습니다.
“여기~ 내 아들이 있네!” 빡빡머리를 깍은 장정들 틈에 있는 아들을 발견하고는 저절로 웃음이 나왔습니다. “하하하”, “이럴 수가” 기대 반 설레임 반으로 찾아낸 아들의 모습은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멋진 모습으로 변화된 모습을 보기는 처음이었으니까요.
씩씩하게 어려운 군사훈련 과정을 견뎌내고 있는 아들을 생각하며 기쁨과 감사의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아들이 훈련소에 입대할 때도 배웅해 주지 못하고 간신히 전화통화 속에서 들려온 “엄마! 제 걱정 하지 마세요... 사랑해요 엄마~”라고 말하는 아들의 목소리가 들리는듯하여 가슴이 뭉클해졌습니다. 어린 나이에 고국을 떠나왔기에 군 생활에 적응을 잘 할 수 있을까? 하고 걱정을 했지요.
논산 훈련소 사이트를 통하여 그곳 상황들을 알게 되어 조금은 안심과 많은 위로가 되었습니다. 그 후 자대배치를 받았다는 소식을 접하고 감사한 마음에 또 한 번 눈물을 흘리고 말았습니다. 가끔씩 군 생활을 하고 있는 아들과 주고받는 이메일로 아들이 성숙해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군 생활을 통하여 삶의 가치관이 확립되고 인생의 변화를 가져다주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마음이 든든해집니다.
예전의 군대처럼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얼차려 받던 군대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도 갖고 인격적으로 성장도 하고 늠름한 대한의 건아로 거듭나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라고 믿습니다.
군 생활을 통하여 사회에 나와서 자신의 의지에 굴하지 않는 강인한 정신력을 심어주며, 한 남자로서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인드와 사회인으로서 우뚝 설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군 생활은 결코 헛되이 시간만 낭비하는 곳이 아닙니다.
무언가를 깊이 생각할 수 있는 믿음이 생기고 단체생활 속에서 “우리”라는 공동체 생활을 배울 수도 있지요. 특히 이민을 통해 병역면제를 받겠다는 목적을 갖고 영주권을 취득한 젊은이들은 이러한 것들을 경험할 수가 없습니다.
군대에 가지 않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얼마나 이기적이며, 나 혼자만 잘 살면 된다는 극단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또한 병역을 기피하게 되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어디를 가나 떳떳하지 못하고 사회적으로, 인격적으로 당당하지 못한 사람이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얼마 전 아들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발음이 똑똑하고 우렁찬 목소리를 들으면서 철부지 아이였을 때와는 모든 것이 많이 바뀌었고 특히 생각과 태도가 성숙해졌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순간적으로 멋진 한 남자와 통화를 하고 있다는 사실에 흐뭇한 미소를 머금고 너무 행복했습니다.
“엄마! 난 이제 무엇이든 다 할 수 있어요~”
“난 군인이거든요!”
순간 웃음과 감동이 가슴을 쿵쾅거리기 시작했으며 이 보다 더 멋진 남자는 이 세상에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늘나라에 있는 현준 아빠! 당신의 늠름한 아들을 봤죠?”
“당신보다 더 멋진 남자로 변한 아들의 모습을...”
“당신도 건장한 아들의 모습을 보고 기뻐하겠죠?”
너무 고맙고 감사합니다.
천진난만한 아들을 멋진 대한의 건아로 만들어준 병영생활이기에 너무나 기쁘고 감사합니다.
아들이 군 생활을 통하여 변하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남의 나라에 이민 와서 더 넓은 세상을 볼 수는 있지만 군대처럼 남자로서 강인한 정신력을 갖도록 하는 곳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만약 전쟁이 일어난다면 한국에 남아 있는 가족은 누가 지켜 주어야 하나요? 최소한 내 가족은 내가 지켜 주어야한다는 마음을 갖고 고국으로 돌아와 총대를 잡아야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는 젊은이가 되어야겠지요.(Konas)
서은경 (영주권병사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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