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권자 병역이행 수기⑲〕애국가를 들으면 눈물이 글썽거려지는 나는 한국인
본 내용은 2012년 병무청(청장 김일생)이 실시한 ‘외국 영주권자 병역 이행’에 대한 군 생활 수기 내용임.(편집자 주)
초등학교 3학년 개구쟁이였던 저는 부모님 사업으로 인해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가게 되었습니다.
어린 제가 낯선 땅에 적응하는 것은 쉽지 않았고 저를 바라보던 미국 아이들의 눈빛도 많이 어색 했습니다. 청년기 시절 교회에서 만난 미국 친구들도 있었지만 한국 친구들과 나누는 우정이 한층 더 깊었습니다. 그래서인지 한국은 더욱 더 그리움의 대상이었고, 내나라 내 땅이 아닌 다른 장소에서 소수 민족자로서의 삶은 향수병으로 인해 외로움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저는 뉴욕의 Syracuse University 대학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한 후에 취업을 하고, 아름다운 배우자를 만나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미국에서의 미래가 보장 되었지만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도발 등 국가 안보의 위기를 듣고 적지 않은 나이인 29살에 국방의 의무를 위해 한국행을 결심 하였습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변수가 많은 도전보다 안정적이고 확실한 삶의 길을 선택해왔던 저는, 문화의 차이와 가정에 대한 걱정으로 결정을 하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힘든 과정 속에서의 선택은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지 모르지만 영광스러운 대한의 아들이 된다는 확고한 신념은 있었습니다.
시간을 낭비한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각기 다른 사람들을 만나서 함께 생활하며 값진 인생 경험을 한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합니다. 이것은 무엇보다 귀중한 것이며 더불어 나의 조국을 지킬 수 있고 군인으로서의 패기와 자부심, 소중한 가치를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입니다.
또한, 가족과의 사소한 일에 서운해 하며 다툰 적도 있었지만 서로 떨어져 있는 시간동안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려 보며 애틋한 사랑으로 가족관계와 나의 결혼생활이 돈독해지며 발전되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제 생각과는 달리 최근 몇몇 연예인들의 병역기피라는 불미스러운 사건이 있었고, 미국에 거주하는 청년 중에도 입대를 피하기 위해 비자를 연장하며 체류하는 사람들을 보며 안타까움을 느꼈습니다.
안보의 위기를 느꼈을 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스스로가 국가의 안보를 담당하는 책임감을 지니고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극히 일부 청년들은 시간낭비라는 생각에 군복무에 대한 자긍심을 갖지 못하고, 병역의 의무를 기피하거나 입대를 미루게 되는 것 같습니다.
반면, 미국은 군인에 대한 존경심은 상당히 높습니다. 한국부대와 미국부대의 차이점은 지원입대 시스템이란 것이지만 군인들에 대한 높은 존경심은 단지 지원입대 때문은 아닌 것 같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군들이 지닌 모국에 대한 자긍심과 국가 안보에 대한 책임감으로 긍정적인 환경을 스스로가 조성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군 생활을 통해 내 나라를 지킬 수 있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며, 진정한 대한민국의 한 국민으로 인정받을 뿐 아니라 스스로 자긍심을 느낄 수 있는 행복한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분명 군인으로서의 삶은 민간인보다는 힘들고 자유롭지 못할 수 있지만 현재에 충실하고 즐길 수 있다면 충분히 행복한 삶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끈끈한 전우애를 느끼며 열정과 노력 안에서 인내심과 배려를 배워갑니다. 삶에 있어서 가장 어려운 것은 자신과의 싸움입니다. 군 생활이 힘들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것마저 이겨내지 못한다면 인생의 힘든 여정을 어떻게 이겨낼 수 있을지 의문을 가져봅니다. 주어진 것에 감사하고 극복한다면 더 멋진 삶을 기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무리 해외 영주권 혹은 시민권이 있어도 우리는 한국인입니다. 다문화 가정 아이들도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국방의 의무를 다하며 우리의 나라를 지키고 있습니다. 어디에 살든, 어디에 있든 애국가를 들으면 눈물이 글썽거리고, 태극기를 보면 뭉클해지듯이 우리가 머무르는 곳이 비록 타 국일지라도 우리에겐 언제나 대한의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힘든 국가방위이지만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진 각각의 사람들이 모여 나라의 안보를 책임진다면 우리나라 미래가 보장될 뿐 아니라 우리는 이 시간들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 알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이 없었다면 우리의 정체성 또한 없었을 것이며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 또한 보장되어 있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은 대한민국의 자유 수호와 평화를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고 바친 이들의 희생과 헌신이 있었기에 지금의 아름답고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이 존재하듯이 이제는 우리가 사랑하는 대한민국을 지켜야 할 차례입니다.(Konas)
상병 서진암 (75보병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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