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권자 병역이행 수기㉙〕빨간 명찰 사랑하는 내 아들 준병에게
본 내용은 2012년 병무청(청장 김일생)이 실시한 ‘외국 영주권자 병역 이행’에 대한 군 생활 수기 내용임.(편집자 주)
인간의 한계에까지 도전한다는 그 혹독하고 어려운 해병훈련을 모두 마치고 며칠만 있으면 이제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해병이 될 내 아들 자랑스럽다.
얼마나 힘들고 정신없었겠니? 그렇게 달고 싶어하던 빨간 명찰을 가슴에 기어이 달았구나! 진심으로 우리 식구 큰 박수를 보낸다. 지난 훈련기간 동안 한 단계 한 단계 고된 훈련을 용케도 잘 견디고 끝까지 완주했으니 영광스러운 기분을 맛보는 게 아니겠니? 우리 아들 장하다.
지난 7주 동안 고된 훈련을 함께 한 동기들과도 이제 헤어져야할 시간이 다가오는구나. 특히 제3생활관 18명 동기 중 바로 네 옆에서 같이 잠자고 생활한 동기생 1151번과 1153번은 헤어진 후에도 생각이 많이 나겠지.
매주 일요일 성당에 같이 갔던 창연이와 동희는 부대배치를 어디로 받았는지 궁금하구나. 혹시 같은 병과 같은 부대로 배치를 받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한다. 너와 같이 고락을 함께한 훈련동기생들은 전부 내 아들 같이 생각되어 자랑스럽고 늠름하게 보이는구나. 동영상과 사진을 하도 들여다보아서 모두 얼굴을 다 외웠단다.
헤어지는 친구들과는 하나하나 다정하게 작별인사를 나누고 언젠가는 다시 만나기를 기약하거라. 또한 네가 훈련소에 있는 동안 너를 강인한 해병으로 훈련시켜주신 교관님들과 자상하게 영적지도로 위로가 되신 군종신부님께도 깍듯하게 작별인사를 드리도록 해라.
엄마 아빠는 그동안 네 편지를 읽을 때마다 미국에서 오래 산 네가 어쩜 그렇게 한글을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잘 쓰는지 놀라웠단다. 또한 네 생각을 그토록 감명 깊고 아름답게 표현해 내는 너의 글 솜씨를 화제로 엄마 아빠는 자주 이야기를 나누었다. 너의 문장력은 하느님이 주신 귀한 달란트이니 잘 가꾸고 키워가기를 바란다.
그냥 읽고 넘어가기에는 아까운 생각이 들어 우리 식구는 네가 집에 보내온 편지와 글들을 묶어서 이 다음에 책을 내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네 편지와 함께 미대생답게 네 아름다운 젊음의 귀중한 삶의 과정을 틈틈이 그린 삽화들을 넣어 책으로 만들면 너와 우리집안에는 귀중한 역사와 추억이 될 뿐 아니라 대한민국 무적해병의 병영생활을 멋지게 책으로 엮은 생생한 수기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준병아! 영광스러운 수료식과 면회를 함께 하지 못해서 많이 미안하다. 잠 안오고 설레는 마음으로 손꼽아 기다릴 면회 날 입대 후 한 달 만에 들어볼 우리아들 목소리. 멋지게 차려입은 군복. 작은 아빠와 면회하는 날 우리는 밤을 새우면서 지낼거야.
반갑게 통화하자. 준병아! 훈련소 마지막 밤을 멋지고 편안히 보내라.(Konas)
김선옥 (영주권 병사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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