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의 상징... 통일의 마중물
북한이탈주민의 문제는 분단으로 인한 문제이며 동시에 통일의 실마리이다
한국사회는 북한의 폭정사회에 등을 돌리고 인간의 자유와 생존을 위해 남한에 입국한 북한이탈주민들을 보는 시각이 참으로 다양하다.
일부 사람들이 보는 시각은 매우 부정적이다. 즉 못사는 북한에서 배고파서 온 사람들, 또는 잘못된 정보유입으로 죄를 짓고 온 사람들이라는 인식도 있다. 또한 국민의 세금을 축내는 달갑지 않은 존재들이라는 불편한 진실도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탈주민들은 통일을 경험하고 준비하기 위하여 보내어진 집단이라는 긍정적이고 올바른 시각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현 시점에서 북한이탈주민은 남한사람들에게는 북한을 알려주며 북한사람들에게는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남한을 알려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대한민국에 입국한 북한이탈주민은 그 숫자가 2만여 명을 추월한 마치 작은 북한과도 같은 대 집단을 이루고 있어 우리가 일찍이 북한과의 통일을 경험하고 연습할 수 있는 장이기도 하다.
남북한의 통일이란 영토통일과 법제도적 통일을 기반으로 하는 사람통일이 그 영역에 속해 있다고 본다. 북한이탈주민들은 사람과 사람과의 통일을 실현하는 매우 중요한 위치에 서있는 사람들이다.
북한이탈주민은 자본주의사회를 가장 먼저 경험한 사람들로서 앞으로 통일이 되었을 때 북한에 먼저 들어가 남한의 생존방법인 경제활동과 문화정서적인 분야들을 자연스럽게 실현해나가는 통일의 선봉대적 역할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북한이탈주민은 통일이 되면 “마중물”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다. 즉 땅에 박힌 펌프에 한 바가지의 작은 양의 물을 넣으면 원하는 만큼의 많은 물을 끌어올릴 수 있는 원리와 같다고 본다.
때문에 정부는 남한에 입국한 이탈주민들을 통일한국시대에 필요한 전문가로 키워내어 앞으로 통일로 인한 대혼란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준비를 하는 것이 필수적인 요소임을 인식해야 한다.
북한이탈주민의 탈북 사유
2000년대 이전
1990년대 이전에는 적은 수의 인원이 주로 정치적인 이유로 휴전선을 넘어 월경했다.
그러나 90년대 후반 북한의 식량난과 체제 불안으로 배급이 중단되며 많은 사람들이 생존을 위해 중국 및 제3국을 통해 탈북을 감행했다.
식량 문제는 북한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이다. 90년대 중반 시작된 식량난으로 인한 아사자는 2002년 북한 인구의 18%인 350만 명인 것으로 추정된다. 영양실조로 인한 어린이들의 발육부진 문제도 심각하다.
식량난이 발생하는 이유는 농업생산력을 끌어올리지 못하는 주체농법, 집단농장제식 농업운영과 영농 장비 및 기술의 낙후, 대부분 산악지대인 지형과 냉해, 우박, 대홍수 등의 자연재해 때문이다. 특히 대기근의 피해가 가장 컸던 함경도지역의 경우 2000년대 들어 탈북자가 급증했다.
이러한 경제적 문제는 오늘날까지 탈북의 주된 원인이 되고 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경제적 동기는 질적 측면에서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인다. 그 이전에는 기아에서 벗어나기 위해 탈북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지만, 2000년 이후에는 더 나은 경제적 조건을 찾아 탈북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더 나아가 단순히 경제적 문제의 해결뿐만 아니라 자녀교육 및 더 나은 삶을 위해 탈북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는 그 동안의 탈북경험 누적과 북한의 정책 변화, 북한 주민의 사적경제활동의 증가 등으로 인한 외부세계의 정보유입 때문이다.
정보유입으로 인한 탈북 증가와 탈북계층의 다양화
탈북경험 누적은 이미 탈북한 사람이 북한에 사는 가족이나 지인의 탈북을 돕는 가족탈북 및 연계탈북의 비중을 증가시키고 있다. 그리고 가족탈북과 연계탈북의 증가는 미취학계층, 취학계층, 노인계층 비율의 증가를 가져왔다.
한편 중국과 북한의 물적·인적 교류 활성화로 자연스럽게 북한 사회에 외부세계의 정보가 유입되고 있다. 또한 탈북으로 형성된 사회적 연결망을 통해 중국 및 남한의 경제적 수준과 자유로운 삶의 모습이 전달되고 있다. 이러한 정보 유입은 탈북의 동기가 되고 있다.
특히 중국의 개혁·개방 정책으로 인한 급속한 경제발전은 탈북자, 그 중에서도 여성 탈북자 증가의 주된 원인이 되고 있다. 중국의 산업화 및 도시화는 이촌향도로 인한 농촌 내 여성 부족과 도시 내 유흥업 및 매매춘의 증가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또한 해외여권을 소지하고 중국으로 들어온 여행자들의 탈북도 증가하고 있다. 북한에서는 중국에 친척이 있는 사람들에게 여행증을 발급해주고 있는 바, 그 점을 이용하여 탈북을 쉽게 하는 사람들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
중국 친척들의 도움을 받고자 중국에 입국했지만 원하는 만큼의 물질을 가져가지 못할 경우 통행증을 만드는데 들었던 원금도 마련하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여행자들은 중국에서 돈을 직접 벌어서 다시 북한으로 들어가려고 중국에 체류하면서 남한에 대한 정보와 탈북루트까지 알게 되면서 북한으로 돌아가지 않고 대한민국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다 보니 황해도나 평안도 등 국경과 멀리 떨어진 부근에서도 탈북자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
TV에서 드라마나 한류를 접하면서 한국에 대한 동경을 하게 되어 평양을 비롯한 북한의 여러 도시들에서도 탈북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주요 탈북 루트
탈북자들이 중국 측의 검문검색이 강화되자 동남아를 통한 국내입국을 시도하고 있다.
남과 북 삼천리 길, 그러나 중국에서의 한국행이 힘들어지면서 수많은 탈북자들이 수만리 동남아 루트를 찾아 헤매고 있다.
탈북자들의 중간기착지인 중국 곤명(昆明)에서 트럭으로 15시간을 이동해 경홍(景洪)에 도착, 다시 곳곳에 설치된 검문소를 피해 6시간을 달리면 중국 대륙의 끝인 모한(磨憨 에 도착한다. 라오스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모한 세관은 트럭에 몸을 숨긴 채 숨 가쁘게 달려온 탈북자들이 라오스로 들어가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하는 국경관문이다.
이 때문에 곤명∼경홍∼모한을 잇는 코스는 중국 공안의 검문이 가장 살벌해 붙잡힌 탈북자들의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악명이 자자하다.
메콩강을 따라 태국과 미얀마·라오스 등 세 나라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일반인의 출입이 엄격히 통제된 태국 북부의 미얀마 접경지역을 지나 방콕에 들어오면 유엔에 난민신청을 한 뒤 은신하며 한국행을 기다리게 된다.
또 다른 루트는 중국의 내몽고를 지나 몽골로 밀입국하여 오는 경우도 있다. 이 루트도 안전한 경로가 아니어서 많은 탈북자들이 목숨을 잃은 곳으로 악명이 있다.
철조망을 넘어야 하는데 중국쪽 철조망을 넘다가 잡히는 경우 북송되며 몽골측 철조망을 넘어야 성공하는데 아득히 넓은 사막에서 철조망을 찾지 못해 10여일을 헤매다보면 먹지 못하고 물 한방을 없어서 탈진하여 끝내 목숨을 잃게 된다. 많은 탈북자들이 이 루트를 통해 오다가 국경을 넘지 못하고 탈진하여 사망한 것으로 안다.
중국 또는 제 3국 체류 시 여러 문제점
탈북 과정에서 북한 여성들은 인신매매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브로커들의 도움을 통해 탈북을 시도하는데 이들에게 속아 인신매매를 당하는가 하면, 중국 범죄 집단의 강제 납치에 의해 인신매매를 당하기도 한다.
강제적 원인이 아니더라도 불법월경자라는 불안정한 법적 지위 때문에 강제결혼, 매매춘, 노동착취 등의 위험에 노출된다. 중국 남성과 결혼을 한 후에도 이들의 지위는 불안정하다. 중국 남성과 결혼했다고 해도 중국 국적을 취득할 수 없고, 탈북자라는 사실이 발각되는 순간 강제북송 당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탈북 여성의 지위는 불안정하기 때문에 이를 이용당하는 경우가 많다. 한 예로 탈북 여성과 결혼한 한 중국 남성은 탈북자라는 약점을 잡아 몇 년 간 부부생활을 한 뒤 다른 중국 남성에게 탈북 여성을 팔아버린 사례가 있다.
중국으로 탈출 했다가 잡혀 북송되는 경우 북한 여성들의 지위는 더욱 열악해진다. 기본적인 성차별 구조에 범죄자라는 낙인까지 더해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북송된 여성들의 인권침해 문제는 심각하다. 임산부의 경우 가혹한 노동·구타·약물 등을 통해 낙태를 유도하거나 아이를 낳더라도 영아를 방치하여 살해하는 사례가 계속되고 있다.
탈북 여성의 불안전한 지위는 이들의 자녀들에게 그대로 물려지게 된다. 북한 출신이든, 탈북 후 출생했든, 중국인 아버지 혹은 어머니에게서 출생했든 중국 내에서 이러한 아이들은 국적을 취득하기 어렵다. 때문에 많은 탈북아동들이 신변불안, 생계위협, 교육기회박탈, 범죄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또한 부모가 사망하거나 북송당하여 고아가 되는 경우는 더욱 문제가 심각해진다.
탈북과 관련한 가장 큰 문제는 중국내 탈북자들에 대한 검문검색과 위장탈북으로 탈북자색출에 나선 북한 보위부의 활동을 통한 검거 및 북송문제이다. 요즘에 국제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탈북자 북송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며, 지난 10여 년간 중국정부가 북송시켜 북한에서 처형되거나 감옥에서 맞아죽거나 영양실조로 죽은 사람은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탈북자들에 대한 북한의 고문과 탄압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하다. 한국에 입국한 한 탈북자의 증언에 의하면 김 모 씨는 30명의 일행과 함께 한국행을 감행하다가 잡혀서 북송되어 감옥에 수감되었는데 30명중 29명이 죽어나가고 자기 한사람만 살아남았다고 한다.
살아남은 이유는 중국에 있는 어린 딸을 만나자면 살아야 한다는 각오로 수감 방에 돌아다니는 생쥐까지 잡아서 껍질을 벗겨 날고기를 먹으며 악착같이 버텼기에 목숨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증언한다.
대한민국 정착에 지원이 필요한 사항
국내에 정착한 탈북자의 60%이상이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데 이들 중 31%이상이 비정규직에 속하여 불안정한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또한 높은 이직율과 퇴직률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직장생활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실업률 또한 매우 높다. 2005∼2006년 시행된 조사에 따르면 북한이주민의 실업률은 각각 16~27%였고, 당시 남한주민의 실업률은 3%대였다 실업률이 높은 이유는 업무능력 부족, 직업에 대한 낮은 만족감, 재사회화의 어려움, 정부 지원금에 대한 의존 등 때문이다.
이렇듯 탈북자들이 남한사회에 적응하는데 어려운 주요요인 중 하나가 직업 문제이다. 탈북자 사회적응 실태조사(2001)에서 탈북자들은 남한생활에서 ''경제적 문제''(18.3%)를 가장 어렵다고 느꼈으며 그 다음으로 ''취업이나 직장생활''(12.4%), ''외로움''(11.7%), ''남한사람들의 편견과 부정적 시각''(11.5%)을 꼽았다.
또한 탈북자들의 남한사회에서의 심리적 부적응 문제를 을 연구하기 위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사회제도, 인간관계, 가장, 자신으로부터의 소외를 제치고 ''일로부터의 소외''가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러한 경제적 어려움은 전반적으로 남한적응을 어렵게 느끼는 탈북자들의 실태를 보여주는 예이다. 통일연구원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한국사회 적응에 대한 설문에서 긍정이라는 답변이 26%, 부정적이라는 답변이 45.5%로 나타났다.
부적응의 원인으로는 ''자신의 노력 없이 기대가 큼''(37.3%), ''삶의 목표 불확실''(22.6%), ''생활적응 교육이 부족하기 때문에''(15.1%), ''직업을 잘못 선택해서''(11.6%), ''기타''(6.3%), ''안이한 삶''(5.6%)을 꼽았다.
하나원 조사에서는 사회적응을 어렵게 하는 원인으로 ''직업능력 부족''(30.2%), ''소극적인 태도''(14.5%), ''가족걱정''(12.4%), ''한국국민의 차별대우''(11.6%), ''정부의 지원 부족''(5.4%)이 꼽혔다.
결론에 대신하여
탈북자 문제는 분단으로 인한 문제이며 동시에 통일의 실마리이다. 한국전쟁으로 인한 분단은 한반도에 엄청난 체제경쟁과 불필요한 군비확장을 낳으며 수많은 문제들을 발생시켰다.
탈북자들은 이 문제들 속의 가장 큰 피해자라고 할 수 있다. 탈북자 문제를 해결하는 정도는 우리가 통일을 얼마나 준비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척도이다.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2만 여명의 북한 주민조차 받아들이지 못하면서, 통일을 논할 수는 없을 것이다.
분단이 발생시킨 모든 문제가 그러하듯, 탈북자 문제도 복잡해서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시각을 바꿔서 어려운 통일 문제를 풀기 위해 우리에게 주어진 연습문제라고 보면 해결의 실마리가 보일 수 있다. 통일의 연장선상에 있는 탈북자 문제를 해결해 나가면서 통일을 이루어 가는 데 필요한 능력을 배양 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탈북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권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마련돼야 한다. 가장 큰 문제는 해외 거주 탈북자들의 법적 지위가 불안정하다는 것이다. 탈북자들은 월경하는 순간 불법체류자의 신분이 된다.
불안정한 법적 지위는 탈북자들의 불안정한 삶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 제4조는 “대한민국은 외국에 체류하고 있는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지원 등을 위하여 외교적 노력을 다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탈북자들의 인권유린과 신변위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한국정부는 탈북자들이 거주하고 있는 국가의 협조를 얻기 위한 외교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다수의 탈북자가 거주하고 있는 중국에서의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 내 탈북자의 난민지위 인정을 위해 외교적 노력을 벌여야 한다.
또한 국내에 입국한 북한이탈주민들 중 각 분야의 성공 모델을 적극 발굴하여 그들을 정부차원에서 지원해 주고 통일의 전문가로 키우는 대안을 마련하는 것도 시급하다.
통일되면 북한에 한국의 많은 모델들이 들어갈 때 가장 우선으로 진입하게 되는 분야는 교육이라고 본다.
한국의 교수들이나 전문가들이 들어가 강의 또는 교육을 하면 될 것이라는 단순한 생각들을 내려놓기를 바란다.
문화의 차이와 언어와 용어의 차이, 교육방법의 차이로 엄청난 혼란이 있을 것이라는 점을 유념해야 하며, 이 혼란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방안이 마련되기를 바란다.(konas) 출처:월간충호
정 국 용(한민족직업능력진흥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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