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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우경화로 가는 이유

일본은 한미연합사가 해체된 이후 한반도 전쟁 재발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한미연합사가 해체되면 일미(日美)연합사 창설이 필요하고...

Written by. 김성만   입력 : 2013-04-26 오전 9:0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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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의 우경화 현상이 심상치 않다. 집권 자민당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앞장서고 있어 걱정된다. 아베 총리는 2013년 4월 23일 참의원 답변에서 일본의 침략전쟁을 사죄한 무라야마 담화와 관련해 “침략에 대한 정의는 학계에서도 국제적으로도 정해져 있지 않다”면서 일본의 ‘침략 행위’ 자체를 부인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일본의 과거사를 부인하는 이 발언엔 일본의 극우정치세력의 역사 인식이 깔려 있다.

 그는 4월 23일 밤늦게 열린 ‘영토·주권을 둘러싼 내외 발신에 관한 전문가 간담회’ 회의에서 “일본의 입장이나 생각을 국제사회에 정확하게 침투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일본의 영토와 주권에 대한 도발이 계속되는 가운데 영토를 단호하게 지키는 결의가 기본”이라고 말했다. 독도와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문제에서 한국·중국과의 외교적 마찰이나 분쟁에 개의치 않겠다는 것이다.

 전문가회의는 야마모토 이치타(山本一太) 영토문제담당상의 자문기구로 좌장은 보수 우익 성향의 국제정치학자인 니시히라 마사시(西原正) 평화안전보장연구소 이사장이 맡았다. 전문가회의는 참의원 선거 전인 7월 초까지 관련 보고서를 낼 예정이다.

 그리고 아베 총리는 4월 24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각료와 국회의원들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에 대해 “국가를 위해 고귀한 목숨을 바친 영령에게 존경을 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참배를 정당화했다. “각료들에게는 어떠한 위협에도 굴하지 않을 자유가 있다”고 말해 참배에 대한 한국·중국의 강력한 반발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이번 아베 총리의 행보는 이미 예견된 것이다. 아베 총리는 2012년 12월 총선에서 ▲ 과거 식민지 지배를 사죄한 무라야마 담화의 수정 ▲ 전쟁을 금지한 평화헌법 개정 ▲ 독도 영유권 주장 강화 ▲ 자학 사관 교육 철폐 등을 공약으로 내걸고 압승했다.
 
 아베 총리의 독도에 대한 집념은 집요하다. 아베 총리가 관방장관이던 2006년 4월 한국과 일본은 독도 문제로 무력충돌 직전까지 갔다. 이때 일본의 독도근해 해양조사 계획을 진두지휘한 인물로 아베 관방장관이 지목됐다. 아베 장관은 2006년 4월 19일 기자회견에서 ‘일본의 해양조사에 대해 한국이 맹반발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조사는 한국도 한다”며 받아쳤다.

 그러면서 “서로 냉정하게 대처하는 게 중요하다”는 말을 앵무새처럼 되풀이했다. 그는 4월 18일에도 이시카와 히로키(石川裕己) 해상보안청 장관을 총리관저에서 따로 만나 “국제법에 따라 냉정하게 대처하라”고 지시했다. 그리고 아베는 2006년 9월 26일~2007년 9월 12일까지 제90대 총리를 지내면서 우경화 정책을 주도했다.

 일본의 의도는 무엇인가?
 일본의 군사력 강화에 필요한 길을 닦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월 24일 집권 초기 경제문제에 집중됐던 아베 총리의 정책 초점이 일본의 침략 역사를 부정하는 데 맞춰지고 있다고 전했다.

 저널은 한국, 중국 등 이웃 나라의 반발을 불러온 아베 총리의 이런 정책 초점 변화가 일본의 군사력을 키우려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저널은 아베 총리가 헌법 9조 개정이 한국과 중국은 물론 일본 내 진보진영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최근에는 우회 전술을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베 총리는 최근 헌법 9조에 앞서 헌법 개정 조건을 담은 헌법 96조를 먼저 개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헌법 9조의 개정을 위해 중·참의원 각각 2/3 이상의 찬성을 얻도록 한 헌법 96조의 규정을 1/2 이상 찬성으로 완화할 계획이다. 집권 자민당은 중의원에서 2/3 의석을 확보했지만 참의원에서는 제2당에 머물러 있다.

 최근 여론 조사를 보면 오는 7월로 예정된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의 승리가 예상되지만 자력으로 2/3 의석 확보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헌법 개정안이 중·참의원에서 의결되면 국민투표를 거쳐야 한다. 자민당은 참의원 선거에서 헌법 개정을 쟁점화 한다는 전략이고 북한, 중국과 일본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일본 국민 사이에서는 강한 국방을 옹호하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

 일본 우경화는 언제 시작되었는가?
 2005년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리 정부가 한미군사동맹 약화정책을 추진했던 시기다. 우리 정부는 ‘균형자론’을 내세우면서 한미연합사 해체(전작권 전환)를 미국에 요구하기 시작했다. 한미동맹에 너무 의존하지 않고 홀로서기를 하겠다는 의도다.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의 역학관계 중간에서 조정자 역할을 하겠다는 복안이다.

 우리 군은 2004년 8월부터 주한미군의 한반도 방어 10대 임무기능을 인수하고 있었다. 2008년 9월에 모두 인수했다. 주한미군의 주둔명분을 약화시켰다. 이로 인해 주한미군 약 1만 명이 2004년~2007년에 철수했다. 북한은 2006년 7월에 탄도탄(7발)을 발사하고 10월에는 1차 핵실험을 했다.

 이런 안보상황에도 불구하고 ‘국방개혁2020(2006.12.31)’을 입법화해 현역과 예비군을 대규모로 감축하기로 하고 2007년 2월에는 미국과 한미연합사 해체를 합의했다. 이는 결국 한미동맹의 약화를 가져와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 안보환경에 지각변동을 가져 올 수 있다.

 이를 간파한 일본은 미일동맹 강화에 나섰다. 미국은 미3군단 지휘부와 일부병력을 일본의 자마기지(동경 인근)로 이전하여 주일미군을 증강했다. 일본은 2005년 8월 방위백서에 독도영유권을 명기하고 무력으로 탈취하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했다. 독도 인근의 마이주루 지방대에 이지스구축함(2척)과 헬기항공모함(1척)을 배치하고 해군력 증강에 박차를 가했다.

 이에 자극받은 중국도 2006년 9월부터 이어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 후진타오 중국공산당 주석은 2006년 12월 27일 “중국은 해양대국이므로 국가의 주권과 안전을 보위하고 해양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해군을 건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중국군은 2009년 1월 20일 발표한 ‘2008년 국방백서’에서 서방세력에 의한 해안선 봉쇄 가능성에 대비한다는 명분으로 해군력을 강화, 대양해군의 길로 나설 의지를 밝혔다. 이에 따라 중국해군은 현재 연안으로부터 900km까지 범위 내의 ‘적극적 근해 방어전략’을 펴고 있다.

 중국해군의 목표인 해상으로부터의 위협에 대한 대응과 해양이익 보호에 맞춰진 것으로 공격에 대한 단호한 반격의사를 내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또 중국해군이 2020년경에 연안으로부터 2,000km까지를 영향권에 두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런 국방정책을 표방하는 중국해군은 2009년 4월 23일 산둥성 칭따오(靑島)에서 열린 중국해군 창설 60주년 기념행사에서 대규모 국제관함식을 열고 그 능력을 세계에 과시했다. 중국은 2012년 9월에 첫 항공모함(6.9만 톤)을 취역시켰고, 자체 건조하고 있는 4만 톤 항모(2척)를 2015년까지 확보할 예정이다. 중국의 해양패권 추구가 심상치 않다.

 중국의 항공모함 확보에 놀란 일본은 2012년에 2만 톤급 항모(DDH) 건조에 착수했다. 규모와 작전능력 면에서 경(輕)항모로 2015년 취역할 예정이다. 일본은 또 더 규모가 큰 차세대 항모의 개발비용을 2012년 국방예산에 반영하는 한편 현재 16척의 잠수함을 22척으로 증강해 중국의 해상패권을 견제할 방침이다.

 북한은 2010년에 천안함을 폭침(爆沈)하고 연평도를 포격했다. 당시 한미연합사 해체가 상당히 진행되어 한국군은 참담한 기습을 당했고 대응작전도 펼치지 못했다. 그리고 북한은 2012년 12월~2013년 4월에 장거리 미사일 발사, 3차 핵실험, 정전협정 효력 무효화 선언, 대남 핵무기 선제공격 선언, 한반도 전시상태 돌입선언 등의 도발행위를 강행했다.

 이번에도 한국군은 강력하게 대응할 수가 없었다. 한미연합사가 제공한 미국 증원전력(핵잠수함, B-52/B-2 폭격기, F-22전투기, 항공모함 전투단)으로 북한의 무력도발을 겨우 억제했다. 이런데도 불구하고 한국군은 한미연합사 해체(2015.12.1)를 계획대로 추진하겠다고 고집하고 있다.

 그래서 일본은 한미연합사가 해체된 이후 한반도 전쟁 재발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한반도에 전쟁이 발생하면 한국에 있는 미국인/일본인의 일본 후송을 위해 미군과의 연합작전이 불가피하다. 한미연합사가 해체되면 일미(日美)연합사 창설이 필요하고 일본은 집단자위권 행사가 가능해야 한다.

 여기에 추가하여 최근 중국과의 해양영토(센카쿠 열도) 분쟁, 북한의 일본 공격 선언 등에 따라 일본은 교전권 행사가 가능한 국군 창설도 절실하다. 일본은 2015년까지 이를 완료하기 위해 서두르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한미연합사가 해체되면 한국군은 미군과 효과적인 연합작전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리고 평시 전쟁억제 곤란, 주한미군 전면 철수 가능성, 미국 핵우산 보장 곤란, 북한 국지도발 시 미국지원 불투명, 독도/이어도 분쟁 시 미국지원 확보 곤란 등 사면초가의 안보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동북아 안보지형에서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는 방안은 한미동맹을 강화하는 방법밖에 없다. 그리고 한미동맹과 미일동맹으로 연결된 한-미-일 협조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현명한 정책이다. 우리가 독도/이어도 방어를 위해 해군력을 아무리 증강한다고 해도 일본/중국 해군력에 대적하기가 쉽지 않다.

 일본과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지원을 받는 것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한미동맹의 핵심인 한미연합사 해체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국가생존의 길이다. (konas.net)

김 성 만 (예비역 해군중장, 재향군인회 자문위원, 전 해군작전사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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