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정상회담의 안보분야 성과와 과제
박 대통령이 ‘심신지려(心信之旅)’의 한중 정상회담을 통해 얻은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도 강건한 안보 군사적 뒷받침과 신중한 태도가 필요한 때
박근혜 대통령은 시진핑(习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초청으로 2013년 6월 27일부터 30일까지 중국을 국빈 방문하였다. 방문기간 중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가지면서 수교 이래 양국관계 발전성과를 평가하고, 한·중관계, 한반도 정세, 동북아를 포함한 지역정세 및 국제 문제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교환을 가졌다. 또한 한·중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신뢰에 기반하여 내실 있게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한·중 미래비전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한·중 정상회담 결과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은 정치·안보, 경제·사회 및 인문교류 촉진 등 다양한 분야에 있어 공감대를 형성하고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 내실화의 뼈대를 구축하였다.
우선 정치·안보분야의 협력을 증대시키기 위해 양국 지도자 뿐 만 아니라 정부, 의회, 정당, 학계 등 다양한 주체간의 전략적 소통을 포괄적·다층적으로 추진하여 상호 전략 신뢰를 강화했다. 이를 통해 한·중 관계 발전,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안정, 지역협력 및 글로벌 이슈의 해결에도 함께 기여하기로 하였다.
경제·사회분야에서는 기존 협력을 더욱 확대하는 동시에 새로운 협력 분야와 사업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기로 하였으며, 특히 높은 수준의 FTA 체결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협상을 조속히 다음단계로 진전 시키자 라는 데에 의견을 같이 했다. 또한 양국 국민의 건강과 안전 확보를 통한 삶의 질 제고를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조성하기 위한 교류 협력을 증진시켜 나가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양국민간 다양한 형태의 교류를 촉진하고, 특히 인문유대 강화 활동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학술, 청소년 등 다양한 인문분야에서 교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양국 간 공공외교 분야에서의 협력, 그리고 다양한 문화교류도 더욱 촉진시키기로 합의했다.
안보분야 성과
이번 방중 간 가장 중점적으로 논의가 된 분야는 역시 외교·안보분야라 할 수 있다. 안보분야에서 논의된 내용과 성과는 크게 네 가지로 구분지어 볼 수 있다.
첫째, 양국은 북핵문제를 포함한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공감대를 형성하였다. 지난 2월 북한의 3차 핵실험과 지속적으로 이어진 도발로 한반도는 긴장국면으로 치달았다. 이는 미국의 ‘아시아 회귀전략’으로 미-중간 동북아 주도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미국 중심의 한·미·일 동맹 체재가 강화되고 역내 평화를 위한 삼국 간 군사·안보 협력이 확대되는 명분을 제공해 주었다. 중국은 이러한 상황에 위협을 느끼고 중국 내 북한을 더 이상 전통적 혈맹국가로 보지 말아야 한다는 여론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한편 5월부터 이어진 한미정상회담, 한중합참의장 회담, 미중정상회담, G8 정상 회의 등 굵직굵직한 회담들이 연이어 개최되면서 북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중국 역할론이 다시금 대두되었고, 이는 금번 한중정상회담에서 중국이 북핵 문제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혀 주었으면 하는 기대감이 높아졌다.
이러한 상황 속에 중국은 미래비전 공동성명을 통해 한반도 긴장을 완화시키고 지속가능한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구상을 환영하고 한반도 평화와 안정 유지가 한·중 간 공동이익에 부합함을 확인하고 이를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하였다. 특히 “유관 핵무기 개발이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및 세계의 평화와 안정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 하였다.”라는 내용은 북한을 직접 지칭하진 않았지만 역대 어느 정상회담에서 채택된 성명서보다 진일보 발전된 표현이라고 평가 할 수 있다.
그 외에 양국은 안보리 관련 결의 및 9.19 공동성명을 포함한 국제 의무와 약속이 성실히 이행되어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였으며 6자회담 틀 내에서 각종 형태의 양자 및 다자대화를 강화하고, 이를 통하여 한반도 비핵화 실현 등을 위한 6자회담의 재개를 위해 긍정적인 여건이 마련되도록 적극 노력하기로 하였다.
둘째, 양국은 지역 및 국제 이슈에 대해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가기로 했으며, 특히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에 대한 중국의 지지를 확보 했다. 아시아 지역이 경제 발전과 상호의존의 확대에도 불구하고 정치·안보 협력은 이에 미치지 못하는 역설적인 현상에 직면하고 있고, 특히 최근에는 역사 및 그로 인한 문제로 역내국가간 대립과 불신이 심화되는 불안정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데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역내 신뢰와 협력의 구축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하였다. 이러한 맥락에서 중국 측은 박근혜 대통령이 제시한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에 대해 적극적으로 평가하고 원칙적으로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하였다.
셋째, 양국 간 외교 및 안보 채널 구축 및 확대에 입장을 같이 했다. 이에 대한 세부 이행 계획으로 정상 및 지도자간 빈번한 상호방문과 회담, 서한 교환, 특사 파견, 전화 통화 등의 방식으로 상시적 소통을 추진하기로 하였다. 또한 한국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중국의 외교담당 국무위원간 대화 체제를 구축하고, 외교장관 상호방문의 정례화 및 핫라인의 구축, 외교차관전략대화의 연간 2회 개최, 외교안보대화, 정당 간 정책대화, 양국 국책연구소간 합동 전략대화 등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넷째, 양국 간 군사·안보 분야에서 신뢰를 더욱 강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29일 베이징 소재 칭화대학(清华大学) 연설 직전 류옌둥(刘延东) 중국 부총리와 10분간 환담하면서 중국군 유해 송환을 제의했다. 이에 류옌둥 부총리는 한국 정부의 특별한 배려와 대통령의 우의의 감정이 그대로 전달됐다며 사의를 표했다. 이는 그동안 한·중 간에 체제가 다르다는 이유로 난항을 겪었던 역사 문제 중 해결 가능한 것부터 걸림돌을 제거하며 양국 간 신뢰를 쌓아 가자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으며, 심신지려(心信之旅)라는 이번 방중 슬로건과도 의미를 같이한다. 이번 유해송환이 이루어 질 경우 전사자 확인 등을 위한 한중간 군사 교류가 강화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안보분야 과제
이번 한중정상회담은 안보분야에 있어 괄목할 만한 성과와 합의를 이루어 냈지만 이를 실제 이행하고 활용하기 위해서는 부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정상회담 성과의 후속 조치 차원에서 논의되어야 할 안보적 요소들의 과제는 무엇일까?
첫째, 북핵 해결 차원에서 향후 북한의 태도에 대한 대응이다. 5월의 한중 정상회담과 6월초의 미중 정상회담 그리고 이번의 한중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중은 북핵 불용이라는 대원칙을 세웠고 북한 비핵화를 위해 공동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이제 남은 문제는 북한의 태도다. 북한이 취할 수 있는 태도는 세 가지다. 대화로 복귀하는 방안, 핵개발을 지속하는 방안, 한미중의 의지를 시험하는 방안이 있다.
이 중에서 북한이 대화만이나 강경책만으로 대응하기는 곤란한 상황이다. 따라서 대화를 하는 척하면서 한국에 대한 도발을 감행함으로써 한미중이 어느 수준까지 대응하는지 시험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한국은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대응할 수 있는 안보군사적 대비태세가 필요하다.
둘째, 한중 양자간의 대화채널 확대에 따른 의제와 논리 개발이 시급하다. 채널은 준비되어 있으나, 의제를 주도하지 못하고 논리가 약하면 오히려 상대에 끌려갈 수 있다. 이번에 한국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중국의 외교담당 국무위원 간 상설 대화 채널을 구축한 것은 기존의 외교 및 군사 분야의 직통선에 추가해 한중 간의 대화채널을 다층화한 것이다. 문제는 이 대화채널을 통해 어떤 의제를 논하고 어떤 주장을 관철할 것인가이다.
셋째, 지역 안보협력의 주창자가 될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 박 대통령은 이번 방중을 통해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을 밝혔고, 이에 대해 중국의 공감을 얻었다.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의 기반은 비전통 안보 분야로부터 출발한다. 즉, 재해재난구조·원자력원전·해상탐색구조·기후변화 및 환경문제 등이 그 출발점이 된다.
우리 군은 이런 분야에 가장 많은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이 비전통 안보분야에서 이슈를 선점하고 주도하기 위해서는 군이 중심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일본과 중국, 미국과 중국 간에는 경쟁심에 의해 쉽게 합의에 도달하기 어려운 분야를 매력적인 중견국가인 한국이 주도하면 쉽게 협력체계를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넷째, 기존의 한미동맹 및 한미일 안보협력자산에 대한 신뢰증진 노력이다. 한미동맹은 이미 60년이 됐다. 한미동맹을 기축으로 그동안 북한 문제를 다뤘고 안보문제를 해결해 왔다. 한일 간 안보협력도 한반도 유사시 후방근무 지원 등이 필수적인 요소다. 따라서 이번 중국과의 정치적 유대강화를 계기로 미국 및 일본과의 안보협력이 약화돼서는 안 된다.
결론
기존의 한·중 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에 있어 경제, 문화, 인적교류의 협력은 많은 발전을 이루었던 반면, 정치, 안보, 군사 분야에서의 협력은 제한적이고 초보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하지만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안보분야를 전략적 협력 수준까지 끌어 올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한마디로 종전의 ‘정냉경열(政冷經熱)’에서 ‘정열경열(政熱經熱)’로 발전한 것이다.
그러나 안보군사의 특성상 일희일비할 수는 없다. 특히 군사 분야의 협력은 한번 방향을 잘못 정하면 다시 회복하기 어려운 특성이 있다. 박 대통령이 ‘심신지려(心信之旅)’의 한중 정상회담을 통해 얻은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도 강건한 안보 군사적 뒷받침과 신중한 태도가 필요한 때다. (konas) 출처: 월간자유
이창형(국방연구원 국제전략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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