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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길 칼럼]자랑스러운 한국인

Written by. 김동길   입력 : 2014-01-07 오전 8:5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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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도 1960년대의 일이었을 겁니다. 일제 때에 지은 조선 호텔의 낡은 건물이 그대로 있던 그 시절에 생긴 일이었으니까요. ‘관광 한국’이 고개를 들기 시작하던 때에 일입니다. 미국의 어떤 중년 부인이 한국을 방문하고 그 아름다운 풍경에 크게 감탄하여 그림엽서 여섯 장을 사서 가까운 친구들에게 보냈답니다. 물론 한국을 극찬하는 내용이었을 겁니다.

 그런데 호텔을 떠나 공항으로 가야 할 시간이 다 되어, 우표를 사서 붙일 겨를이 없어 데스크에서 일하는 직원에게 우표 값보다 배나 되는 돈을 주면서, “부탁합니다”라고 간곡하게 인사를 하고 떠났답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편지를 데스크에 맡기는 경우가 흔히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엽서 여섯 장은 한 장도 배달되지 않았답니다. 여섯 친구에게 다 전화해 보았지만 단 한 사람도 받지 못했다는 겁니다. 호텔 데스크에서 일하던 그 남자가 돈은 제가 가지고 엽서는 버린 것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어서 배신감에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에 대한 정이 뚝 떨어졌다는 것입니다.

 오늘의 유엔 사무총장 반기문은 ‘자랑스러운 한국인’입니다. 오늘의 세계은행 총재 김용은 ‘자랑스러운 한국인’입니다. 그 밖에도 자랑스러운 한국인이 몇 사람 더 있을 겁니다. 그러나 그 소수의 ‘자랑스러운 한국인’만 가지고는 ‘자랑스러운 한국’을 만들 수 없습니다. ‘자랑스러운 한국’을 만드는 길은 하나뿐입니다. 5천만 한국인이 모두 ‘자랑스러운 한국인’이 되는 그 길 하나 밖에 없습니다. ‘길은 우리 앞에 있다’고 나는 믿습니다. 2014년에는 우리 각자가 ‘자랑스러운 한국’을 만들기 위해 ‘자랑스러운 한국인’이 돼야만 합니다.

김동길(www.kimdonggill.com) ‘자유의 파수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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