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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길 칼럼]노인의 넋두리로 듣거라

Written by. 김동길   입력 : 2014-01-13 오전 8:3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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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과 다릅니다. 세상이 많이 달라진 것입니다. 옛날의 풍습대로 한다면, 제대로 생긴 남자와 여자는 스무 살도 되기 전에 시집가고 장가가서, 40대에 손자‧손녀를 보게 됩니다. 그 때부터 ‘할아버지’ ‘할머니’라고 불렸는데 그 시절에는 회갑까지 살기도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농사일에 손을 놓고 살아야 하는 세월이 길 수가 없었습니다.

옛날에는 망녕난 노인이 매우 드물었는데, 요새는 왜 이렇게 흔한가? 최근에는 ‘치매’가 사회적 문제로 등장하여 매우 심각한 경지에 도달했습니다. 평균수명이 50도 못되던 그 시대의 고정관념으로, 평균수명이 80 가까운 오늘의 사회를 평가하기는 어렵습니다.

노인의 삶이 육체적으로, 경제적으로 힘들게 되는 것은 대개 마지막 10년입니다. 일반적으로 65세에 정년을 맞습니다. 나의 경험을 따른다면, 은퇴하고 10년은 무슨 일이라도 할 수가 있습니다. 만일 사람마다 80을 넘기기 전에 세상을 떠날 수만 있다면 노인의 문제가 오늘처럼 심각하지는 않을 겁니다. ‘젊은 놈들’에게 모욕을 당하면서 살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80이 가까워지면서부터, 팔‧다리의 힘이 빠지기 시작하고 눈은 잘 안 보이고, 귀도 잘 들리지 않고, 이빨도 여러 개 빠지게 됩니다. 할아버지‧할머니의 자랑스러운 자리도 찾을 길이 없고 문자 그대로 ‘무용지물’이 되는 겁니다. 요새 세상에 늙은 부모를 모시려는 아들‧딸이 어디 있습니까? 노년에 대한 사회보장제도는 아직 멀었습니다. 벌어 둔 돈이 어느 정도 있어야 노인병원에 가서 비참한 최후의 몇 년을 살게 됩니다.

그래서 장수가 축복이란 말은 가당치 않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젊은이들이여, 노인을 구박만 하지 말고, 어떻게 살라고 또는 어떻게 죽으라고 좀 분명하게 일러 줘요. 그 뜻을 잘 몰라서 노인들이 오늘 이렇게 처량한 신세가 되어 방황하고 있는 게 아닙니까!

김동길(www.kimdonggill.com) ‘자유의 파수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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