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군사정보공유 양해각서(MOU) 체결 서둘러야
한국과 미국, 일본의 국방장관이 지난 5월31일 싱가포르 샹그릴라호텔에서 3국 국방장관회의를 했다. 여기서 군사정보공유의 필요성에 공감함에 따라 한-미-일 정보공유 제도화 논의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한·미·일은 이번 회의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 관련 정보공유의 범위와 형식 등을 논의할 워킹그룹(실무반)을 가동하는데도 합의했다. 국방부 한 관계자는 지난 1일 “워킹그룹은 과장급 이상을 대표로 하는 3국 실무자로 구성될 것”이라며 “정보공유의 방식과 범위, 정보공유를 제도화하는 형식 등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국방장관 합의는 한미 정상 간에 이미 의견을 같이 한 내용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오마바 대통령은 지난 4월25일 서울 한미정상회담에서 북핵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한미 양국은 한·미·일 3국간 정보공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일본을 국빈 방문했을 때 동행한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아베 총리에게 한국의 레이더로 탐지한 북한 미사일 발사 직후의 정보를 3국이 즉시 공유하는 체제를 제안했다.
당시 아베 총리는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리고 한·미·일은 지난 4월 17일~18일 워싱턴에서 개최된 3자 안보토의(PTT)에서 북한 핵과 미사일 도발 대응방안을 토의했다.
지금도 한-미와 미-일 간에는 정보공유 협정이 체결돼 있으나 한-일 간에는 관련 협정이나 MOU가 체결돼 있지 않다. 2012년 7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이 추진됐으나 국내 반대여론이 커지면서 체결 당일 무산된 바 있다.
3국 정보공유의 제도화 형식으로는 국가 간 협정과 기관 간 양해각서(MOU)가 있다. 국가 간 협정은 구속력이 강하고 외교 당국 간 체결해야 한다는 점에서 기관 간 MOU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관 간 MOU도 3국 국방부가 체결하는 방식이 아니라 국방부 내 정보기관 간 약정으로 ‘급’을 낮출 가능성도 있다. 국방부는 한·미·일 정보공유 MOU가 체결되더라도 북한의 핵과 미사일 관련 정보로 한정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정보공유 MOU는 일본과의 군사협력 강화라는 인식이 강해 국내의 부정적인 여론이 만만치 않다. 그러나 체결하면 우리 안보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일본은 군사위성을 6개나 보유하고 있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핵실험 움직임 등을 식별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우리는 군사위성이 없고 2020년대 초반까지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감시·정찰할 능력을 갖추기가 어렵다. 그리고 북한 잠수함에 대한 정보 교환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북한 수중전력은 80여척으로 척수에서 세계 1위다. 대표적 비대칭전력으로 천안함 폭침이 말해준다. 평시에도 북한 잠수함정이 우리 작전구역 외곽을 우회하여 후방지역으로 침투할 가능성이 있다. 이를 감시할 수 있는 것은 일본이다. 일본은 주변국 잠수함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기 위해 30개의 수중음향탐색체제(SOSUS)를 운용하고 있다. 대잠초계기도 100대를 보유하고 있다.
MOU 체결을 서둘러야 할 이유는 북한의 도발위협이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추가 핵실험 준비를 완료해 놓고 있다. 김정은은 2015년까지 무력적화통일을 완성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최근 김정은은 당뇨병, 뇌경색, 과체중 등 건강이 악화되어 정세를 오판할 가능성도 있다.
그리고 북한이 기록영화에서 김정은의 잠수함 기지 현지지도 모습을 공개했다. 조선중앙TV (2014.5.31)는 “모두 다 일당백의 만능 해병이 되자는 구호를 들고 모든 해병들이 함선의 여러 직능을 원만히 준비되도록 이끌어주셨습니다”라고 보도했다. 북한이 잠수함 기지와 잠수함 기동장면을 공개한 건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숨은 의중이 뭔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통상 북한 군부는 김정은의 현지지도 이후에 충성경쟁으로 대남 도발을 하는 경우가 많다. (Konas)
김성만 예비역 해군중장(재향군인회 자문위원, 전 해군작전사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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