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글씨확대글씨축소스크랩

북한 핵공격을 가정한 대피의 필요성과 과제 ①

Written by. 박휘락   입력 : 2014-06-27 오후 1:01:09
공유:
twitter facebook
소셜댓글 : 0

  Ⅰ. 서론

 1. 북한의 핵능력 분석

 북한은 현재 10개 정도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고, 2013년 2월12일 실시한 제3차 핵실험 후 미사일에 탑재하여 공격할 정도로 “소형화·경량화”하는 데 성공하였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리고 만약 북한이 ‘핵미사일’로 공격할 경우 한국은 이를 방어할 능력을 구비하지 못한 상태이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무엇보다 중요한 노력은 외교적 접근을 통하여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를 폐기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한국,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북한으로 구성되는 6자회담을 통하여 지속적으로 노력했지만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지는 못하였고, 앞으로도 획기적인 성과가 있을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

 그렇다면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할 경우 한미동맹에 근거하여 미국의 대규모 핵무기로 보복할 것임을 과시하여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억제’(抑制,deterrence)2)해야 한다. 다만, 이 방법의 경우 미국이 과연 핵무기를 사용하면서까지 한국을 보호할 것인지가 의문이고, 북한이 미국의 실제 의지를 어떻게 평가할 것이냐도 불확실하다.

 그 다음으로는 북한이 핵미사일을 발사할 “명백한 징후”가 있을 때 선제타격(preemptive strike)하여 북한의 지상에서 핵미사일을 파괴하는 것인데, 북한이 극도의 보안으로 은익할 것으로 예상되는 핵미사일을 찾아내는 것이 쉽지 않다.

 그렇다면 공격해오는 미사일을 공중에서 ‘요격’(interception), 특히 몸체를 직접적으로 타격하여 직격파괴(hit-to-kill, 直擊破壞)시켜야 하는데, 이를 보장하려면 한국은 대대적인 미사일 방어망을 구축해야하고, 상당한 기간과 비용이 소요될 것이다.

 결국 한국은 현재 상태에서 북한의 핵미사일로부터 국가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방법이나 수단을 보유하고 있지 못하다. 그렇다면 한국은 최악의 상황, 즉 북한 핵미사일이 한국을 타격할 수도 있다는 가정 하에 필요한 대비책을 강구해야할 상황일 수 있다.

 스위스는 영세중립국이지만 핵공격을 받을 수 있다는 가정 하에 1950년대부터 전 국가적으로 광범위한 핵대피시설을 구축하기 시작하였다. 스위스는 1990년대에 이미 국민의 100%가 대피할 수 있는 핵대피시설을 확보하였고, 현재 공공대피소 5,100개소를 비롯하여 300,000개의 핵대피소를 구축하고 있다고 한다(Mariani, 2009).

 대표적인 소넨베르그(Sonnenberg) 터널은 2만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고, 출입문의 두께도 1.5미터가 넘으며, 자체 급수시설과 발전시설을 구비하고 있고, 2주간을 견딜 수 있도록 되어 있다고 한다. 이 외에도 유럽국가들과 미국은 어느 정도의 핵대피 시설을 구축해두고 있다.

 그렇다면 핵미사일을 구비한 북한과 휴전상태로 대치하고 있는 한국도 어느 정도의 핵대피 조치를 강구해야 하는 것 아닌가?

 북한의 핵공격 가능성과 그로부터의 대피 필요성을 상상하거나 논의한 것은 너무나 끔찍하거나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 우리가 핵대피에 노력하는 것 자체가 상대방에게 핵무기 사용의 문턱을 낮출 수 있게 하는 등 자기충족적 예언(self-fulfilling prophecy)이 될 수 있다.

 국가적으로 이를 추진하기로 할 경우 광범한 국민적인 공감대가 필요할 뿐만 아니라 상당한 비용을 지속적으로 투입할 각오를 해야 한다. 따라서 이 문제는 당위성 차원으로만 접근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기치 않는 방향으로 남북한 상황이 극단적으로 악화되어 북한이 핵미사일로 한국을 공격하는 상황을 계속하여 회피할 수는 없다.

 국가안보는 만전지계(萬全之計) 차원에서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는 것이고, 핵무기 공격을 받더라도 국가의 독립과 국민들의 생존은 계속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수발의 핵무기가 폭발한다고 하여 모든 국민들이 사망하는 것은 아니고, 예방조치를 강구할 경우 피해를 줄일 수 있으며, 이러한 측면에서 핵대피는 중요한 안보조치일 수 있다.

 고급 빌라로 평가되는 서울 서초동 트라움하우스의 경우 핵폭발로부터도 안전한 대피시설을 갖춘 상태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듯이 이미 핵대피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국민들도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2014년 4월에 발생한 세월호 참사 이후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사전 조치의 중요성에 대한 국민적 인식도 강화되고 있을 것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여 본 연구에서는 북한의 핵위협의 정도와 그것이 실제로 사용될 수 있는지를 분석하고, 북한이 핵공격으로 위협할 경우 한국에게 가용한 대안은 어떠한지를 평가하며, 북한의 핵무기가 한국에서 폭발할 경우 대피방법은 어떠한데 한국은 현재 어떤 실태인지를 분석해 보고자 한다.

 그리고 나서 현재 상태에서 핵대피와 관련하여 한국이 어떤 방향으로 노력해야할 것인지를 제시하고자 한다.

 Ⅱ. 북한의 핵위협과 사용 가능성

 1. 북한의 핵능력 분석

 북한은 1970년대 중반 영변지역에 독자적인 핵시설을 건설하면서 핵무기 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한 이래 국제원자력기구(IAEA: International Atomic Energy Agency)의 사찰이나 한국,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6자회담 관련국들의 지속적인 압력에도 불구하고 기어코 핵무기 개발에 성공하였다.

 북한은 2006년 10월9일 1차 핵실험을 실시하였고, 2009년 5월25일 2차 핵실험을 실시하였으며, 2013년 2월12일 3차 핵실험을 실시하였다.

 3차 핵실험을 실시한 후 북한은 “소형화·경량화된 원자탄을 사용했고...다종화(多種化)된 핵 억제력의 우수한 성능이 물리적으로 과시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조선일보, 2013/02/13: A1).

 지금까지 북한이 몇 개의 핵무기를 제작하였는 지에 대한 확실한 정보는 없지만, 북한이 추출한 플루토늄 양의 경우 한국국방연구원에서는 총 40-50kg(김진무, 2010: 334), 미 의회조사국에서는 30-50kg(Nikitin, 2013: 4), 영국의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에서는 42-46kg으로(IISS, 2012: 112-113) 추정하고 있다.

 중간 가공과정에서 손실되는 양도 있을 것이기 때문에 추출한 플루토늄의 양만으로 북한이 제조한 핵무기 숫자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문장렬은 몇몇 학자들의 추정치를 종합하여 12-38개까지로 범위를 제시하고 있지만(권태영 외, 2014: 151), 미 과학자 연맹(Federation of American Scientists)에서는 10기 이하 정도를 만들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FAS, 2014).

 북한 핵무기의 성능에 대해서도 정확한 정보는 없지만, 2006년의 1차 핵실험 규모는 1kt 이하, 2009년 2차 핵실험은 4kt의 핵폭발장치 시험을 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고(Klingner, 2011: 3), 3차 핵실험에서 6-7kt으로 평가되고 있다(조선일보, 2013/02/13: A1).

 제3차 핵실험의 경우 그 위력이 20kt라는 평가(Schneider, 2013: 5)도 존재하는 것으로 봐서 성능이 대폭적으로 향상된 것은 분명하다. 또한 2010년 11월 북한은 헤커(Sigefried Hecker)를 비롯한 미국의 핵과학자들에게 2,000기 규모의 고속 원심분리기를 구비한 우라늄 농축 공장을 공개함으로써 우라늄으로 핵무기를 제조할 능력을 과시한 적도 있다.

 비록 우라늄 농축이 최대 성능으로 계속 진행될 것으로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북한의 풍부한 우라늄 매장량을 고려하면 북한의 핵무기 숫자는 계속하여 증대될 수 있다.

 여기에서 중요한 사항은 북한이 그들의 발표처럼 미사일에 탑재할 정도로 핵무기를 소형화하는 데 성공하였느냐는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 시의 미국처럼 북한은 지금도 보유하고 있는 IL-28 폭격기, MIG-21, 23, 29 전폭기 등으로 핵무기를 투발할 수 있지만, 한국의 발달된 방공체계를 고려할 때 이들은 한국에 도달하기 이전 북한 상공에서 요격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에 북한이 핵무기를 미사일에 탑재하여 공격할 경우 이에 대한 공중 요격능력이 없는 한국은 무방비 상태에 놓일 수 있다. 다만, 핵무기를 미사일에 탑재하려면 미사일 직경(스커드 B의 경우 90cm 정도)과 탑재중량(스커드B의 경우 1t 정도) 이하로 소형화해야 한다. 제3차 핵실험 후 북한 스스로 그 정도로 소형화하였다고 공표한 상태이고, 아직 소형화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조만간 성공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한국은 북한 핵미사일의 타격을 가정한 대비책을 논의해야할 상황이다.

 북한이 핵무기를 미사일에 탑재하여 공격할 능력을 구비하였다고 한다면 북한의 미사일 능력은 한국에게 심각한 위협이 된다. 북한은 1980년대 초 이집트로부터 확보한 소련제 Scud-B를 역설계하여 자체의 미사일을 개발한 후 1984년에는 사정거리 300km의 Scud-B와 500km의 Scud-C를 생산하여 배치하였다.

 1990년대에는 사정거리 1,300km인 노동미사일을 배치하였고, 2007년에는 사정거리 3,000km 이상의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배치함으로써 일본과 괌을 직접 타격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북한은 1990년대부터 장거리 탄도미사일 개발에 착수하여 1998년 대포동 1호, 2006년, 2009, 2012년에 대포동 2호를 시험 발사하였다. 대체적으로 북한은 스커드 미사일 600기, 노동 미사일 200기를 포함하여 1,000기 정도의 다양한 미사일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Klinger, 2013: 12).

 더구나 북한은 2010년 10월 노동당 창건 65주년 기념 군사퍼레이드에서 사거리가 3,000-4,000km이고 차량에 탑재된 무수단 미사일과 120km의 단거리이기는 하지만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이동식 미사일인 KN-02 미사일을 공개하기도 하였고, 2012년 4월15일 태양절 퍼레이드에서는 사거리 5천㎞ 이상으로 추정되는 차량탑재 신형 미사일인 KN-08을 공개하기도 하였다(국방부, 2012: 29). 무수단 미사일이나 KN-08의 경우 시험평가를 하지 않아서 진위에 대한 논란도 있지만 북한이 이동식 미사일 전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실제로 제3차 핵실험과 한미 양국의 ‘키 리졸브 연습’을 둘러싸고 위기가 고조된 2013년 3월과 4월에 북한은 다수의 무수단 미사일을 동해로 이동시켜 주변국들을 불안하게 만들기도 하였다.

 특히 북한은 미사일들을 탑재하여 이동시킬 수 있는 차량(TEL: Transporter Erector Launcher)을 200대 이상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Department of Defense, 2013: 15) 북한 핵미사일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여 타격하는 것은 매우 어려울 수 있다.

 2. 북한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

 상당수 국민들은 북한은 동일민족이기 때문에 절체절명(絶體絶命)의 상황이 아니고서는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북한의 핵무기는 미국을 공격하기 위한 것이고, 미국과 북한의 문제이지 한국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하는 국민도 없지 않다.

 그러나 북한은 이미 6·25전쟁을 통하여 동족에게 총부리를 겨눈 적도 있고, 1987년에는 무고한 민간인을 태운 대한항공 여객기를 공중에서 폭파한 적도 있다. 자신의 주민들조차 제대로 돌보지 않는 북한 정권의 수뇌부들이 동족이라는 이유로 한국에 대하여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은 위험하다.

 일부 국민들은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할 경우 미국의 대대적인 핵보복을 받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북한 정권은 멸망할 것이며, 그것을 알기 때문에 북한의 정권 수뇌부들이 핵무기 사용을 결정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북한 정권이 합리적이라고 가정한다는 것인데, 실제로 북한 정권은 그다지 합리적이지 않다(Park, 2008).

 대규모 경제원조를 받을 수 있는 개방과 개혁을 수용하지 않은 채 핵무기 개발을 통한 고립의 길을 선택하는 북한을 어떻게 합리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별 노력 없이 상당한 액수의 외화를 받을 수 있는 금강산 관광사업이나 개성공단을 하루아침에 폐쇄해버리는 국가를 어떻게 합리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인가?

 아무리 비합리적인 정권이라고 하더라도 실제로 핵무기 사용을 결심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쟁이 그러하지만 감정적 동기나 갑작스러운 상황악화가 돌발적 결심으로 연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스퇴싱어(John Stoessinger)가 최근의 10개 전쟁사례를 연구한 결과를 바탕으로 “전쟁으로 빨려 들어가게 하는 것은 바로 사람이다“라고 분석했듯이(Stoessinger, 2011) 합리적 계산보다는 지도자의 성격적 결함, 자존심, 오판이 전쟁의 발발에 더욱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정은과 같은 젊은 지도자일수록 상황을 오판할 가능성이 있고, 그러한 오판으로 인한 핵공격의 가능성을 전적으로 배제하기는 어렵다.

 실제로 남북한 간에 어떤 국지적 도발이 발생하거나 심각한 견해 차이가 발생하여 긴장이 최고도로 달하였음에도 북한이 언제까지 핵무기 사용을 자제할 것이라고 자신할 수는 없다.

 한반도 통일 목표가 불변이라고 한다면 당연히 북한은 핵무기를 “당 규약에서 규정한 한반도에서의 공산혁명 과업의 달성 및 대남위협 수단”으로 인식할 수 있다(함형필, 2009: 98-99). 2013년 3월 27일 북한은 인민군최고사령부 명의의 성명을 통하여 전략로켓트군과 야전포병군을 “1호 전투근무태세”로 진입시켰다고 발표하면서 “강력한 핵 선제 타격이 포함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하였다.

 실제로 북한은 2013년 4월1일 최고인민회의에서 채택한 “자위적 핵보유국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데 대한 법” 제5조에서 “적대적인 핵보유국과 야합해 우리 공화국을 반대하는 침략이나 공격행위에 가담하지 않는 한 비핵국가들에 대하여 핵무기를 사용하거나 핵무기로 위협하지 않는다.”라고 밝히고 있는데, 이것을 역으로 해석하면 “적대적인 핵보유국”은 미국일 것이고, “적대적인 핵보유국과 야합해 우리 공화국을 반대”한다고 북한이 판단하는 국가는 한국일 것이며, 따라서 북한은 미국과 한국에 대해서는 핵무기를 사용할 수도 있다는 방침을 설정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Konas)

박휘락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부교수)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관련기사보기
facebook twitter 책갈피저장 메일보내기
소셜댓글
로그인선택하기 트위터 페이스복
원하는 계정으로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여 주십시요.
입력
    • 입력 된 100자 의견이 없습니다.
1
로그인하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