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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공격을 가정한 대피의 필요성과 과제 ③

Written by. 박휘락   입력 : 2014-06-27 오후 1:3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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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Ⅴ. 핵대피에 관한 한국의 정책방향

 한국은 북한의 핵무기를 폐기 또는 포기시키기 위한 노력도 경주하면서 그것을 억제, 방어, 선제타격할 수 있는 능력도 구비해 나가야하고, 동시에 최악의 상황에서 핵미사일 공격을 받았을 경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도 강구해야할 필요성이 있다. 다만, 한국의 현 상황과 여건에 부합되는 방향으로 조용하면서도 실질적으로 접근함으로써 국민들을 그다지 놀라게도 하지 않으면서 비용도 최소화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1. 핵대피의 필요성 인식과 수행체제 정비

 핵미사일에 의한 타격은 분명히 끔찍한 재앙이지만, 그렇다고 하여 언제까지 그러한 개연성 자체를 무시할 수는 없다. 핵무기가 폭발하였다고 하여 모든 국민들이 죽는 것은 아니고, 조금의 예방조치가 상당한 숫자의 국민들을 살릴 수 있다고 한다면, 핵대피를 위한 조치는 충분히 검토할 필요가 있는 사항일 것이다. 대형의 선박이 결코 전복될 것으로 생각되지 않지만,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훈련을 해두지 않을 경우 세월호와 같은 참혹한 사태가 발생하는 것이다.

 북한이 10개 정도의 핵무기를 보유한 상태에서 미사일에 탑재하여 공격할 능력까지 구비하였음에도 그의 사용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거나 대피문제를 계속 방치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핵대피를 논의하는 용어부터 면밀하게 검토하여 하나로 통일시킬 필요가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사용해온 ‘민방위’라는 용어와의 연계성을 중요시하여 ‘핵민방위(核民防衛)’라고 할 수 있을 것이고, 항공기 공습에 대한 ‘방공(防空)’이나 ‘민방공(民防空)’이라는 용어와 같이 ‘방핵(防核)’ 또는 ‘민방핵(民防核)’이라는 용어를 새롭게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핵 대피’라는 일반적 용어를 그대로 사용할 수도 있다. 어느 것이든 하나로 통일한 상태에서 한국은 그의 필요성과 범위, 그리고 구현방안에 대한 조용하면서도 실질적인 토론을 전개해 나가야할 것이다. 당연히 정부의 어떤 부처에서 이를 책임져야할 것인가도 명확하게 정립해두어야 할 것이다.

 핵대피의 경우 워낙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당연히 모든 부처들이 업무를 분장해야하고, 국방부의 역할도 크겠지만, ‘정부조직법’ 제34조에 의하면 “안전행정부장관은 안전 및 재난에 관한 정책의 수립·총괄·조정, 비상대비·민방위 제도....에 관한 사무를 관장한다.”라고 되어 있어 안전행정부가 주도적으로 조치해야할 사항으로 봐야할 것이다. 따라서 안전행정부에서는 현재의 민방위조직을 더욱 확충하거나 새로운 조직을 만들어 핵대피에 관한 사항을 추진해 나가야할 것이다. 새로 ‘국가안전처’가 설립된다고 한다면 핵대피가 그 부서의 중요한 임무로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2. 핵대피소의 구축에 관한 제반 정책 정립

 핵대피와 관련하여 가장 실질적인 조치는 대피소를 구축해 나가는 것이다. 다만, 이것을 대대적으로 구축하게 되면 국민들을 동요시킬 수도 있고, 상당한 재정적 부담도 수반된다는 차원에서 제반 대안을 폭넓게 검토하고, 그 결과로 한국의 상황과 여건에 부합되는 예산절약적인 방법으로 추진해 나가야할 것이다. 특히 핵폭발로부터 모든 국민들을 보호한다는 이상적 수준보다는 낙진으로부터 보호한다는 현실적 수준으로 맞추어 접근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상황과 여건에서는 별도의 공공대피소를 새롭게 구축하는 방안보다는 기존의 민방위시설을 핵대피가 가능하도록 보완하거나 대형건물의 지하공간(지하상가 등)이나 지하철 공간을 공공대피소로 활용할 수 있도록 보강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들의 경우 출입구와 창문만 일부 보강하면 핵폭발의 폭풍에서도 부분적인 안전을 보장할 수 있고, 낙진으로부터 보호가 가능하도록 보강하고자 한다면 환기시설만 보강하면 치명적인 이틀은 견딜 수 있으며, 식수와 음식을 보강하면 다수의 인원이 2주일 간 견딜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서 적절한 수용인원과 수용방법만 세부적으로 기술하여 시행하면 적은 투자로서도 단기간에 상당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판단된다.

 그 외에 한국은 아파트 단지나 가정별 지하주차장을 대피소로 보강하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지하주차장의 출입문과 창문만 보완하더라도 폭풍효과에서도 상당한 피해를 줄일 수 있고, 추가적으로 취약한 벽면만 부분적으로 보완하면 방사능 방지가 가능할 수 있으며, 환기, 식수, 음식만 준비하면 상당한 기간 대피생활을 보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차된 차량의 배터리를 이용하여 불을 밝힐 수도 있고, 라디오를 틀 수도 있으며, 차량에서 잠을 잘 수도 있다. 개인주택의 지하실도 보강하여 대피소로 활용하도록 하고, 지하실이 없는 상태에서도 주택 내에서 가장 안전한 공간을 선택하여 벽면을 사전에 보강해도 대피효과가 상당히 증대될 수 있다. 시골지역의 경우에는 땅을 파서 사전에 대피호를 구축해두도록 하거나 유사시에 대피호를 만들 수 있도록 지도할 수 있다.

 핵대피와 관련하여 건축법을 개정할 것이냐 여부도 신중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 비록 1999년 폐지되었으나 다층건물, 아파트, 고층건물 등을 건설할 때 지하 대피공간을 구축하도록 권장만 해도 대피 수준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법제화할 경우 핵대피를 위한 설계 및 건축의 기준을 제시하거나 이를 위한 예산지원 또는 세제감면 등의 금전적 혜택을 부여할 수도 있다(한국건설기술연구원, 2008: 37). 법을 제정하지 않더라도 아파트단지나 개인별로 자발적으로 대피소를 구축할 경우 수용인원을 기준으로 일정한 금액의 장려금을 제공할 수도 있다.

 3. 핵폭발에 관한 교육 프로그램 운영

 핵대피소의 본격적 구축과 상관 없이 핵대피에 관한 기초적인 사항들을 국민들에게 교육하는 기회를 점진적으로 확대해나갈 필요가 있다. 최초에는 민방위교육의 일부분으로 포함시키다가 국민들의 관심을 봐서 그 분량과 내용을 증대시키고, 국민들의 호응이 높으면 그 범위와 내용을 점차 확대해 나가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실제 정부차원에서 대피활동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이냐에 대한 결정과 상관없이 국민들의 알 권리나 선택권을 존중한다는 차원에서 핵대피에 관한 교육을 시행될 필요가 있다.

 미국에서도 핵공격에 대한 민방위 활동을 전개하면서 가장 먼저 “Alert America”라는 프로그램을 통하여 국민들에게 핵대피의 중요성을 홍보하고, 단체별, 가정별, 개인별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조치를 강구할 것을 계몽한 바 있다(Davis, 2007: 23-51). 이러한 교육의 결과로서 국민들이 핵대피에 관하여 충분히 알게되면 건전한 여론이 형성되어 정부의 정책 추진도 용이해질 것이고, 개개인이 나름대로 판단하여 대피조치를 강구할 경우 정부의 부담도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정부는 핵대피에 관한 사항들을 팜플렛으로 작성하여 다양한 기관에 우선적으로 배포하거나 필요할 경우 모든 가정에 배달할 수도 있고, 정부기관에 비치하여 방문하는 국민들이 읽어보거나 휴대하여 갖도록 할 수도 있다.

 인터넷의 홈페이지나 동영상 및 문서파일을 활용하여 전파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학교에서도 수업시간을 통하여 핵대피에 관한 기초적인 사항을 알려줄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특정 지역에 모범적인 핵대피시설을 구축해둔 상태에서 이를 체험하거나 관람하도록 할 수도 있다.

 특히 그러한 핵대피시설에서 일정한 기간 동안 생활하도록 하여 체험적인 지식을 갖도록 하면 교육효과가 매우 높아질 것이다.

 Ⅵ. 결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은 제거할 수만 있다면 최선이다. 그러나 현실은 우리의 희망과는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제 한국은 최악의 상황, 즉 북한이 핵미사일로 한국을 공격하여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가정을 해볼 필요가 있고, 그러한 상황에서도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수 있는 조치, 즉 핵대피에 관한 사항을 적극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에 대한 응징보복, 미사일방어, 선제타격 어느 것 하나 완전하지 않은 상태라고 한다면 핵대피를 포함해야할 필요성은 더욱 커진다. 서구의 국가들이 한국의 상황에 처해있다면 이미 몇 년 전부터 착수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제 정부는 핵대피의 필요성부터 심각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고, 학계에서도 핵무기 폭발 시의 피해 정도, 그리고 가능한 대피방법 등에 대하여 진지하게 토론을 해야할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안전행정부가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해야할 것이고, 국가안전처가 설치될 경우 이 부서의 중요한 업무로 핵대피를 포함시킬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핵대피에 관한 실질적인 사항은 대피소의 구축이다. 이것은 사회적 파급효과도 크지만 상당한 비용이 소요된다는 차원에서 한국은 현재의 여건 속에서 최소한의 노력과 비용으로 대피소를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집중적으로 강구할 필요가 있다.

 기존 민방위시설 중 활용 가능한 공간, 대형빌딩의 지하공간, 지하철의 지하공간 등을 최소한의 비용으로 보강함으로써 자원절약형의 대피소 구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아파트 단지별로 지하주차장을 핵대피가 가능한 수준으로 보강하고, 개인가정에서는 지하실을 그런 식으로 보완하며, 이러한 활동에 소요되는 비용의 일부를 정부가 지원할 수 있을 것이다.

 동시에 정부는 국민들에게 핵폭발의 위력, 피해의 범위와 형태, 대피의 방법에 관한 사항을 제대로 알리고자 노력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국민들의 알 권리, 선택의 권리를 존중하는 차원이기도 하다. 교육을 받은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대피소를 구축할 경우 국가부담이 경감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도 일정한 비용을 정부가 지원함으로써 국민들의 자발적 노력을 장려할 수 있을 것이다.

 핵폭발의 위력이 국민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핵무기의 크기에 따라서 달라지지만 직접적인 피해의 범위는 원점(原點)에서 수 km에 국한되고, 나머지는 낙진에 의한 피해인데 이것은 노력할 경우 크게 감소시킬 수 있다.

 낙진의 위력과 피해, 그것이 어디로 이동하고 있는지를 아는 것만으로도 피해를 상당할 정도로 감소시킬 수 있다. 내키지 않을 정도로 참담한 가정이지만, 이제 한국 국민과 정부는 핵무기가 실제로 폭발할 경우를 대비하여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Konas)

박휘락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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