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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으로 체험하는 정신교육이 필요하다

Written by. 이정호   입력 : 2014-07-02 오전 8:4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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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다 요새의 신화를 아시나요.
로마군의 최후공격이 시작되자 이스라엘의 엘리아자르 벤야이르 장군은 이렇게 외쳤다. “우리가 스스로 죽음을 선택할 수 있는 것도 하나님의 은혜다. 자유롭게 죽음을 택해 적에게는 오직 우리의 시체만을 남겨주자.”

이스라엘군은 먼저 요새를 모두 불태우고 가족을 다 죽인다. 10명의 병사를 뽑아 나머지를 모두 죽이고, 1명을 제비 뽑아 나머지 9명을 죽이고, 최후의 한 명은 자결한다. 967명의 군인과 가족들 중 여자 2명과 어린이 5명만 살아남아 이 신화를 후세에 전했다. 지금 이스라엘의 모든 군인들은 마사다 요새를 참배하고, 사관생도들은 이곳에서 임관식을 갖는다.

나치의 아우슈비츠를 아시나요. 영화 쉰들러리스트를 통해 잘 알려진 유대인 포로수용소. 나치는 무려 600만 명의 유태인을 독가스실에서 살해했다. 천진난만하게 미소짓는 어린아이들까지 독가스로 살해하고, 자신들은 집에 가서 어린 자녀들과 클래식 음악을 즐겼다. 지금 이스라엘의 모든 학생들은 고등학교 졸업 전에 반드시 아우슈비츠를 방문한다. 그들은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수난의 현장을 목격하며 조국의 소중함을 뼈 마디마디에 새긴다.

현역 시절 정신전력학교에서 교육을 받으며 근처에 있는 행주산성을 간 적이 있다. 동이 트기 전 조기 기상해 1시간 정도를 행군하면 행주산성에 도착한다. 행주산성 정상에서 치마에 돌을 나르며 적과 싸우다 돌아가신 부녀자들을 생각하며 이슬 젖은 땅바닥에 무릎을 꿇고 애국가를 4절까지 불렀다. 40대 후반 남자의 눈에도 이슬이 맺혔다.

수많은 국가관 교육을 받았지만 이토록 간절하게 나라의 소중함을 느껴본 적이 없었다. 반만년 역사에서 930여 회의 외침을 받은 나라, 밤새 안녕하셨습니까?가 아침인사가 돼버린 나라.

우리나라는 과연 후세들에게 조국의 소중함을 심어주기 위해 어떤 교육을 하고 있는가? 가정에서는 황제 대우를 받는 아이들에게 안보교육을 할 여백이 없다. 학교에서는 성적 제일, 입시위주 교육으로 나라사랑 교육이 설 자리가 없다.

마사다 요새와 아우슈비츠를 방문하고, 가슴에 새기는 이스라엘의 안보교육은 우리 군의 정신교육도 이론이 아니라 체험으로 깨닫게 하는 교육이 돼야 한다는 것을 말해 준다.

서울 송파구에는 삼전도비가 있다. 모든 학생들이 이곳을 방문해 인조가 했던 삼배구고두(三拜九叩頭ㆍ세 번 절하면서 그때마다 세 번씩 이마를 땅에 찧으며 조아림)를 직접 체험해 보면 어떨까? 이마가 찢어져서 피가 흘러내리는 체험을 하면서 나라 잃은 국민들의 설움을 가슴속 깊이 새기게 되지 않을까.

4개의 땅굴이 있는 인근 지역에서는 모든 학생들이 땅굴을 걸어보며 북한의 남침 음모를 피부로 느끼게 하거나, 행주산성 밑에서 돌을 한 포대씩 짊어지고 정상까지 올라가 산 아래 적들을 향해 돌을 내던지는 체험도 괜찮을 것이다.

국가개조의 핵심은 국민의식 개조며, 국민의식 개조의 용광로는 대한민국의 모든 남자들이 거쳐가는 군이다. 이를 위해 군의 정신교육 조직을 대폭 강화하고, 전문요원을 양성해 각계 전문가들의 자문을 통해 최상의 교재와 방법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이정호 (재향군인회 홍보실장)

* 출처 : 국방일보 7월2일 16면 ‘오피니언’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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