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길 칼럼]일하기 싫으면 먹지도 마라
나는 정치적 신념에 있어서는 자유민주주의자이고 종교적으로는 기독교 신자입니다. 나는 내가 물려받은 이 두 가지의 유산을 매우 소중하게 간직하고 이 날까지 살아왔습니다. 이 두 유산을 소홀히 여기는 일은 앞으로도 없을 겁니다.
내가 대학생 시절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전도자인 스탠리 죤즈가 아현동에 있던 성결교신학교에서 부흥집회를 가진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 그의 입을 통하여 들은 이 한 마디는 70년이 가까운 긴 세월이 흘러간 오늘도 분명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매사에 반기독교적임을 자랑하던 공산주의자들이 노골적으로 기독교에서 빌려간 것은 없는데 소련 헌법에 오직 한 마디, 성서에서 인용한 말이 하나 있는데 그것이 “일하기 싫으면 먹지도 말라”(데살로니가 후서 3장 10절)입니다. 나는 죤즈 목사의 그 말을 지금도 믿고 있습니다.
나는 90년 가까운 인생을 살면서 부지런히 일을 했고, 영국시인 워즈워스(William Wordsworth)가 제시한 삶의 지표 - “생활은 검소하게, 생각은 고상하게”(Plain living and high thinking)를 실현코자 노력한 것도 사실입니다. 나는 지금도 매일 새벽에 일어나서 생각하고 글 쓰는 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그래서 100여 권의 책을 썼고 몇 만 번의 강연을 하였습니다.
비행기 여행을 할 때 대개 ‘이코노미’를 타지만 초청자 중에는 ‘비즈니스’ 표를 사서 보내 주는 이들도 있습니다. 가끔 놀라게 되는 것은 새파랗게 젊은 놈들이 ‘비즈니스’ 칸에 타고 있는 사실입니다. 아직 회사나 사회단체의 ‘과장’이 되기도 어려운 나이에!
어쩌다 고급 식당에 초대 받아 가보면 젊은 사람들이 너무 많은데, 무슨 일을 하는 사람들인지 잘 알 수는 없지만 내가 보기에는 놀고먹는 젊은 양반들인 것 같습니다. 물론 일자리가 없어서 일을 못 하는 매우 가난한 젊은이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일자리 창출이 국가의 중대한 과제입니다. 그러나 놀면서 잘 먹고 잘 사는 놈들이 많으면 나라가 망합니다.
“일하기 싫으면 먹지도 마라” - 참으로 지당한 가르침입니다.
김동길(www.kimdonggill.com) ‘자유의 파수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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