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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길 칼럼〕정당정치, 신물 난다

Written by. 김동길   입력 : 2014-06-26 오전 8: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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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8년에 대한민국이라는 최초의 공화국이 수립되기 이전에도 정당이 있었습니다. 박헌영의 조선공산당, 여운형의 근로인민당, 김구의 한국독립단, 김성수의 한국민주당, 이승만을 지지한 독립촉성국민회의, 이범석의 족청(族靑)-(민족청년당) 등이 있었다고 기억됩니다. 5‧16선거를 통해 정부가 생기면서 이승만 정권을 위해 자유당이 등장하였고 그 반대세력이 ‘민주당’으로 뭉쳐 신익희‧조병옥이 거기 있었고 그 두 분은 뜻을 이루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4‧19라는 학생봉기로 이승만은 하야하고 장면의 민주당 정권이 들어섰으나 그 당도 신‧구파의 대립과 내분 때문에 제구실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가 1961년 박정희의 군사 쿠데타 5‧16으로 무너져 버렸고, 박정희의 군사독재를 정치적으로 ‘선도’하기 위하여 민주공화당이 등장하여 그 정권을 10‧26사태가 벌어질 때까지 지탱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이 정정당당하게 정당정치를 해본 적은 하루도 없었습니다. 여당도 야당도 당명을 바꾸기에 전념하였을 뿐, 진보와 보수의 양두마차(兩頭馬車)로 험난한 정치판을 달려본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한국정치에 누가 진보이고 누가 보수입니까? 이 나라의 정치판에는 매우 정직한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고 다만 매우 거짓된 사람과 약간 거짓된 사람이 그 ‘판’에서 뛰고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닙니다.

 나는 오늘의 야당이 고심 끝에 새정치민주연합으로 이름을 바꾸고 머리가 허연 기수와 머리가 까만 기수가 함께 하나 뿐인 야당의 마차를 2인용으로 만들어 놓고 있는 것도 가관입니다. 두 사람의 당내 우두머리를 두고 ‘집단지도체제’라고 하기도 어렵고, 도대체 당을 어디로 어떻게 이끌고 가겠다는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두 사람이 다 차기 대통령이 될 수는 없습니다.

 오늘 여당의 당권 경쟁도 꼴불견입니다. 국무총리도 세우지 못하는 주제에 어쩌자는 겁니까? “내가 당대표가 되면 며칠 안에 국무총리를 만들겠습니다”라고 하는 겁니까, 아니면 “내가 좀 더 경험이 많으니, 내가 당을 대표해야지요”하는 겁니까? 한 사람은 “내가 좀 더 젊었으니 일을 맡으면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는 겁니까?

 유권자인 국민이 점차 정당정치에 염증을 느낍니다. 정당이 없어도, 국회가 없어도, 아니 정당과 국회가 없으면 대한민국이 좀 더 잘 굴러갈 것이라고 믿는 사람의 수가 점점 늘어납니다. 정말 걱정입니다.

김동길(www.kimdonggill.com) ‘자유의 파수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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