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길 칼럼〕각자가 최선을!
‘설상가상(雪上加霜)’이란 말이 있습니다. “이미 눈이 왔는데 그 위에 또 서리가 내린다”는 뜻인데, 어려운 일이 겹칠 때 흔히 쓰이는 ‘사자성어’입니다. 오늘 우리가 몸담고 사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보면서 먼저 떠오르는 한 마디가 ‘설상가상’입니다.
세월호의 참사만 벌어지지 않았어도 우리 형편이 이렇게 어려워지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유병언만 곧 자수하여 광명을 찾았어도 민심이 이렇게 흉흉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창조경제’가 자리를 잡고, 부동산이나 제조업이 활기를 되찾고, 남대문‧동대문의 시장 아주머니들이 춤을 추게만 되었어도 우리 살림이 이렇게 답답하게 느껴지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안대희나 문창극 두 사람 중의 한 사람이 국무총리가 되었어도, 청와대에 대한 서민들의 원망이 이렇게 커지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국민이 신뢰할 만한 수장이 나타나 ‘용천설악’을 빼들고 종횡무진, 쾌도난마로, 쌓이고 쌓인 비리를 척결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면 국민의 삶이 이렇게 고달프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어쩌다 나라 일이 이토록 꼬이기만 합니까?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찾아와 크고 작은 선물 보따리를 풀어 놓고 돌아갔어도 백성의 마음속은 여전히 냉랭합니다. “우리가 절망의 늪에 이미 들어간 것 아니냐”며 울먹이는 사람들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에 엄청난 먹구름이 감돌고 있는 사실 또한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한말의 풍운이 연상될 만큼, 중‧미‧일의 한반도를 대하는 자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험악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대통령에게 한 마디 당부합니다. “국민에게 희망을 주세요”라고. 사람이란 희망을 먹고 사는 유일한 동물입니다. 그래서 ‘만물의 영장’이라고도 합니다. “각자가 최선을 다하면 됩니다”고 웃으며 한 마디 하세요. 그 간단한 한 마디가 침체된 이 나라를 되살릴 수 있다고 나는 믿습니다.
김동길(www.kimdonggill.com) ‘자유의 파수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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