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着韓스토리텔링②]위기, 물러서지 않으면 반드시 기회가 된다
본 내용은 12월 4일 남북하나재단(이사장 정옥임) 주최로 열린 북한이탈주민의 성공과 실패, 좌절, 눈물, 사랑, 열정의 이야기를 전하는 ‘2014 북한이탈주민 정착경험사례 발표 대회’ 내용임.(편집자 주)
2000년에 한국에 입국해 충남보령에 정착했다.
북한에서 의과대학에 진학했었던 나는 간호조무사 공부를 하고 자격증을 취득했다. 낮에는 누리정형외과에서 원무과장으로, 밤에는 문병탁의원에서 업무실장으로 근무했다.
누구보다 바쁘게 살았던 이유는 가족과 친척들을 한국에 데려오기 위해서였다.
하루에 한 끼만 식사를 하면서 돈을 모아 누나, 조카, 어머니 그리고 여동생 가족을 입국시키는 데 8년이라는 세월이 걸렸다. 어머니와 여동생 가족이 하나원을 퇴소하던 날, 온 가족이 끌어안고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가족들도 모두 한국에 왔고, 아내도 아들을 출산해 이제 살만하다 싶었는데, 2011년 10월 내게 상상하지 못한 날벼락이 떨어졌다.
속이 쓰려 무심코 내과를 찾아갔는데 위 내시경 검사 결과 위암3기 진단이 나온 것이다. 믿을 수 없는 검사 결과에 한동안 벙어리처럼 아무 말도 할 수 없었고 나쁜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이렇게 삶을 포기할 수는 없었기에 직장에 9일 간의 무급병가를 받고 암을 제거하기 위한 수술을 받았다.
나는 이를 악물고 퇴원했고, 퇴원한 그날, 출퇴근 운전이 가능할지 알아보기 위해 차를 운전했다. 등에서는 식은땀이 줄줄 흘렀다. 그런 나를 보며 아내는 출근을 만류했지만 어렵게 구한 직장이었고 가장으로서의 역할이 있기에 출근을 해야 했다.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았지만 평소 내가 자주 떠올렸던 ‘위기가 기회다’라는 말을 마음 속으로 되새기며 나를 일으켜 세웠다.
그 뒤로 매달 연차를 내 금요일 저녁부터 일요일 오전까지 입원해 항암 치료를 받았다. 살을 도려내는 듯한 고통을 겪은 지 한 달이 지났을 무렵에는 근력 운동을 받았다. 몸이 서서히 건강을 되찾으니 더 중요한 일을 해보고 싶었다.
그 동안 나눔과 배려를 잘 모르고 살았는데 암투병을 겪으면서 이웃 간에 나눔과 배려로 화목하게 지내는 것이 아픈 이에게는 삶을 포기하지 않게 하는 좋은 방법이라는 걸 알게 됐다.
그래서 작년에 누리봉사단을 결성하고 매달 정기적으로 지역 사회 환경 정화 자원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올해는 족구단 운영을 시작했고 10월부터 축구단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암투병을 하면서 죽을 고통을 느꼈지만 그때 내가 포기했더라면 지금의 행복은 누리기 힘들었을 것이다. 나는 위기를 만났지만 힘든 시간을 통해 내가 발전했다는 것을 알게 됐기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위기는 물러서지 않으면 반드시 기회가 된다고... (Konas)
임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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