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着韓스토리텔링⑥]전공은 사회복지, 역할은 뮤지컬 배우
본 내용은 12월4일 남북하나재단(이사장 정옥임) 주최로 열린 북한이탈주민의 성공과 실패, 좌절, 눈물, 사랑, 열정의 이야기를 전하는 ‘2014 북한이탈주민 정착경험사례 발표 대회’ 내용임. (편집자 주)
정착 초기 어떻게 진로를 결정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고민 끝에 중앙대학교 가족복지학과에 진학하게 되었다. 30살의 나이에 세 살짜리 딸을 키우며 하루 5시간 20분을 통학해야 하는 대학생활은 정말 미치지 않고는 할 수 없는 도전이었다.
수능시험을 보고 06학번 새내기가 되어 버스를 세 번 이상 환승하면서 학교를 다녔다. 통학도 어려운데 과목당 제출해야 하는 리포트 그리고 팀 프로젝트로 더 애를 먹었다. 거기에 3살짜리 아이를 아침 7시에 어린이집에 맡기고 저녁 10시가 돼야 데리고 오면서 공부했는데 대학에서 2.8의 학점이 나왔을 때는 창피해 도망치고만 싶었다.
1학년 2학기, 팀과제를 위해 학과친구들에게 도움을 요청해 학교생활에 적응해갈 무렵 둘째를 임신했다. 입덧으로 토하고 먹지 못하면서도 강의실에 1번으로 도착한 내게 교수님들은 늘 힘과 용기를 주었다. 대학을 졸업한 이후 장애인 시설에 들어가 30명의 장애인과 하루를 보냈다. 항상 좋은 생각만 하며 도움이 필요한 그들에게 최선을 다했다.
2013년에는 경기도청 공무원으로 채용면접을 보았다. 면접관들은 장애인 시설에서 2년을 일한 것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 점을 높이 평가해서였을까, 나는 면접에 통과해 북한이탈주민 돌봄센터 공무원이 되었다. 그때 가장 먼저 생각났던 것은 4학년 딸아이의 일기장에 적힌 한 구절이었다.
“나는 제일 빨리 어린이 집에 가서 제일 늦게 돌아오는 아이였다. 엄마가 미웠지만 엄마가 와야 집에 갈 수 있었기에 울면서 기다렸다. 하지만 열심히 공부해 공무원이 된 엄마가 지금은 제일 자랑스럽다”
그 구절을 보면서 지난 힘든 시간이 눈 녹듯 사라지는 기분이 들었다. 우리는 뮤지컬 배우가 되어야 한다. 여러 가지 배역을 소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북한이탈주민 김정림, 두 아이의 엄마 김정림, 06학번 김정림, 하나센터 교육팀장 김정림, 사회복지사 김정림, 공무원 김정림. 이처럼 역할은 다르지만 각 직위에 있을 때마다 우리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
나는 12개의 자격증을 가지고 있지만 지금도 새벽 한 시까지 공부하며 13번째 자격증을 공부한다. 정착해 가는 과정은 쓰디쓰지만 인내의 시간과 본인의 노력을 더하면 정착 열매는 달다. 북한이탈주민도 1인 다역을 소화하는 뮤지컬 배우처럼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에 노력해 대한민국의 진정한 국민이 되길 바란다. (Konas)
김정림
- 입력 된 100자 의견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