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언론들, “아베, 전쟁범죄 사과하라”
폴리티쿠스 “일본의 극악무도했던 행동 깨끗이 털어놓아야”.. NYT․WP도 “위안부 인정해야”
오는 29일 미 의회에서 연설 예정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를 향해 미국 내 언론들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비롯한 과거 일제의 식민지배 및 전쟁 범죄를 진정으로 반성하고 사과하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0일(현지시간) '아베 총리와 일본의 역사'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방미의 성공 여부는 아베 총리가 얼마나 정직하게 일본의 전쟁 역사를 마주할 것인 지에도 달려 있다"고 밝혔다.
NYT는 "아베 총리가 공개적으로는 전쟁에 대해 반성(remorse)을 표하고, 성노예 문제를 포함해 일본의 침략행위에 대한 과거의 사과를 존중하겠다고 말하고 있지만, 자신의 발언에 '모호한 수식어(vague qualifiers)'를 덧붙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그가 사과 문제를 진지하게 여기지 않고 있으며, 나아가 이를 희석하려 하고 있다는 의심을 사게 한다"고 비판했다.
NYT는 아베 총리는 일본이 21세기에 국제사회에서 지도적 역할을 하기를 희망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일본은 자국의 과거에 대한 비판을 계속 거부하려 한다면 더 큰 역할을 신뢰감 있게 충족시킬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워싱턴 포스트(WP)도 이날 도쿄(東京)발 기사에서 "아베 총리가 다음 주 행할 미국 의회연설은 지난 70년간 미국과 일본이 평화적 협력과 공통의 가치를 추구해 온 점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비롯해 과거사 문제를 피상적으로 언급한다면 이 중요한 올해에 동아시아의 긴장이 더욱 고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WP는 이어 "아베 총리와 같은 입장에 있는 일부 보수층 학자들은 일본군 위안부의 숫자가 훨씬 적을 뿐만 아니라 대부분 매춘부였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심지어는 일본의 전쟁범죄 행태가 다른 나라보다 더 나쁘지 않았다고까지 말한다"고 비판하면서, "역사수정주의적 성향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아베 총리가 공개적으로는 식민지배와 침략으로 주변국에 다대한 손해와 고통을 입힌 데 대해 사죄한 '무라야마'(村山) 담화를 계승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핵심어인 '식민지배'와 '침략'을 다시 쓸지가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
또 진보 성향의 미국 정치전문지인 '폴리티쿠스 유에스에이'(PoliticusUSA)도 이날 하라크슨 해랄드슨 명의의 칼럼을 통해 "아베 총리는 공개적으로는 미안하다고 말한다"며 "그러나 개인적으로 아베에게는 식민지 여성을 위안부(성노예)로 삼은 것이 불편한 진실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칼럼은 "아베 총리는 (일본군 위안부를 성노예로 규정하고 일본 정부의 사과와 배상을 요구한) 1996년 유엔보고서가 수정되기를 바라고 있다"며 "이것은 1993년 고노 담화가 실수였다고 주장하는 것과 같은 방식"이라고 밝혔다.
칼럼은 또 "미국인들로서는 일본의 과거사에 대해 진주만과 '바탄 죽음의 행진'을 기억하고 있지만, 한국과 중국은 일본의 주요한 희생자들이었다"며 "한국 외교부의 말대로 아베 총리는 이번 의회연설에서 진정한 참회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과거에 대한 거짓말 위에 세워진 미래는 받아들일 수 없으며 적어도 안전하지 않다"며 "아베 총리는 전쟁 당시 일본의 극악무도했던 행동에 대해 깨끗이 털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미국의 동아시아문제 칼럼니스트인 에몬 핑글톤은 19일 자 미국 잡지 포브스에 실은 '베이너 의장이 일본의 가장 해악스런 총리에 아부하다'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아베 총리의 가장 중요한 어젠다는 '사과 안하기'(unapologize)"라며 "아베 총리는 오웰리언(전체주의자)과 같은 태도로 일제의 악행으로 고통을 겪은 아시아와 미국, 서유럽, 러시아의 수백만 명을 모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외에도 아베 총리의 진정한 반성과 사과를 촉구하는 미국 내 지식인과 학자들의 언론 투고와 인터뷰 등이 잇따를 것으로 전해졌다.(konas)
코나스 최경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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