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안보와 보훈제도, 보훈제도의 이념
역사책을 펼치면 인간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로 점철되어 있다. 인류가 공동체를 형성하면서부터 가장 중요한 문제는 식량과 거주지, 그리고 집단의 생명에 대한 안전문제였으며, 이러한 생존여건의 개선을 위하여 집단 간에 끊임없이 싸워왔다는 것으로 기록되어있다.
특히 국가가 형성된 이후로 국가 간에 생존과 번영을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하고 냉혹하게 전개되었다.
‘전쟁은 다른 수단에 의한 정치의 연속이다’ ‘전쟁은 펜 대신에 칼을 사용하는 것이다’라고 말한 군사전략가 ‘클라우제비츠’의 말처럼 전쟁은 국가 간의 냉혹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국가의 번영을 위한 ‘국가이익’ 추구가 국가 간 정치에 ‘최후의 수단’이 되고 있다.
국가는 국가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 안전보장제도를 폭넓게 강구하게 되는데 그중에서 핵심은 군사제도이다. 특히 국가 간의 불공정한 게임에서 최후수단이 군사력이기 때문에 국가는 군사력을 강화하기 위해 힘이 들더라도 인적·물적 자원을 최대한 동원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가장 힘든 일은 개인의 희생을 요구하는 일이다.
국가안보를 위한 군사행동은 군인들의 생사를 건 임무수행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다. 국가보훈제도가 언제부터 국가의 중요한 제도로 자리 잡았느냐 하는 문제는 각 나라마다 연원이 다르겠지만 국가의 군사제도와 뿌리를 같이 하고 있다.
고대 로마의 경우 전쟁터에서 돌아오면 군인들에게 보너스를 지급하고 집과 농토를 마련하여 편안하게 살 수 있도록 하였고, 점령지에 정착시킬 경우에는 퇴직금 대신 도시를 건설해 주었다. ‘쾰른’이나 ‘빈’ 같은 많은 도시들의 이름이 로마군 기지에서 비롯되었다.
미국 보훈제도의 연원도 “전쟁터에서 산화한 이와 그의 아내 및 그 자녀를 돌보기 위하여”라는 링컨대통령의 취임 연설에서 비롯되어 ‘제대군인부’를 창립하고 국가보훈제도를 실행하게 되었다.
이와 같이 보훈제도는 국가안보를 위하여 헌신한 군인들을 국민적 차원에서 기억하고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으로 그 이념을 정립하고 있다. 우리의 삶이 국가라는 범주를 떠나서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국가가 조상대대로 삶의 중심이 되고 있는 정치·사회 공동체이기 때문에 국가의 안전보장을 위하여 국가보훈제도를 더욱 가치 있는 제도로 발전시켜야 한다.
국가보훈제도는 국가안보를 위한 군사제도에서 발생한 현실문제, 예를 들면 전사상자, 참전자 등의 희생에 대한 보상과 명예선양 등으로 국가를 위한 희생을 영원히 간직하고 이를 통해서 후세들이 국가를 지키는 일에 적극 나서도록 하는 데 그 목표를 두어야 한다.
국가보훈의 이념이 ‘나라사랑’이라는 일반적 가치를 모두 포함하려고 한다든가 목표가 분명하지 않은 가치를 이념화해서는 안 된다. 보훈적 가치의 스펙트럼이 광범위하면 할수록 국민 모두가 가치체계의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아도 무슨 사건이 터질 때마다. 국가유공자로 해달라고 하는 경향이 있는 데 ‘국가유공자’라는 개념 자체가 너무 광범위한 개념이다.
모든 국가의 보훈제도에서 보듯이 전쟁 또는 군복무로 인한 희생에 대하여 국가가 예우하고 보상함으로써 국민들로 하여금 국가위기 시에 헌신적으로 국가방위를 위한 군사행동에 나설 수 있도록 그 목표를 두어야 한다. ‘국가는 국민의 전쟁의지에 의해 지켜진다’는 말이 있다.
조선시대의 허약한 군사제도와 천무사상으로 인하여 국난을 당할 때마다 관군은 패퇴하고 국토가 유린됨으로써 의병활동이 분연히 일어났으나 외세로부터 국가를 지킬 수 있는 군사력을 갖추지 못한 채 결국은 나라를 빼앗기게 된 역사를 잊어선 안 된다.
국가보훈제도를 통하여 현역군인의 사기는 물론 국민의 호국의지, 상무정신 등 안보의식이 높아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Konas)
손수태 (재향군인회 안보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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