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조선총독이 말하는 한국 민족사 왜곡의 흉계
일제는 왜 우리 역사를 왜곡하려 했는가?
지금부터 105년 前, 대한제국을 병탄해 식민지배에 들어간 일제는 곧바로 역사 왜곡에 착수했다. 구관(舊慣), 사료, 고적조사라는 명목으로 전국을 뒤져서 51종 20만여 역사서적을 압수해 총독부 연병장에서 불살랐다. 그리고 1915년 상해에서 발간된 박은식의 ‘한국통사’에 자극받아 서둘러 총독부 안에 ‘조선반도사편찬과’를 설치하고 우리 역사를 왜곡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그 후 여러 차례 기구개편 과정을 거쳐 1938년에 ‘조선사’ 35권을 발간했다.
초대 총독 데라우치 마사타케는 ‘조선반도사’ 편찬 요지에서 “조선인은…독서 속문에 있어 결코 문명인에 뒤떨어지지 않으며 고래로부터 사서가 많고 또한 새로이 저작한 것도 적지 않다. 그런데 전자의 것은 독립시대의 저술로서 현대와의 관계를 결(缺)하고 함부로 독립의 구몽(舊夢)을 추상케 하는 폐가 있으며, 후자의 것은…일·청, 일·로의 세력경쟁을 서술해 조선이 취할 향배를 오도하고…, 이와 같은 사적들이 인심을 고혹케 하는 해독은 참으로 말로 다 할 수 없다. 그렇다고 이와 같은 사적들의 절멸을 강구한다는 것도 아무런 효과가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그 같은 사적의 전파를 격려하는 결과를 가져올지도 모르는 일이다. 차라리 구사를 금압하는 대신에 공명적확한 사서를 만드는 것이 첩경이며 또한 그 효과가 새롭게 현저할 것이다”라고 했다. 역사 왜곡의 속셈을 분명히 밝히고 있는 것이다.
3대 조선총독 사이토 마코토는 ‘조선사’ 편찬 방향에 대해 “조선인들에게 그들 조상들의 무위, 무능, 악행을 많이 들춰내 알려줌으로써 부조(父祖)를 경시하고 멸시하는 것을 하나의 기풍으로 만들라. …민족혼, 민족문화를 상실케 해…실의와 좌절에 빠진 그들에게 일본의 사적과 문화와 인물들을 소개하면 동화의 효과가 클 것이다. 이것이 조선인을 반(半)일본인으로 만드는 첩경이다”라고 했다. 도저히 제목에 ‘사(史)’ 자를 붙일 수 없는 거짓 역사서를 만들라는 야비하고 가증스러운 지침이다.
마지막(9대) 조선총독 아베 노부유키의 망언은 ‘조선사’ 편찬을 통해 그들이 노린 것이 무엇이었는지 잘 말해주고 있다. 그는 1945년 9월 12일 “우리는 전쟁에 졌지만 결코 조선이 이긴 것은 아니다. 조선민이 제정신을 차리고 옛 조선의 영광을 회복하는 데는 100년이라는 세월이 족히 걸릴 것이다. 우리는 총과 대포보다 무서운 식민교육을 심어 놓았다. 조선인들은 서로 이간질하며 노예적인 삶을 살 것이다”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고 떠났다. 그 후 맥아더 사령부 심문을 받으면서 “일본의 식민정책은 한국인에게 이득이 되는 정책이었다. 한국인은 아직도 자신을 다스릴 능력이 없기 때문에 독립된 정부 형태가 되면 당파 싸움으로 다시 괴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런 덫에서 우리는 완전히 벗어나 있는지 반성해 볼 일이다.
이도상 (예)육군준장 (갑종장교전우회 부회장)
* 국방일보 8월6일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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