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안보는 흥정의 대상이 아니다
8월 4일 아침에 발생한 중부전선 지뢰폭발사건은 다시 한 번 불안정한 대한민국의 안보를 생각하게 한다. 대부분의 국민들이 의식하지 않고 지내는 대한민국의 분단구조가 얼마나 큰 위협을 만들고 있는지 이 기회에 다 국민들이 유념할 필요가 있다.
1999년의 제1연평해전, 2002년의 제2연평해전, 2009년 대청해전, 2010년 3월 천안함폭침, 2010년 11월 연평도 포격사건, 2014년의 무인기도발에 이어 이번의 목함지뢰 폭발사건에서 끝나지 않은 민족의 분단으로 인한 비극을 다시 연상하는 것이다.
아직도 전쟁을 체험하지 않는 젊은 세대들은, 지금 밥까지 굶고 있는 북한이 무슨 전쟁수행능력이 있는가라고 반문하지만, 앞에서 나열한 사건만을 보아도 북한은 충분히 잘 훈련된 군대와 핵과 미사일, 생화학무기를 대량보유하고 있는 세계에서 가장 호전적인 군사독재국가인 것이다. 훈련되고 통합된 북한군은 우리군보다 정신적인 문장도 잘 되어있다고 보여진다.
얼마 전에 상영된 영화 [연평해전]이 관람객 수 1000만 가까이 다가가면서 이 영화는 그 동안 안보문제에 상대적으로 둔감해진 젊은 세대에서 우리의 현실을 가르쳐주는 값진 교육의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 공식적으로 1953년에 체결된 정전협정으로, 남북한 불가침선언으로 군사행동을 못하게 되어있는 국제적인, 남북간의 합의를 깨고 북한의 국지적인 무력도발로 자신들의 체제를 단속하고 대외강성외교노선을 조성하여 우리정부와 국민들을 계속 당혹스럽게 만든 것이 무슨 의미인지 이번 사건을 통해서 다시 한 번 점검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정권이 어떠한 성격의 정권이든지간에 안보의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틈새가 보이는 목소리가 與野간에 따로 나와서는 안 된다. 이러한 차원에서 지난번 천안함사건 때와는 다르게 여야가 한목소리의 대북규탄결의안을 만든 것은 다행이다.
영화 연평해전에서 다시 생각나게 하는 대목은,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국가원수로써의 행한 부적절한 상황대처를 지금도 우리가 반면교사로 삼을 수가 있다. 당시 북한의 경비정 1척이 우리의 경고사격을 무시하고 도발하여 6명의 장병이 사망하고 19명이 부상당했다는 엄청난 소식을 접하고도 일본으로 건너가 월드컵축구를 관람한 것은 국군최고통수권자로써 매우 부적절한 처신이었다는 것이 국민들의 여론이다.
또한 이명박 정부 때는 백령도 해상에서 해군 초계함 천안함이 어뢰피격으로 침몰하여 46명의 장병이 사망하고 58명이 구조된 북한의 군사도발 시에도 후속조치로 단호하게 응징도 못하고 이 사건의 원인에 대해서도 국론이 분열되어 우리 남남갈등의 현주소를 그대로 전 세계에 노출하였다.
안보문제는 햇볕정책의 문제나, 대북강경 정책과는 본질적으로 거리가 먼 국민의 생사권에 관련된 절대함수인 것이다. 이렇게 국지적으로 북한의 도발에 의해서 우리 장병들이 다치는 것은 일반국민들이 북의 침략으로 다치는 것과 아무런 차이가 없는 것이다.
국민들이 북한군의 무력도발에 의해서 살상 당할 수 있다는 가정을 염두하고 단호하고 신속한 대처로 다시는 북한군이 우리를 가볍게 보고 도발하지 못하도록 상응하는 응징을 해야 할 것이다. 대북확성기 방송의 확대도 좋지만 더 근본적인 대응책을 다시 수립해야 할 것이다.
이번 중부전선 지뢰폭발 사건을 보면서 몇 가지 생각을 하게 하는 점들이 있다.
우선, 이 사건이 발생한 8월4일 아침 7시간대 이후 대략 2시간이 지나서 대략적인 상황이 청와대의 안보실에 보고되었을 때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판단의 기준이 무엇이었느냐는 것이다.
이중 대화와 도발 양면전략으로 우리정부와 국민들을 속여 온 북한에게 응답하지도 않는 대화제의를 계속하는 모습과 이 사건을 신속하게 국민들에게 알리고 경각심을 일깨우면서 북한을 응징하는 단호한 모습을 보이는 대통령과 주변 관련참모들의 모습 중 국민들은 무엇을 더 원했겠는가?
이 사건이 터지고 UN사와 합동조사 등의 이유로 북한소행으로 결론을 확실히 내린 8월10일에서야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하고 북의 도발이라고 공식발표한 정부의 늑장대처는 또다시 우리 안보대처능력에 대한 국민들의 피로감을 더 키워주었다.
아무리 남북대화가 소중하고 정권내에 북한과의 대화창구 복원이라는 정부의 지침이 있다고 해도 상식적인 통일부의 판단이라면 무력도발정국에서 이렇게 계속 북한에게 전통문을 보내며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까지 논의하자는 메시지를 날리는 것이 상식이 통하는 보통 국민들의 정서에 부합하는 것인지도 강한 의구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이제는 우리가 북한을 보는 시각도 좀 더 냉정해져야 할 것이다. 대화는 해야 하지만 대화가 ‘만고의 지선’은 아니다. 대화를 할 상대가 상식적인 판단을 하고 상대방을 존중하고 어느 정도의 신뢰성을 보이며 우리를 대하지 않는다면 설사 그러한 대화가 성사되어도, 또 본질은 비켜가고 허공만 때리는 결과로 북한독재정권의 체제선전에만 이용단하는 수단으로 전락할 것이다.
통일문제를 포함한 대북문제를 너무 서두르기 전에 우리의 흐트러진 안보문제를 다시 세우고 냉정한 현실인식으로 강하게 대처하여 북한군이 다시는 이러한 행위를 저지르지 못하도록 정부가 철저한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Konas)
박태우 (고려대 연구교수 / 정치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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