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클린턴이 ‘아리랑’ 관람 거부하자 안색 돌변
“세계 최강 미국 상대로 북한 체제 과시하려 클린턴 전 대통령 불러들여”
김정일이 2009년 8월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인 여기자 구출을 위해 방북한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에게 아리랑 공연 관람을 거듭 제의했지만 거절당하자 기분이 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9일 일본의 문예춘추사에서 발간하는 신간 「전쟁전야(戦争前夜)」에는, 북미 간 접촉과 협상을 둘러싼 내막을 다룬 내용이 실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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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저자인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서울지국장은 당시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 수행단과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저자는 만찬 직전 이뤄진 김정일과 클린턴 전 대통령 간 회담에서 정작 북미관계 등 현안에 관한 얘기가 전혀 오가지 않아 미국 측 인사들이 의아해했다고 전했다.
김정일은 이런저런 화제거리만 얘기할뿐 북미관계 개선 등에 관해서는 언급조차 하지 않은 반면, 미국 측은 여기자 석방에 관해 확답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회담 분위기를 최대한 부드럽게 끌고가기 위해 노력해야 했다는 설명이다.
저자는 김정일이 미국과의 관계개선이 아니라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을 상대로 북한 체제를 과시하고 싶어하는 동기에서 클린턴 전 대통령을 불러들였다고 분석했다.
저자는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김정일이 만찬중에 먼저 클린턴에게 ‘티켓을 세 장 갖고 있다’”며, “아리랑 공연 티켓인데 한 장은 김정일 자신, 다른 한 장은 클린턴, 세번째가, 이건 김정일이 했던 농담인데, 자신의 애인 거라며 그래서 세 장이라고 재미있게 얘기했다.”고 전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방북 전 국무부로부터 북한이 아리랑 공연 관람을 제안할 경우 절대 수락하면 안된다는 다짐을 받은 상태여서 계속 못 들은 척 했으나, 김정일은 거듭 아리랑 공연 동반 관람 제안을 했고, 이에 배석했던 존 포데스타 전 백악관 비서실장이 큰 소리로 ‘우리는 안 간다’고 쐐기를 박자 김정일의 안색이 확 바뀌었고 화기애애했던 만찬 분위기가 착 가라앉은 채 곧 마무리됐다고 덧붙였다.
저자는 또 김정일이 만찬에 동서양 요리가 망라된 15가지 요리를 내놔 미국 측 인사들이 깜짝 놀랐다고 밝혔다.
저자는 책에서 그 동안 북미 접촉과 협상에 직접 참여했던 전현직 미국 관리 30여 명을 심층 인터뷰하면서 미국이 북한과의 협상에 큰 의미를 두지 않게 된 배경을 추적한 결과, 북한이 국제적인 합의도 헌신짝처럼 쉽게 내팽개치고 오로지 체제유지만 중시한다는 점을 미국이 인식하면서 북한과 협상에 점차 흥미를 잃게 됐다고 결론지었다.(konas)
코나스 최경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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