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記] '북핵폐기' 길거리 서명... 온도차 극명
북핵 위험은 아는데, 내가 나서 직접 펜을 쥐고 서명하는데는 꺼려... 이게 바로 서명의 실체
유엔 안보리의 대북 경제제재 2270호 조치와 한국은 물론 미국과 일본을 위시한 자유진영, 그리고 제재에 소극적 입장을 보이던 중국까지 금수조치를 강화하는 등 북핵 폐기를 위한 국제사회의 협조와 공조가 더욱 강화되고 있는 시점에서도 북한 김정은 집단의 미사일 발사와 서울을 목표로 하는 도발위협이 멈추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3월부터 북한 핵 폐기를 위해 대한민국재향군인회를 비롯한 보수시민단체 주도의 1000만인 서명운동이 전국적으로 탄력을 받고 있다.
이에 맞물려 대한민국재향군인회(회장 권한대행 박용옥) 본부 회원들은 7일 서울 세종로 청계천 일대에서 지나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서명활동에 나섰다.
4월의 햇살이 무더위로 느껴질 정도로 봄볕이 화사하게 다가오는 이 날 청계천에는 인근에 피어난 봄의 전령사 개나리 꽃들과 활짝 핀 햇볕처럼 봄날을 만끽하려는 젊은 연인 등 많은 사람들이 나와 주중의 한때를 만끽하고, 지나는 시민들도 무리를 지어가며 저마다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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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북핵 폐기 서명에 동참해 달라' 는 향군 직원들의 적극적인 요청과 호소에 응하는 시민들의 행태에는 확실한 차이가 있었고, 온도차도 그만큼 크게 감지되었다.
북 핵에 대한 위험성과 핵 폐기에는 절대적으로 공감을 하면서도 이를 위한 국민의 하나된 마음 내지 통합의지를 통해 정부와 정치권, 더불어 남남갈등을 조장하려는 북한 집단에 국민적 의지를 보이고자 하는 서명운동을 바라보는 시민들은 계층과 성별, 연령대별로 극명하게 드러나 보인 것이다.
대체적으로 60대 이상의 장년층에서는 서명을 요청하면 바로 나서는 분들이 대부분인 가 하면 지나치다가 다시 되돌아 와 서명에 응한 반면, 20, 30대, 나아가 40대로 보이는 연령층은 아예 외면하는가 하면 심지어 빤히 쳐다보며 지나는 경우도 다반사여서 서명을 권유하는 직원들이 스스로 민망해 서로 쳐다보며 계면쩍어 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어려운 시기를 국가안보와 함께 했던 장.노년층에서는 "이런 일에는 너 나가 따로 없다. 국민이 모두 나서 한마음으로 해야 한다"며 격려해주는 분들도 있었다. 특히 권유하기도 전 현장에 펼쳐진 피켓 팻말을 보고 서명을 한 김성복(성북구 거주) 할아버지는 "나는 6.25전쟁에도, 월남전에도 참전했다. 북한 김정은이 하는 짓거리를 보면 분통이 터져 잠을 못이룰 경우도 있어 참고 있기가 힘들다. 그런데도 우리사회 일부 어리석은 이들은 북한이 핵을 만들어 통일되면 우리 것이 되지 않느냐고 하는데 그런 정신빠진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어떻게 이 나라를 지키겠다는 적극적인 의지를 갖겠느냐?"며 흥분해 하기도 했다.
8년 전 북한을 탈북해 서울에서 살고 있다는 김경회(전 사리원 거주)씨는 서명하는 사람들의 모습과 그냥 지나치는 사람들을 한참 번갈아 보다, 서명에 임하고서는 "북한 김정은은 어떤 경우에도 지 애비가 해왔던 것을 포기하지 않는다. 핵도 마찬가지다. 지금 북한 주민 중에는 굶어 죽어가는 우리 동포들이 수없이 많은데 핵으로 주민을 회유하고 남한 사람들을 겨누고 있다. 어떤 수를 다 하는 한이 있어서라도 핵은 꼭 없애야 한다"고 비장한 모습으로 말을 해 오히려 기자의 마음까지 곳추세우게 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 날 기자가 서명운동에 직접 참가해 시민들에게 허리를 굽혀가며 공손하게 권유하고 호소도 해보았지만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3시까지 해서 서명지에 펜을 댄 인원은 전체 208명이었다. 그 중에 30대 이하 서명자는 기껏해야 10명 미만에 불과했다. 그만큼 북핵은 위험하다는 사실을 알지만, 그러면서도 '내가 먼저 나서 무언가를 하겠다'는데는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또한 오늘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계층별, 연령대별 확연한 인식의 차이로 보여진다 하겠다. (konas)
코나스 이현오 기자(holeekv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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