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6, 7일 미국 플로리다 주(州)의 팜비치 마러라고 휴양지에서 첫 정상회담을 가졌다. 두 정상은 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이나 공동성명을 발표하지 않았다. 주요 의제를 놓고 서로 의견일치를 보지 못 한 탓이다. 특히 북핵 해법 도출에도 실패했고 사드(THAAD:고고도방어미사일체계) 한국배치에 대한 의견차이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 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전화를 걸어 “사드 한반도 배치 관련 문제에 대한 미국측의 입장을 (시진핑에게) 전달했다.”고 한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북한 핵의 진전이 심각한 단계에 이르렀다.”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마러라고 정상회담에서 북핵과 사드 배치가 트럼프의 주요 관심사였음을 엿보게 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북한 핵․미사일 개발에 대한 대응은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 때 보다 강경하다. 틸러슨 국무장관은 3월16일 일본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20년간 북한을 비핵화 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과 다른 노력들은 실패했다.”고 단정하며 “점점 높아지는 북한의 위협에 맞서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공언했다.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군사적 선제타격을 의중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실상 틸러슨은 4월4일 “북한에 대해 충분히 말 했다. 우리는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다’는 경고는 행동밖에 없다는 뜻이고 행동은 군사적 대응을 시사한다.

 실상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2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회견에서 “중국이 북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할 것”이라고 선언하였다. 역시 ‘우리가 할 것’이라는 말도 군사적 선제공격을 의중에 둔 것으로 추측된다.

 여기에 파이낸셜타임스 기자가 “중국 없이 북한과 일대일로 맞붙을 것이냐”고 질문하자, 트럼프는 “더 말할 필요도 없다.”고 확인해 주었다. 중국의 묵인 없이도 군사적 선제공격을 시사한 답변이었다. 트럼프 대통령과 틸러슨 국무장관이 거듭 밝힌 대로 그동안 북핵 ․ 미사일에 대한 20년간의 외교적 노력은 실패했다. 그렇다면 군사적 선제공격 행동만 남았을 뿐이다. “북한과 일대일로 맞붙을 것”밖에 없다.

 그러나 북한과 맞붙을 경우 우려하지 않으면 안 될 세 가지 문제가 제기된다. 첫째, 미국이 북한 핵시설을 선제 타격할 경우 북한이 그에 대한 보복으로 남한을 공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따른다. 둘째, 미국이 북핵을 선제공격할 때 중국이 조중군사방위조약에 따라 군사적으로 북한을 지원하고 나설 수 있다. 동북아를 전쟁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 셋째, 미국의 북핵 선제공격이 동북아 정세만 악화시키고 북의 핵을 모두 박살내지 못한다면, 트럼프 정부는 국내외 비난여론에 직면하게 된다.

 그런 맥락에서 미국 측에서는 트럼프의 대북 핵 ․ 미사일 선제공격이 쉽지 않으리라고 추측한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는 북핵 ․ 미사일에 대한 군사적 선제공격 선택을 결코 접어선 아니 된다. 틸러슨 국무의 지적대로 지난 20년간 외교적 경제적 북핵 해결 노력은 모두 실패했다. 결과는 북한이 한국은 물론 미국 본토까지 위협할 수 있는 핵과 미사일을 다량 보유하게 했다. 여기에 군사적 선제공격은 대안 일수 밖에 없다. 이것만이 북한 김정은에게 겁을 주고 핵 ․ 미사일을 포기케 하는 방법이다.

 트럼프 정부는 북핵 ․ 미사일 폐기를 위한 최후 대안이 군사적 선제공격 밖에 없음을 직시, 시 주석과 정상회담 후에도 선제공격 수단을 내려놔선 아니 된다. 중국은 지난 20년 동안 북핵을 반대한다면서도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 미국의 군사적 행동을 견제하며 북한 정권을 감싸왔다. 이제 트럼프 정부는 실제적으로 군사적 선제공격을 하던 않던 군사적 행동을 테이블 위에 놓고 북한을 압박해야 한다. 김정은의 광기서린 핵 ․ 미사일 개발은 외교적 압박이나 경제제재로 차단될 수 없기 때문이다.

 말 아닌 군사적 행동이 따라야 한다. “미친개에는 몽둥이가 약” 이라는 금언을 되새기면 더욱 그렇다.(konas)

정용석 / 단국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