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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러시아로부터 매년 20~30만t 원유 수입"

VOA, 전 북한 노동당 39호실 고위 관리와 인터뷰 “북한 원유 수입에 싱가포르 회사 관여”

Written by. 최경선   입력 : 2017-06-28 오전 10:2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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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매년 20~30만t의 원유를 수입하고 있고, 싱가포르 회사들이 90년대부터 중개 역할을 해왔다고 전 북한 노동당 39호실 고위 관리가 밝혔다.

 2014년 중국 다롄주재 대흥총회사 지사장을 지내다 한국을 거쳐 지난해 미국으로 망명한 리정호 씨는 미국의소리(VOA)방송과의 단독인터뷰에서, 싱가포르는 아시아 석유 거래의 중심지이자 많은 중계회사를 갖고 있어 북한이 이 회사들을 통해 러시아와 거래해 왔다고 말했다.

 리 씨는 북한 유조선인 대흥 6호, 7호, 12호 등을 일본으로부터 사들여 1997년부터 2005년까지 싱가포르의 중개로 확보한 러시아 원유를 북한으로 수송하는데 자신이 직접 관여했다면서, 북한이 신용도가 높은 싱가포르 회사를 내세워 러시아 기업과의 계약을 맡김으로써 투명성을 확보하고, 원유를 먼저 받은 뒤 자금을 나중에 지불하는 싱가포르 업체의 특권 또한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 같은 ‘싱가포르 라인’의 일부는 현재까지도 운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해당 선박의 움직임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리 씨는 지난 2002년 경제, 문화, 건설 부문에서 공로를 세운 사람에게 주어지는 ‘노력영웅’ 칭호를 받기도 했으나 2014년 자신이 알고 지내던 여러 명의 고위급 간부들이 고사총으로 무참히 처형되고 자식들이 알고 지내던 친구들이 정치범 수용소로 끌려 가는 걸 보면서 망명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리 씨는 북한에서 30년 동안 39호실 산하 대흥총국 선박무역회사 사장과 대흥총국 무역관리국 국장, 국방위원회 소속 금강경제개발총회사(KKG) 이사장, 중국 다롄주재 대흥총회사 지사장 등을 지내면서 중국, 일본, 러시아 등과 각종 광물과 수산물 거래를 주도했고 홍콩 자본을 끌어들여 북한 서해에서 석유 탐사를 시도하는데도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 씨는 북한이 유조선을 이용해 러시아에서 매년 20~30만t의 연유를, 중국으로부터는 5~10만t 가량의 가솔린을 수입하고 있으며, 항공유는 정기적으로 수입하지 않고 지도부의 지시가 있을 때마다 들여오고 있는데 매년 5천~1만t 수준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외에 중국에서 송유관을 통해 무상으로 매년 50만t 규모를 제공받지만 전부 군부에 공급하고 일부는 비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 씨는 또 현재 북한에서 러시아와 중국을 오가는 북한 유조선은 10척~12척 사이로 1000~3000t을 적재할 수 있는 규모라며, 필요에 따라 러시아 선박들도 용선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제사회의 제재로 북한에 대한 원유와 석유 유입이 막힐 경우 북한 정권은 아주 심대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 씨는 수 십만 명이 일하고 있는 39호실은 북한 지도부에서 불법활동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39호실 활동과 여기에 연루된 인사에 대북제재를 집중하는 것은 효율적인 압박 방안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리 씨는 이어 북한의 광물 수출이 전체 수출 규모의 45%를 차지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북한경제의 취약성이며, 과도한 석탄 의존도는 북한경제를 한 순간에 위기에 빠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장성택 등 고위 관리들에 대한 숙청 바람이 불던 2013년 12월부터 몇 달 동안 석탄 수출이 중단되자 광산과 관련 기업들은 물론 평양 시내 장마당, 식당, 상점 등이 일제히 문을 닫는 등 여파가 매우 컸다고 말했다.

 리 씨는 2014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첫 한국 방문으로 중국에 대한 북한의 감정은 ‘적대적 관계’를 넘어설 만큼 극도로 악화돼, 그해 8월 북한 지도부로부터 무역 거래를 중국 일변도로 하지 말고 러시아와 동남아 지역 등으로 모두 전환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수출입 시장을 러시아로 옮기면 가격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는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리 씨는 북한경제가 최근 들어 호전된 것으로 보이고 주민들 삶이 약간 나아진 것으로 여겨지는 것은 정권의 지도력이나 경제정책 때문이 아니라 20년 동안 주민들이 국가에 의존하지 않고 시장활동 공간을 넓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리 씨는 또 노동당 16호실의 존재를 확인하면서, 북한 지도자가 경제관리 방법을 개혁하기 위해 2012년 하반기 신설해 인민경제대학 교수 출신이자 39호실에 근무하던 관리를 실장으로 앉혔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북한 지도부는 미국, 유럽, 중국, 일본, 싱가포르 등의 선진 경제체제를 도입해 북한 실정에 맞게 발전시키려고 했지만, 연구진들은 수령 유일 중심의 중앙집권적 계획경제체제에 개인의 경제적 자유와 사유재산권을 보장해야 하는 시장경제 방식을 결합시키는데 실패했다고 말했다.(konas)

코나스 최경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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