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칼럼] 미국 대선(大選)의 리턴매치, 한·미동맹의 지향점
6⋅25전쟁 한창이던 1953년 7월 27일 UN군과 공산군 측이 휴전협정을 맺고, 10월 1일 체결한 ‘한⋅미 상호방위조약’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유지에 주된 역할을 하고 있다. 러-우⋅이-하 전쟁에 출구 전략은 없고, 이란이 먼저 이스라엘을 공습함으로써 전선은 확장되고 있으며, 국제사회는 불안과 혼란의 도가니에 빠졌다. 대한민국(이하 한국)도 급변하는 동북아 안보정세와 북한이 조장하는 군사적 위기에 대처하고자 한⋅미동맹을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2022)’으로 격상하였고, 워싱턴 선언(2023), 한⋅미⋅일 미사일 정보공유 등의 협력체제를 공고히 하고 있지만, 만만치 않은 형국이다.
이러할 때 다가오는 11월 5일은 미국이 대선(大選)을 치르는 날이다. 1912년 전직 대통령(시어도어 루스벨트)과 현직(윌리엄 H. 태프트)의 리턴매치에선 전직 대통령이 승리하였다. 대선에서 재대결한 사례는 1956년 애들레이 E. 스티븐슨이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 대통령에게 재도전하였으나, 고배를 마셨다. 조 J. 바이든과 도널드 W. 트럼프의 리턴매치 결과는 국제 정치⋅외교⋅안보⋅경제에 상당한 지각 변동을 일으킬만한 대사건이다.
조 J. 바이든이 재선에 성공한다면, 한⋅미 동맹, 한⋅미⋅일 공조 체제, 대북 억지력 강화 기조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한이 비핵화 추진에 반응하지 않고 있으며, 핵⋅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하는 데 진력하기에 작금의 군사적 위기가 해소될만한 조짐을 찾기는 어려운 정국이다. 한편 2022년에 발표한 국가안보전략서(NSS)의 ‘통합억제’ 개념도 대(對)중⋅러의 위협 대응을 가장 높은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 즉,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는 게 당면과제이기에 한반도 위기는 후(後) 순위로 밀려나 있다. 그러함에도 2023년의 워싱턴⋅캠프 데이비드 선언, ‘맞춤형 억제전략’에 기반한 정보 공유체제 가동, 공동 계획의 실행, 협력적 메커니즘 강화, 핵협의그룹(NCG)을 창설하는 등의 노력이 다행스럽다.
반면, ‘American First’와 ‘확증편향 및 거래 주의’ 성향의 도널드 W. 트럼프가 승리할 경우, NATO 회원국이 방위비를 부담하지 않으면 러시아가 원하는 대로 하게 하고, EU에 대한 헌신 노력도 줄이겠다는 발언 등이 혼돈의 카오스로 작동하며 각자도생 양상으로 번질 수 있다. 2018년 세 차례에 걸쳐 북-미 회담을 진행했으나, 한반도의 평화 및 안정은 공염불(rhetoric)에 그쳤다. 여기에 방위비 부담 요구는 더 커질 것이 자명하다. 김정은과 잘 지냈다면서도 대북 협상 추진엔 말을 아끼며, 한반도 정책은 공표하지 않는다. 연합훈련 축소(중단), 주한미군 철수를 한순간에 결정할 수 있는 독특하고 어메이징한 성향인 그의 수(數)를 읽지 못하는 자체가 위기로 보인다. 최근 미국 정부의 권력은 분점(分店) 상태이고, 대선 전망도 불투명하다. 중국과 러시아는 BRICS-Plus, 상하이 협력기구(SCO)와 결속을 강화하고 있으며, 미국의 영향력을 흠집 내기 위해 ‘스패무플라주(spamouflage) 계정’을 이용하여 조 J.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선동 및 조장하고 있다.
조 J. 바이든은 한국에서 자체 핵무장론이 비등하자 ‘워싱턴 선언’을 채택하였다. 반면에 도널드 W. 트럼프는 한국의 자체 핵무장론에 반대하지 않는 데다 어떤 정책을 추진할지 모호하다. 이러할 때 한국의 자체 핵무장론과 이를 반대하는 전문가들이 모두 공감하는 두 가지 포인트가 있다.
첫째, 북한 김정은과 전쟁지도부가 오판하는 경우다. 핵무기를 먼저 사용하지 않으면, 공격당할 수 있다는 선대(先代)의 두려움과 김정은의 독존적(獨尊的) 성향상 핵무기를 사용할 개연성이 크다. 현실적으로 한국은 김정은의 전략적 오판(선제침공)을 생존 위협으로 인식한다. 그러나 미국이 북한의 대남(對南) 공격을 본토에 대한 공격처럼 인식할 우려는 상대적으로 적다. 따라서 선제침공의 유혹을 절제시킬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푸는 지혜’가 절실하다.
한국의 처지에서는 ‘자체 핵무장’이냐, 아니면, ‘맞춤형 확장억제’가 효과적이냐가 문제 해결의 핵심이다. 이때 “북한의 도발을 억제할 가장 효과적인 수단은 무엇인지?”에 대한 전제(前提)가 있어야 한다. 핵무기를 보유한다고 하여 똑같은 억제력이 아니어서다. 현실에 대입해 보자. 미국은 우주 자산과 감시⋅경보시스템, 미사일 방어 및 요격체계, 핵 타격 플랫폼, 군수 장비 등의 전략자산을 언제든 움직일 수 있다. 여기에 전쟁지도부 및 군사정보의 신속한 수집, 핵⋅미사일 요격⋅무력화⋅방호, 정밀타격 및 보복할 능력이 충분한 ‘거부 중심의 억제력(선제 대응)’이다. 한국의 핵무장 수준은 상대적으로 ‘보복 중심의 억제력(사후 대응)’에 한정될 수밖에 없다.
둘째, 도널드 W. 트럼프가 재집권할 경우다. 트럼프가 재임 당시 미국과 북한의 협의 과정에서 한국은 배제되었고, 군사적 관계는 소원하였다. 다시 말해 미 본토의 주류계층이 아무리 한반도 안정에 긍정적일지라도 ‘거래주의’에 능한 그의 특성상 김정은과 전격적으로 타협을 시도할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다.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영향력은 점차 퇴보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과의 패권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하고자 주변국과의 연대를 통해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 여기서 러시아와 북한과의 전략적 연대 정도는 한반도 안정을 유지할 수 있는 결정적 변수로 봐야 한다. 한반도의 군사적 안보위기와 불확실성이 날로 확산하는 어려운 시기다. 한⋅미 간 위협인식과 정치적 목표는 최대한 같아야 하며, 주변국과의 협력체제는 한⋅미동맹에 기반하여 더욱 공고하게 다듬어져야 한다. “오늘 걷지 않으면, 내일은 뛰어야 한다.” (konas)
김성진 : 향군 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정치학박사), (재)한국군사문제연구원 객원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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