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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황희를 불러보아도

우리 스스로의 모순부터 제거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Written by. 박태우   입력 : 2008-07-21 오후 5:3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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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소에 사극을 즐겨보는 필자가 어제 사극 ‘대왕 세종’의 한 토막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소위 사람을 쓰는 문제에 대한 인사권자와 견제세력의 적절한 처신문제인 것이다.

사람을 한 번 내 치는 것은 쉬워도 훌륭한 인재를 양성하는 것은 수많은 투자와 그리고 시행착오(試行錯誤)를 요하게 되어 있는 것이다.

이조 세종조에 ‘의정부참찬 황희’의 임명을 놓고 서경을 벌이는 옛 모습이 지금의 인사청문회와 다를 것은 없어 보인다.

단지 그 당시 군주가 지금의 대통령의 권한과 어떤 차이가 있는 지는 추후 좀 더 학술적인 논쟁을 필요로 하고 있는 것이다.

권력구조 속에는 항상 경쟁 및 갈등(葛藤)관계가 존재하기 마련이고 상대방을 견제하는 수단으로 상대방의 약점을 잡아서 상대방을 쓰러트리는 수법은 인류역사 이래 항상 통용되어온 고전적인 관례인 것이다.

이 대목에서 더욱더 중요한 것은 필요한 인재를 필요한 시기에 당파(黨派)에 상관없이 잘 발굴하여 적재적소(適材適所)에 쓸 수 있는 공정하고 탕탕평평한 인사운영시스템을 구축하는 문제일 것이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이후 사람을 쓰는 문제로 국민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정권구현의 선명한 철학노선마저 나타나지 않는 국정운영을 하는 것은 상당부분 바로 이 사람을 쓰는 문제에서부터 답이 있다고 여겨진다.

세종이 황희를 쓰고 싶어서 측근들을 이용하여 황희 구출작전에 간접적으로 관여를 하지만, 황희와 정적(政敵)의 관계에 있는 당시 병조판서 조말생, 영의정 유정현 같은 인물들의 견제로 서경권이 행사되어 인사검증에서 낙마가 예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공정한 공론을 일으킨 예조판서 벼슬의 허조라는 인사에 의해서 황희가 직책을 유지하게 되는 것이다.

허조라는 인물이 남을 제거하는 명분으로 서경권을 행사하려는 불공평한 처사에 대해 객관적인 논리로 훈구대신의 부당함을 탓하고 시대에 필요한 인물을 왜 써야 하는지를 설파하는 그의 모습에서 진정한 참모의 능력과 처신이 국가의 운영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지를 가름해 볼 수가 있는 것이다.

처음부터 자질(資質)이 안 되고 누가 보아도 함량(含量)이 미달인 인사를 추천하는 것이 아니라면, 그 인물의 무게와 장단점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과 더불어서 철학적인 면에서 정권의 정향(orientation)을 논한 후에 쓸 수 있으면 쓰는 것이 맞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가 사람이 없다는 말보다는 진정으로 주위에서 사람을 발굴하는 노력이 체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지부터 한 번 더 점검을 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단지 협소한 파당(파黨)의 편이 아니라고 필설로서 사람이 없다는 막말을 하는 것은 참으로 잘못된 것이다.

만에 하나, 결론적으로 어떤 인물이 요직에 황희처럼 등용되어 국가의 운영에 크게 기여할 인물이 있는 상황에서도 정적을 제거하려는 인사검증시스템이 있다면 반드시 수정되어야 할 것이다.

아무리 사람이 없다고 해서 국정파탄세력으로 지목되는 지난 좌파 정권 10년의 국정파탄에 책임이 있는 전직 고위 인사들을 또 다시 새로운 정권의 요직(要職)에 등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이 정권의 색깔과 명분이 상당부분 퇴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책임정치를 유한하게 구현해야 하는 대의민주주의 체제아래서 정권의 분명한 색깔과 정책이 있을 것이고 주요한 자리는 이를 견인하고 실천 할 수 있는 철학과 경륜이 있는 인사가 맡아야 한다.

통치자의 국정철학에 감명 받은 인사들이 목숨을 걸고 정권의 성공(成功)을 위해서 분주하게 달려가는 것이 옳은 것이다.

결국 황희는 예조판서 허조와 집현전 박사 최만리의 구국의 충정에 빛나는 논리와 설득으로 다시 주요 보직을 갖게 됨으로써 세종조의 문물이 꽃 피우는 제도족 정착과 국가 경영을 위한 처절한 희생과 실천을 몸소 이룬, 만고의 청백리요, 충신(忠臣)으로 대한민국의 역사에 찬란하게 기록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사람을 처음부터 잘 골라서 제대로 쓰고, 그리고 잘못된 점을 바로잡는 인사검증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는 것이다.

우리도 세종조의 이야기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서 지금의 우리들의 모습을 되 돌아 보아야 할 것이다.(konas)

박태우(푸른정치연구소 hanbatforu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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