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리 글리쉬코프(사진) 러시아 국립과학아카데미 자연사 연구소 부소장은 10일(현지시간) “독도가 일본의 것이라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으며 동해는 일본해 단독 표기가 아닌 동해와 병기돼야 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학자 중 최고의 독도 전문가로 알려진 글리쉬코프 부소장(지리학 박사)은 이날 오후 모스크바 시내 러시아 교육아카데미 세미나실에서 열린 ‘한국강좌 - 독도’ 강연에 앞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한국 정부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 적극 찬성한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 언제부터 독도에 관심 있게 됐나.

▲2000년 일본과 한국 지리를 연구하면서부터다. 2002년 러시아 정부가 일본과 마찰을 빚는 남쿠릴 섬 분쟁을 연구할 학술연구팀에 나를 초청하면서 본격적으로 이 일을 하게 됐다. 그리고 러시아에 사는 한국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면서 그들이 독도문제를 상당히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더욱 연구에 몰두하게 됐다. 독도에 대한 역사적 유래를 알려고 러시아에 있는 거의 모든 고지도를 뒤졌다. 영토분쟁을 다루는 데 필요한 국제법을 연구했다. 그리고 독도가 한국의 것이라는 것을 알아냈다. 일본의 것이라는 건 근거가 없다.

-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이 계속되고 있는데.

▲냉전이 도래했던 시기인 1947년 일본은 미국이 독도를 일본 영토로 인정해 주기를 바랐지만 미국은 일본의 항복조약을 들어 그 요구를 거절했다. 일본인들은 독도가 역사적으로 일본에 소속된 영토라고 강변하고 있지만 부당하다. 러시아 학자들은 독도가 한국의 고대 국가인 신라시대(서기 512년)에 기록된 사서에 한국 영토로 나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동국여지승람(1531년)에도 한국 영토로 기록돼 있고 1785년 일본의 지도 제도사 하야시가 그린 지도에서도 독도의 소속 국가가 한국임을 확인할 수 있다. 1905년 고종 때 독도·울릉도는 한국의 영토라고 기재한 마지막 문서가 있다. 1910년부터 1945년까지 일본의 식민지배하에 한국은 어떤 항의도 할 수 없었지만 1945년 이후 독도는 한국의 섬으로 계속 남아 있었다.

- 일본해 표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러시아에서는 한국해라는 호칭이 1737년 상트페테르부르크 학술원에서 출판한 청소년용 지도책에 처음 등장한다. 러시아에서 최종적으로 한국해로 출판된 지도는 1844년 해군성 수로국(水路局) 관리들이 편찬한 빙해도(氷海圖)와 동부 태평양 지도다. 일본인들이 18~19세기 양국 사이에 있는 바다를 조선해(朝鮮海)로 호칭한 것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 세계 많은 학자가 지명의 역사와 위치가 지도 명칭에 기준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따라서 동해로 표기되는 것이 맞다.

- 러시아도 아직 동해로 표기하지 않고 있는데.

▲현재 한국은 동해라는 명칭을, 일본은 일본해라는 명칭을 쓰고 다른 국제지도상에서는 두 명칭을 함께 사용하고 있다. 이 분야를 연구하는 학자로서 올바른 표기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두 명칭을 병기하는 것이다. 국제지도에는 ‘동해(일본해)’로 표기돼야 할 것이다. 물론 독도는 다케시마가 아닌 독도로 표현돼야 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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