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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박한 새누리당 지도부의 5.24 조치 해제 요구

Written by. 정용석   입력 : 2014-09-15 오전 11:2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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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누리당 지도부는 최근 정부의 5.24 대북제재 조치를 풀라고 거듭 주장했다. 8월22일 열린 새누리당 연찬회에서는 “드레스덴 구상 등 현 정부의 통일정책을 본격적으로 펴려면 5.24 조치 수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한다.

 김태호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지난 4일 남북관계 “물꼬를 트지 못하는 가장 큰 걸림돌은 5.24 조치”라고 했다. 같은 날 이인제 최고위원도 5.24 조치는 “시효가 지난 정책”이라고 타박했으며 유기준 의원은 “5.24 조치는 지금 효력을 상실했다.”고 단정했다.

 5.24 제재는 북한의 2010년 천안함 폭침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북제재 조치이다. 북한이 사과와 재발방지를 약속할 때 까지 남북 교역중단, 대북 신규투자 불허, 대북 지원사업 보류 등을 실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남북관계 “물꼬를 트지 못하는 가장 큰 걸림돌”은 5.24 조치가 아니다. 북한이 천안함 격침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를 약속하지 않은 때문이다. 북한이 사과하면 5.24 제재는 즉시 해제되고 남북관계 물꼬는 자연스럽게 터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 의원들은 5.24 조치를 “시효가 지난 정책” “효력 상실” “가장 큰 걸림돌” 이라고 비판했다. 그들은 보수 집권 여당 소속이 아니라 친북 야당인 통합진보당이나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 같다. 그동안 야당들은 “진정한 남북대화를 위해선 5.24 조치를 해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여당 의원들의 5.24 해제 요구는 남북관계 “물꼬”를 트는 게 아니고 북한의 도발 “물꼬”를 터준다는 데서 지극히 위험한 발상이다. 그 이유는 다음 네 가지로 집약될 수 있다.

 첫째, 여당 의원들의 5.24 해제 주장은 북한 김정은에게 남조선 여당 지도부도 북한 편이라는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한다. 여당 지도부가 야당과 맞장구치며 5.24를 해제하라고 주장한다면, 김정은은 남한에 사과하지 않아도 된다고 오인케 된다. 김정은이 사과를 거부하는 한 그만큼 남북 대치국면은 연장되고 격화될 수 밖에 없다. 남북관계 물꼬를 트는게 아니라 남북대치 상태를 더 연장시켜 북한의 대남 군사도발 협박을 가중시킬 따름이다.

 둘째, 북한 사과 없이 5.24 제재를 풀어준다면, 제2, 제3의 천안함 폭침을 자초한다. 북한은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금강산 관광객 사살 등을 자행했어도 남조선이 5.24 제재를 거둬들이는 등 꼼짝 못한다고 판단, 앞으로 유사한 도발을 거침없이 자행하도록 북돋아 준다. 5.24 해제는 천안함 보다 더 잔혹한 북한 도발의 “물꼬”를 터 주게 되다. 북한의 도발에 상(償)을 주며 더 더욱 도발하라고 고무시켜 주는 것과 다르지 않다.

 셋째, 북한 사과 없는 5.24 해제는 한국이 북의 군사도발과 협박에 굴복한 것을 의미한다. 북한은 박근혜 정부의 굴복에 고무돼 남북 대화가 재개된다 해도 한국을 깔 본채 북한의 의도대로 끌고 가려할게 분명하다. 지난 날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상대로 군림했던 그런 주종관계로 몰고 가려 할 게 뻔하다. 5.24 해제는 종북으로의 복귀를 의미한다. 종북으로 되돌아가 북한에 퍼주고 끌려다니기 보다는 차라리 지금과 같은 당당한 대치국면이 훨씬 낫다.

 넷째, 북한 사과 없이 5.24를 해제해 준다면, 한국의 국제적 신뢰는 끝없이 추락되고 만다. 국제사회는 박근혜 정부를 5.24 제재도 관철시키지 못하고 북한의 버티기와 협박에 무릎 꿇고 말았다며 허약한 정부로 얕잡아볼게 분명하다. 미국은 물론 일본도 심지어는 중국 조차도 한국을 얕잡아보게 된다. 외교적 재앙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도 새누리당 지도부가 “효력 상실” 운운하며 5.24 제재를 해제하라고 주장한다는 것은 여당 의원이기를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성급하고 경망스런 태도가 아닐 수 없다.

 5.24 조치는 “시효가 지난 정책”이 아니라 시효가 시퍼렇게 살아있다. 5.24 제재는 북한이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하지 않는 한 절대 풀어주어서는 안 된다.

 박근혜 정부가 북한의 나쁜 버르장머리를 바로잡느냐, 아니면 또 다시 햇볕정책 10년처럼 북한에 퍼주고 끌려다니며 당하기만 하느냐의 갈림길이 된다는 데서 그렇다.(Konas)

정용석 (단국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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