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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사회복무요원 체험수기⑫〕관심을 주세요

Written by. 조용빈   입력 : 2016-09-06 오후 1:5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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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내용은 병무청이 주관한 「2016년 사회복무요원 체험수기」 ‘입선’ 글임. (편집자 주)

 대한민국 남성들의 의무 중 하나인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지금 나는 대한민국 사회복무요원으로 살아가고 있다. 고등학교 때 ‘기흉’이라는 수술로 인해 신체검사 4급 판정을 받고 2년이라는 시간을 사회 복무로 지내고 있다.

 2014년 9월 1일 한 달 간의 훈련소를 마치고 근무할 금당지역아동센터를 갈 때 모습과 긴장감이 아직도 생각이 난다. 두세 번 아동센터에서 봉사활동을 해본 경험과 평소 아이들을 좋아하는 성격 덕분에 잘 적응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첫 출근을 하여 처음 만나는 선생님들과 인사를 한 후 앞으로 내가 해야 할 업무 및 규칙들을 설명 받았다.

 아동센터에서의 주 업무는 아이들 학습보조와 다치지 않고 서로 싸우지 않도록 관찰을 하는 것이다. 그렇게 선생님들과의 이야기를 마친 후 드디어 첫 아이가 학교를 마치고 아동센터로 왔다. 처음 본 내 모습을 보고 낯설어 하며 인사를 하던 그 아이의 표정이 아직도 생생하다.

 희수(가명)는 가방을 두고 나에게 다가와 “선생님, 저랑 이거 해요.” 라고 하며 보드게임을 건넸다. 희수와 게임을 하며 즐거워하는 희수의 모습을 보니 참 아이들은 천진난만하다는 생각을 하였다. 게임을 하며 하나 둘 아이들이 오기 시작했다. 아이들 모두 나를 신기해하고 낯설게 쳐다보며 “누구세요? 선생님 어디서 왔어요?” 호기심 가득한 말 뿐 이다. 이렇게 천진난만한 아이들은 대부분 맞벌이, 한 부모 가정, 다문화 가정, 저소득 계층 등 각자 집안 사정이 있는 아이들이다.

 하지만 이건 어디 까지나 집안사정이다. 이런 집안사정보다 아이들을 지켜보며 아이들을 가장 크게 변화시키고 아이들을 파악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아이들을 향한 ‘관심’이었다. 집안사정이 어떻든 부모님이 다른 나라 사람이든 아이들을 향한 관심이 그 아이의 성격과 행동을 바꾼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회복무요원으로 있는 동안 아이들과 선생님들에게 배운 ‘관심’이라는 두 글자는 어디에서도 배우지 못한 교훈이었다. 하루하루 아이들과 지내는 생활이 내 일상이 되어가고 있었다. “선생님, OO이가 놀려요, 때려요” 일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이다. 그럴 때 일수록 최대한 아이들을 차별하지 않고 아이들 모두의 이야기를 듣고 판단해야 한다고 속으로 다짐한다.

 어릴 때 누구누구 같이 장난을 쳐도 선생님이 이뻐하는 아이는 적게 혼나고 다른 아이는 많이 혼나는 게 너무 싫었다. 그런 생각이 어릴 때부터 있어서 아이들에게 사건이 터졌을 때 항상 두 아이의 입장을 통해 누굴 혼낼 것인지 판단한다. 이러한 나날들이 하루도 빠짐없이 그리고 몇 번 씩 일어나는 사건의 중심에는 항상 수진(가명)이가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 “선생님 수진이가 공부하는데 방해하고 제 물건을 가져가요”, “수진이가 놀리고 때려요” 하루 몇 번씩 등장하는 이름이다.

 항상 모두의 이야기를 들어도 수진이의 잘못이 컸다. 수진이는 항상 혼나도 같은 짓을 되풀이 하고 자기가 조금만 불리하거나 아이들이 단체로 비난을 하면 하염없이 눈물을 흘린다. 처음 수진이를 혼낼 때도 갑자기 눈물을 흘려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이내 면역력이 생겨 수진이가 울어도 나는 끝까지 혼을 냈다. 수진이의 이런 행동이 처음에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렇게 계속 괴롭히면 친구들이 너를 싫어하게 될 거야.”라고 이야기를 항상 하지만 수진이는 변함이 없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차별 없이 아이들을 돌보자’라는 나의 생각이 점점 무뎌져 항상 수진이에게만 차별하듯이 더욱 혼을 내는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크게 사건이 터져버렸다. 수진이가 센터에 와서 인사도 하지 않고 모든 프로그램에 참여도 하지 않고 혼자 다른 짓을 하며 눈에 띄었다. “너는 왜 와서 인사도 하지 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니? 그리고 선생님이 얘기하는데 듣는 태도가 그게 뭐니” 나는 다짜고짜 수진이에게 화를 냈다. 그런데 갑자기 수진이가 울기 시작하며 “선생님은 항상 제가 어떤 상태인지 궁금해 하지도 않고 혼내기만 하세요. 오늘 학교에서 안 좋은 일이 있어서 기분이 너무 속상한데 여기서도 저는 선생님한테 혼나고 대체 저는 누구한테 이야기를 해야 하는 거에요!” 라고 말하는 수진이에게 뒤통수를 한 대 맞은 기분이었다.

 수진이는 어린 아기일 때 부모님이 이혼하시고 고모네 집에서 자랐다. 그래서 항상 부모님의 사랑을 받아야 할 나이 때부터 고모네 집에서 눈치를 보며 살아와 사랑이 부족했다. 그래서 사랑을 원하고 관심 받기를 원해 말썽꾸러기처럼 친구들에게 장난을 쳤고 친구들과 어울리고 싶지만 그 방법을 잘 몰라서 항상 심술궂게 행동을 하였다. 그런 수진이에게 나는 관심이 아닌 야단으로 혼을 냈던 것이다.

 수진이가 무슨 일을 겪고 있는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관심을 가졌더라면 수진이가 이런 말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내 자신이 너무도 부끄러웠다. ‘아이들을 차별없이 대하자’라는 다짐을 어긴 것이다. 그 후로 나의 잘못을 알게 되었고 수진이가 오면 “오늘 학교에서 점심은 뭐 먹었니?” 먼저 이야기를 하며 수진이에게 다가갔다. 수진이는 항상 나의 질문에 짜증이 아닌 환한 웃는 얼굴로 대답했다. 이처럼 아이를 울음에서 웃음으로 만들고 조금씩 변화시키는 건 그리 어려운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조금의 ‘관심’이 변화의 시작이다. 그 후 아이들이 올 때 마다 먼저 다가가 물어본다. “오늘 학교에서 뭐했어?”

 “너 군대 어디로 가?” 20살 때 친구들과의 주된 이야기 중 하나였다. 그럴 때마다 사회복무요원이라고 이야기하는 내가 마치 죄를 지은 듯 당당하지 못하였다. 그저 남들과 다른 신체적, 정신적 차이일 뿐인데 그것이 틀린 것 마냥 인식하는 사람들의 시선이 부담스러웠다. 또한 자주 보이는 사회복무요원들의 근무태만으로 인한 사건들이 인터넷에 올라와 모든 사회복무요원들이 그러할 것이라는 인식을 가진 사람도 있었다. 군대 안가고 편하게 지내는 사회복무요원이라는 이미지, 그러한 이미지 때문에 부끄러워하고 어차피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니 실제로 해이한 마음으로 근무하는 사회복무요원들. 나는 이게 너무나 싫었다.

 그래서 나는 보여주고 싶었다. 2년이란 시간동안 나의 행동으로 내 주위 사람들만이라도 사회복무요원이 그러한 사람들이 아닌 남들과 똑같이 노력한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가장 먼저 내가 맡은 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한 내가 일하는 곳에서의 사람들과 화합이 잘 되도록 먼저 다가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사회복무요원인 친구들에게서 듣는 이야기 중 자주 들리는 것이 같이 근무하는 사람들에게 무시를 당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친구들은 자신의 일에 소홀하고 더더욱 사이는 좋아질 수가 없는 것 같았다. 나는 내가 맡은 일에 관심을 가지고 일을 하면 분명 같이 일하는 선생님들도 나에게 관심을 가질 거라 생각했다. 다행히 선생님들은 사회복무요원이라는 인식이 아닌 같이 일하는 사람으로 나를 대해주고 때로는 아들처럼 잘 챙겨주셨다. 내가 하는 일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또한 그에 맞는 근무 환경을 제공해주신 선생님들께 너무도 감사했다. 그래서 나는 소양교육에서도 표창장을 받으며 열심히 교육을 받고 그로 인해 아동센터이름을 한 번 더 알려서 선생님들도 기뻐했다.

 그리고 아동센터장님은 나에게 항상 “사회복무요원으로 있는 2년간 일 뿐만 아니라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을 찾아서 하다보면 변하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라며 지지해주시고 도와주셔서 현재 한국사 및 컴퓨터 자격증과 헌혈표창장, 봉사 등 여러 가지를 이뤘다. 이러한 내 모습을 본 주위사람들은 나에게 이제 함부로 사회복무요원들의 나쁜 틀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같이 일하는 선생님들을 통해 먼저 남에게 바라는 것이 아닌 내가 먼저 다가가 관심을 보이고 적극적으로 한다면 다른 사람들도 나에게 관심을 가져주고 서로 배려할 수 있다는 걸 생각이 아닌 행동으로 배웠다. 우물 밖 개구리로 나아가는 2년간의 시간 사회복무요원으로 일하며 실제 사회로 나가기 전 작은 사회를 경험하듯 너무나 값진 경험을 하고 있다. 아동센터에 있는 아이들을 보며 순수한 마음에서 나오는 행동과 말로 다시 한 번 내 마음가짐을 되돌아본다.

 어느 누구든 그 사람이 처한 환경을 따지지 않고 평등하게 바라보고 행동 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잊지 않고 아이들을 대한다. 또한 선생님과 지내며 서로에게 관심을 가져 준 시간을 통해 성장해 가는 내 모습을 보았다. 약 2년간의 사회복무요원은 남에게 편하게 보일 수 있지만 그건 경험하지 않은 그 사람들 생각이다.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는 곳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곳이다. 내가 일하는 아동센터 뿐만 아니라 모든 근무지들은 어린 아이부터 노인들과 장애인, 그리고 사람들의 민원을 돕는 곳이다. 어느 한 곳이라도 쓸모없는 곳이 아닌 우리 사회에 없어 서 안 될 중요한 곳이다. 그런 곳에서 일하는 내 자신이 부끄럽지 않고 자랑스럽다. 얼마든지 내가 사회복무요원이라는 자부심으로 부끄러움없이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고 내가 다짐한 마음가짐을 실천하면 분명 다른 사람들이 인정해 준다.

 사회복무요원이 끝나더라도 이제 나에게 주어진 일에 ‘관심’을 가지면 분명 해낼 수 있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인정을 받을 수 있는 마음가짐을 배웠다. 그리고 가장 궁극적인 사랑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남에게 관심을 주고 나에게 관심을 주는 ‘관심을 주세요.’라는 이 한 문장은 2년 간 배운 값진 경험이자 살아가는데 필요한 가장 큰 사랑이라는 의미를 마음속에 새기며 오늘도 나는 아동센터에 출근을 하는 대한민국 사회복무요원이다.(konas)

조용빈(금당지역아동센터)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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