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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사회복무요원 체험수기㉗〕열을 주고, 천을 얻은 나의 사회복무요원생활

작은 사랑! 눈을 뜨고 찾지 말고 마음을 열고 찾아보자!
Written by. 김호진   입력 : 2016-09-11 오후 8: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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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내용은 병무청이 주관한 「2016년 사회복무요원 체험수기」 ‘입선’ 글임. (편집자 주)

 매일 지루하고 재미없는 일상을 반복하던 나에게 새로운 출발점에 설 수 있는 기회가 온다!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을 눈앞에 두고 멀리 가서 찾는 것만큼 어리석은 것은 없다. 2년간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성심성의껏 베풀고 무엇보다 소중한 것을 배우며 나를 성장시킨 나의 사회복무요원 생활의 이야기! 안동진명학교에서 시작되었다.

 2015년 6월 15일, 나는 훈련소에서 기초군사훈련을 받고 사회복무요원 근무를 하기 위해 안동진명학교에 왔다. 교문을 향해 한발 한발 내딛을 때 마다 2년이란 긴 시간이 주는 부담감에 정신은 아득해지고 이제 시작이라는 좌절감에 발은 무거워졌다. 그래도 새롭게 출발하는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학교에 도착한 나는 담당 선생님께 사회복무요원으로서 지켜야 할 규칙과 행동 요령을 배웠다. 특히 담당 선생님께서는 ‘아동학대라는 것이 있어서는 안 된다.’ 라는 말을 강조하셨다.

 이 말을 듣고 ‘나도 사람인데 학생이 내 말을 안 들으면 폭력을 휘두르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앞섰다. 하지만 사회복지학을 전공하여 훌륭한 사회복지사를 꿈꾸는 나에게 학대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안동진명학교에 온 것은 나라를 위한 일이기도 하지만, 훌륭한 사회복지사가 되기 위한 첫 발걸음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며 복무에 임하기로 다짐했다.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면서 지켜야 할 내용들을 교육받은 후, 초등부에 배정받은 나는 초등부 건물로 갔다. 교실에서 활짝 웃으시며 나를 반겨주던 선생님, 어머니 품에 안긴 것처럼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을 주는 환경판, 천방지축 친구들이 떠올라 그리웠던 초등학교 시절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초등학교 시절의 추억에 잠겨있는 나를 아이들은 서슴없이 반겨주었다. 한 아이는 나를 보자마자 안아달라고 하고, 다른 아이는 “누구에요?”, “어디서 왔어요?”, “사회복무요원 선생님이에요?” “오늘 나하고 놀자요!”라고 하면서 지루한 일상을 보내고 있던 나의 어두운 마음에 빛을 밝혀 주었다. 나는 이때의 경험을 통해 예전부터 가지고 있었던 장애에 대한 편견을 바로잡을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이렇게 나를 반겨준 귀여운 아이들을 최선을 다해 돕고 내 동생처럼 생각하며 복무에 임하기로 다짐했다.

 사회복무요원 생활의 첫날, 나는 두 남자 아이의 학습 보조와 학교 생활보조를 맡게 되었다. 처음이라 그런지 설렘이 내 마음의 문을 두드렸다. 1교시 수업을 마치고 쉬는 시간, 한 남자 학생이 옆에서 박수를 치며 나에게 제스처를 취했다. 이론밖에 몰랐던 나는 직접 표현을 하는 자폐성 장애를 가진 아이는 처음 봤기 때문에 매우 당황했다.

 그 때 옆에 서 다른 남학생이 “선생님 나랑 놀자요”라고 말하며 온갖 퍼즐, 장난감, 동화책, 교과서를 가지고 왔다. 동시에 서로 다른 것을 요구하는 두 아이 때문에 정신이 점점 혼미해지기 시작했다. 누구부터, 뭐부터 해줘야 할지 생각을 할 틈조차 없었다. 결국 나는 두 아이를 같이 앉혀서 퍼즐을 맞추기 시작했다.

 그런데 시작한지 5분도 되지 않아 한 아이가 동화책을 가지고 와서 읽어 달라고 한다. 나는 아이에게 동화책을 읽어주시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열심히 읽어주었다. 하지만 두 아이는 내가 읽어주는 이야기가 재미없는지 ‘선생님 다른 거 하고 놀자요!’라고 말하며 나에게 또 다른 장난감을 가져왔다. 나는 두 아이와 놀면서 아이들을 이해하고, 배려하며 조심스럽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어느 날, 학생이 나에게 ‘선생님, 석○는 어제 입었던 옷이에요.’라고 놀림조로 말했다. 확실히 그 학생의 옷은 자주 바뀌지 않았지만 나는 ‘아이가 옷을 깨끗이 입어서 집에서 안 갈아 입혔구나!’라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나도 석○의 옷은 바뀌지 않았다. 그것이 계속 신경 쓰였던 나는 석○에게 ‘석○야 다른 옷은 없어요?’ 라고 하니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없어요?”라며 나한테 다시 묻는 것 같은 말로 되받아 친다.

 감정표현을 못해도 감정은 느끼는 우리 아이들……. 그동안 정도 많이 들어서 나에게는 하나같이 동생같고 귀여운 아이들인데 같은 옷을 계속 입고 그것 때문에 다른 학생들에게 놀림당하는 석○이가 마음에 걸렸다. 그날 밤, 집에서 사회복무요원 급여통장 잔액을 확인했다. 힘든 복무의 대가로 나라에서 주는 많지 않은 월급이지만, 놀림 받는 석○의 모습을 떠올리며 석○에게 옷을 한 벌 사주기로 결심했다.

 다음날 퇴근 후, 나는 시내로 향했다. 처음 들어가 보는 Kids 옷집을 돌아다니며 석○가 마음에 들어할만한 옷이 어떤 것인지 몰라서 고민을 거듭하다가 적당한 가격의 옷을 두 벌 구입했다. 분명 내 월급으로는 부담이지만 ‘석○가 이 옷을 입고 아이들에게 떳떳해질 수만 있다면……. 이쯤이야! 차라리 내가 덜 사먹고 말지!’ 라는 생각을 하니 하나도 아깝지 않았다. 다음 날, 다른 학생들이 오기 전에 석○에게 ‘석○야, 이 옷 입어봐’라며 옷을 줬다.

 석○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내가 건넨 옷을 주섬주섬 입는다. 석○는 옷을 다 입고 장난기가 가득한 얼굴로 날 보며 웃으며 ‘옷 샀어요?’ 라고 말했다. 나는 석○를 꼭 안아주며 상처 받지 않도록 ‘석○가 선생님 말을 너무 잘 들어서 샀어요~’라고 말해주었다. 새 옷을 입고 좋아하며 웃고 있는 석○를 보니, 괜히 내가 가슴이 펴지고 든든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 후 다른 학생들이 반에 다 모여 있을 때 나는 아이들에게 “얘들아! 석○ 옷이 바뀌었어!” 라고 하며 아이들에게 석○의 옷에 대한 관심을 끌었다. 다른 아이들이 석○를 보며 ‘우와~ 어디서 샀어?’, ‘옷 멋지다.’ 라고 하며 석○에게 말을 건넸다. 나는 아이들이 서로 어울리며 서로를 한 번 더 봐주는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꼈다.

 내가 어째서 석○에게 옷을 사주고 아이들과 더 친해 질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인지 생각해보니 단순히 아이에 대한 감정이 앞섰다 보기보다는 그동안 아이들로부터 배운 사랑이 앞섰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이들로부터 배운 사랑이란 아껴주고, 나눌 줄 알며, 베푸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내가 이 아이들로 인해 새로운 사랑을 배우고 실천한 것이라 생각한다.

 주위에서 흔히 말한다. ‘사회복무요원이 뭐 하는 것이 있냐?’, ‘사회복무요원해서 남는 게 뭐냐?’라고 말이다. 나 역시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해서 저런 말을 들어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아무것도 얻을 것이 없다고 생각했기에.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나라에서 월급을 주는 직장인?, 불편한 곳이 있는 성인? 모두 아니다. 우리도 사회에 나와서 국민을 보호하고, 돕기 위해 복무에 임하며 나라를 위해 헌신하는 국민이다. 처음에는 의무이기 때문에 억지로 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사회복무요원 근무를 통해 사회생활을 배우고, 어쩔 수 없이 하는 근무나 베품이 아닌 진심이 담긴 행동으로 한 사람의 행복을 도모해 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러한 것들을 배우면서 사회복무요원은 스스로를 성장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충분한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직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사회복무요원은 마음을 다해 생각하며, 온힘을 다해 행동하고, 사회에 없어서는 안될 존재라고 여기게 되었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패기밖에 없었던 사회복무요원이었지만, 지금은 아이들과 함께 느끼고 경험하며 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지금까지도 그랬지만 남은 사회복무요원 생활도 앞으로의 내 삶에 큰 변화를 가져다 줄 더욱 값진 경험이 될 것을 소망한다. 그리고 소집해제 되는 그날까지 내가 아이들로부터 받은 사랑만큼 더 소중한 추억과 사랑을 아이들에게 남겨줄 수 있기를 바란다.(konas)

김호진(경상북도교육청 안동진명학교)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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