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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사회복무요원 체험수기㉘〕그 어려운걸 자꾸 해냅니다. 제가

Written by. 한니엘   입력 : 2016-09-06 오후 3: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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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내용은 병무청이 주관한 「2016년 사회복무요원 체험수기」 ‘입선’ 글임. (편집자 주)

 안녕하십니까? 저는 풍경 장애인주간보호센터 사회복무요원 한니엘입니다.

 여러분은 “그 어려운 걸 자꾸 해냅니다. 제가”라는 대사를 아십니까? 이 대사는 최근 드라마인 ‘태양의 후예’에 나오는 대사로 사회복무요원을 시작하고 제게 자주 와닿는 대사입니다. 그 대사가 왜 제게 와 닿는지 잠깐, 제 얘기를 하고자 합니다.

 남자라면 누구나 군대의 두려움이 있는데 저는 남자라면 부러워하는 사회복무요원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각자 자기 자리에서 할 일이 있기 때문에 절대 부러워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부러움과 동시에 ‘사회복무요원 나온 애들은 군대 나왔다고 말 못해. 어디 뭐 문제 있는 거 아니야?’라는 불편한 시선들도 있습니다. 그런 얘기를 들을지언정 저는 사회 복무 요원이 자랑스럽습니다. 지금 제가 사회복무를 하고 있는 기관은 중증장애인들이 이용하는 이용시설로 주간보호센터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장애인들이 이용하는 시설로 배정받았다는 얘기를 듣고 처음에는 낯설고 두렵게만 느껴졌습니다. 대학전공이 사회복지과여도 장애인 복지에 대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모든 게 조심스럽고 두려웠습니다. 그래서 별 생각없이 시간이 빨리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2년만 버티자!’라며 24개월을 지내고 전역하려했으나 3가지의 사건으로 인해 저는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지금부터 3가지 사건에 대해 얘기 하고자 합니다!

 2016년 2월 22일 저는 사회복무를 하려 장애인주간보호센터(장애인 이용시설)로 갔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기 전 장애인들과 함께 한 경험이 없어 장애인을 대하는데 있어 너무나도 생소하고 두려워 선뜻 다가가기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센터 내 이용자들은 어려워하는 제 생각이 무색하게 너무나 큰 사랑으로 저에게 다가와 주었습니다. 먼저 한 명씩 다가와 제게 인사를 해줌으로써 제 마음속 어색함과 두려움들이 조금씩 누그러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원장님과 대화를 통해 이용자들 개개인의 특성들에 대해 얘기를 들었을 때 이용자들과 저와의 거리가 조금 가까워짐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기관에서 종사하고 계시는 사회복지사 선생님들과도 어울리며 걱정했던 것보다 더 수월하게 적응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일이 있기 전까진 ‘복무요원으로써 대충 버티다가 전역하자.’라는 생각은 여전히 갖고 있었습니다. 그 생각을 바꿔준 한 이용자가 나타나기 전까지 말입니다.

 처음 그 이용자를 봤을 때 ‘아, 새로운 이용자가 들어왔구나..’라고 생각을 했고 이후 그 이용자의 어머니께서 센터에 방문하시면서 얼굴을 뵈었는데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이었습니다. ‘어디서 많이 봤는데.. 누구지?’라고 계속 생각하던 중에 ‘아! 슈퍼 아주머니!’하고 번뜩 떠올랐습니다.

 그 이용자의 어머니는 평소 교통카드 충전하기 위해 들렸던 슈퍼 주인 아주머니였습니다. 몇 년 동안 그 슈퍼를 이용했지만 주인 아주머니의 아들을 본 적은 없었기에 바로 못 알아봤습니다. 아무튼 그 때 잠깐 ‘세상은 좁고, 광주는 더 좁구나......’라고 느꼈습니다. 아! 잠깐 그 이용자의 대해 설명을 하자면 그 이용자는 자폐성장애 1급입니다.

 특수학교를 막 졸업한 이용자로 자기주장이 강하며 본인 마음에 들지 않으면 힘으로 어떻게든 본인 마음에 들게끔 하려고 하는 이용자였습니다. 덩치도 크며 뛰어 다니는걸 좋아했습니다. 그리고 계단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것을 좋아하며 선 맞춰 걷기를 좋아했습니다. 또한 화장실만 보이면 가서 세수하기를 좋아했으며 한 가지 마음에 드는 게 있으면 그것만 몰두하고 집착하는 여러 특징과 성격을 가진 이용자였습니다. 또한 초코파이를 정말 좋아하다 못해 사랑했습니다. 여기까지 그 이용자에 대한 얘기였고 다시 본론으로 들어갑니다.

 2016년 3월 7일 월요일 오후 제가 복무하고 있는 센터는 장애인복지관에서 진행되는 ‘노래교실’ 프로그램에 함께 참여하여 노래를 배우는데 그 날도 어김없이 노래교실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노래를 좋아했던 그 이용자는 노래교실이 진행되는 넓은 강당을 뛰어 다녔습니다. 노래교실을 저희 센터만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기관에 서도 와서 함께 이용을 하기에 혹시나 모를 안전사고(뛰어다니다 다른 기관 이용자와 부딪히는 등)때문에 그 이용자를 자리에 앉혀야 했지만 선뜻 발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괜히 자리에 앉히려 했다가 맞는다거나 다치면 어떡하지 라는 마음이 더 앞섰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제목처럼 어렵지만 해내야 하는 게 내가 지금 하는 일이라는 사명감으로 이용자에게 다가갔고 많이 흥분된 상태를 진정시키고자 노력을 했습니다. 감사하게도 제 마음이 그 이용자에게 닿았는지 진정을 하고 앉아서 노래 부를 때 함께 노래를 따라 부르고 함께 일어나 춤을 출 때 추는 등 강사 진행에 따라 함께 참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저는 고민이 많았습니다, ‘내가 계속 여기서 복무하는게 맞는 걸까?’라는 의문이 들었고 그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결국 다시 한 번의 어려움이 찾아왔습니다. 언제인진 기억이 나지 않지만 저희 기관 프로그램 중 화요일 오후에 진행되는 태권도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태권도 프로그램을 참여하러 장애인 체육시설을 갔는데 도착하자마자 일이 발생했습니다. 다른 이용자들과 함께 얘기하는 동안 그 이용자가 사라진 것이었습니다. 그 이용자를 찾기 위해 강당을 돌아다니고 화장실을 둘러보아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때부터 제 마음에 순간 무서움이 다가왔습니다.

 ‘혹시나 그 이용자가 잘못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을 시작으로 여러 가지 생각들을 하며 찾으러 다녔지만 찾기가 힘들었습니다. 더 이상 저 혼자서는 찾을 수 없을 거 같아 기관 내 남자 선생님과 함께 찾으러 다녔습니다. 10분이 지나고 20분이 지나고 30분이 지나도 보이지 않았고 태권도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건물 옆 건물로 갔을까 하는 생각에 옆 건물로 가보았습니다.

 옆 건물로 들어서자 보이는 건 의자에 앉아 웃으며 놀고 있는 그 이용자의 모습. 그 모습을 보자 걱정했던 제 마음이 이상하게 화로 바뀌면서 저도 모르게 그 이용자에게 화를 내었습니다. 그런데 그 이용자는 제 손을 꼭 잡았습니다. 걱정했던 제 마음을 알고 잡은 거였을까요? 화가 났던 제 마음은 언제 그랬냐는 듯 사그라지며 함께 이용자의 손을 꼭 잡았습니다.

 손을 잡고는 ‘다른 식구들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얼른 선생님이랑 같이 가자.’라고 말했더니 그 이용자는 맑게 웃으며 저를 바라보았습니다. 그렇게 일은 마무리 되었고 함께 태권도 프로그램에 참여하였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이용자들의 돌발 행동과 상황 속에서 적응하고 익숙해진 줄 알았던 저에게 다시 한 번 긴장을 하게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4월 어느 날, 한창 숲이 울창할 때였습니다. 센터 프로그램 중 수요일 오전 숲 체험을 위해 무등산을 갔었습니다. 무등산 내 1187번 버스를 타면 갈 수 있는 원효사에 센터차량을 타고 이동하여 갔습니다. 이용자들과 함께 파릇파릇한 녹색 빛이 어우러진 숲의 장관을 보고 숲의 맑은 공기덕분인지 저를 포함한 이용자들 기분이 좋아 보였습니다. 물론 그 이용자도 말입니다.

 그러던 중 저의 불찰로 그 이용자를 손에서 놓치게 되었습니다. 그 순간 두려움이 찾아왔고 발에 불이 나게 뛰어 그 이용자를 찾았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제 모습에서 달랐던 점은 저번처럼 당황하지 않고 그 이용자의 특성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먼저 그 이용자는 앞서 말했듯이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저는 원효사 계단을 가보았습니다. 그러나 그곳엔 없었습니다.

 생각과 다르자 마음에 조급함이 찾아오기 시작했고 남자 선생님께 도움을 청해 함께 찾기 시작했지만 쉽게 찾을 수 없었습니다. 울창하고 푸르다고 생각했던 무등산이 넓고 넓은 미로와 같은 무등산으로 생각이 바뀌면서 더 열심히 이용자를 찾아다녔습니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원효사 안으로 들어가 찾아보기도 했고 차로 돌아가 찾아 봤으나 이용자의 그림자조차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용자를 찾는 동안 땀으로 샤워를 한 저는 얼굴이라도 씻고자 화장실로 들어갔습니다.

 마침 그때 그 이용자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남자화장실 안을 샅샅이 찾았지만 이용자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여자 화장실을 들어갔는데 이럴수가. 여자화장실에서 그 이용자는 세수를 하고 있었습니다. 한 달 동안 함께 하면서 이 이용자에 대해 완벽하게 파악했다고 생각했는데 그 생각은 그저 자만과 교만이었던걸 깨달았습니다. 한 순간의 제 자만이 이런 결과를 불러왔습니다. 정말 제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그리고 다시는 누군가를 만나더라도 ‘나는 이 사람에 대해 모든 걸 다 알고 있어!’라는 생각은 나만의 착각임을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무튼 그 일이 있고 난 후 미안한 마음에 저는 정말 그 이용자에게 관심과 사랑을 주었습니다. 놀랍게도 그 마음이 통했는지 그 이용자도 제 말을 잘 따라주고 함께 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개인사정으로 입소한지 2달 뒤에 퇴소를 하였습니다. 퇴소 하던 날 그 이용자 어머님과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어머님의 한마디 한마디가 지금도 잊혀 지지 않습니다.

 ‘필요한 곳에서 묵묵히 일해주시니 감사합니다.’라는 말 한마디. 그 말을 들었을 때 마음 한구석이 아려왔습니다.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라고 말씀하시는데 왜 그렇게 죄송한 마음이 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 이용자에게 마지막인데 선생님들께 인사하고 가라던 어머님의 말을 듣지 않고 뒤돌아 가던 그 이용자의 마지막 모습을 보는데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그 이용자와 함께하는 2달 동안 여러 가지를 배웠습니다. 긍정적 에너지로 헌신적인 열정이 없던 저에게 우울 할 땐 유머로 웃음을 주고 내가 힘이 들더라도 이용자의 편의를 먼저 생각하는 배려를 배웠습니다.

 굳이 내가 먼저 양보해야 해? 라고 생각을 하던 제게 양보와 배려가 무엇인지 생각하고 가르쳐 주는 시간이었고 지금도 계속 배워나가고 있습니다. 사회복무요원으로써 자긍심과 앞으로 전역했을 때 사회복지사란 직업에 대해 생각해보고 배우는 시간이 되었고 앞으로 지금 함께 하고 있는 이용자들과 어떤 추억을 만들어갈지 그리고 사회복지사로써 마음가짐 등 앞으로 배울 것이 많음에 기대가 되고 감사가 됩니다.

 어디든 필요한 곳이 있다면 언제든 달려갈 수 있는 그런 준비된 사회복무요원이 되어 전역하겠습니다.(konas)

한니엘(풍경 장애인 주간보호센터)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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