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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무요원 체험수기④ <장려상> "세상을 바꾸는 희망의 등불"

"다름" 인정하면 시야 넓어져
Written by. 백승록   입력 : 2018-10-01 오후 3:2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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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융합형 인재. 요즘 많은 분야에서 필요로 하고 육성하려한다고 합니다. 인문대학, 공학대학 등의 분야의 틀을 깨고 여러 전공을 융합해서 현대 사회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그들이 진짜로 필요한 이유는 기존의 업무를 보는 사람들과는 다른 관점에서 사회를 바라보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애플의 창업주, 스티브 잡스는 학창 시절 들었던 캘리그라피 강의를 듣고 최초로 폰트를 적용할 수 있는 컴퓨터를 개발했고 안랩의 안철수는 의사였지만 컴퓨터 바이러스를 자동으로 치료하는 백신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사회복무요원이란 융합형 인재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각자 복무하는 분야가 서로 다를 수 있습니다. 시청과 같은 관공서, 복지관, 지하철 등 공통적으로 각각의 분야에서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거나 어쩌면 해당 업무에 너무 익숙해진 나머지 그 문제조차 인식 못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기존의 실무자와는 다른 관점에서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여 조직을 변화시켜나갈 수 있는 사람이 사회복무요원이며 그 변화가, 그 노력이 자신과 머물러 있는 지역 사회에도 희망의 등불' 처럼 긍정적 변화로 다가올 수 있음을 근무하면서 배웠습니다. 저는 우연한 기회에 <항만소방서 공병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어플리케이션(Application,이하 앱)을 개발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배운 점과 이후의 이야기를 몇 자 적어보려 합니다.

"컴퓨터 전공했다고?ˮ

 "대학교에서 컴퓨터 전공했다고? 이야~ 예방계 딱이네!ˮ첫 출근을 했던 날, 사회복무담당자님께서 미소를 지으며 하신 말씀이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기억이 납니다. 소방차나 구급차를 탈 것이라고 기대했던 저의 예상과 달리 예방안전과는 소방시설 점검, 소방안전에 관한 교육 등 우리 주위에서 발생할지도 모르는 소방안전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각종 업무를 담당하는 곳입니다. 기초생활 수급자와 같은 사회취약 계층에 소화기나 단독경보형 감지기 등의 기초소방시설을 가정 내에 비치할 수 있도록 홍보하는 등 불의의 사고를 미연에 예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작은 몫을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이외에도 시간이 있을 때마다 전공인 컴퓨터와 관련된 일을 도맡아 하기도 하면서 출판물의 수정이나 엑셀을 이용한 자료정리 등의 업무도 일부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것이 단순히 일을 시킨다는 개념보다는 신입인 제가 어느 정도의 일까지 할 수 있는가를 테스트하고 그에 대한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 중의 하나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찬스 : 앱을 만들다

  2017년 12월, 우연히 제 전공을 살릴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바로, <항만소방서 공병관리시스템>의 시스템과 앱을 만들게 된 것입니다. 평소와 다름없던 아침, 같은 과의 장비담당 직원께서 저한테 물어봤습니다. "같은 문서 파일을 여러 사람이 동시에 읽고 쓸 수 있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ˮ첫 시작은 단 하나의 질문이었지만 질문은 꼬리를 물고 물어서 산소호흡기 관리카드를 편리하게 관리하는 방법'이 질문의 궁극적 목표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반장님, 그럼 차라리 컴퓨터에 앉아서 엑셀문서를 작업해서 주고받는 것보다는 핸드폰 앱으로 만들어서 쉽게 작성할 수 있게 하는 게 어떻겠습니까ˮ

 그렇게 시스템과 앱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어려웠던 일은 프로그래밍보다는 행정용어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난생 처음 보는 용어, 문서를 결재하기 위해서는 어떤 과정을 거치고 어떤 절차가 필요한지.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그 업무와 용어들이 경험이 없는 제게는 생소했습니다. 전혀 알지도 못하는데 그에 관한 시스템을 구축하려하니 더더욱 어려웠습니다. 행정에 문외한인 제 눈에 필요없다고 생각되는 부분들을 물어가면서 없애가면서 시스템을 제작해 나갔습니다. 물론, 삭제한 부분 중 일부분은 다시 복원했지만 그래도 많은 부분이 수정되고 단축되었습니다. 그런 일련의 과정들이 제게는 수많은 오류나 문제보다도 더 어려웠습니다.

다름 : 실패에서 배운 것

 외에도 수많은 어려움을 이기고 주말도 없이 앱 제작에 매진한 끝에 석 달 만에 시제품이 나왔고 설치파일을 항만소방서 산하에 있는 119안전센터에 보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첫 작품은 망했습니다. 다음 날 아침부터 제 내선전화와 핸드폰에 불이 나게 전화가 왔습니다. 대부분 내용은 비슷했습니다. "동료 소방관은 되는데 내 핸드폰은 안 된다ˮ라던가, "분명히 적용했는데 컴퓨터로 보니 적용이 안 되어있다.ˮ등의 내용이었습니다. 처음엔 당혹스럽고 짜증이 나기도 했습니다. 선의로 만든 앱이었는데 안된다고 짜증을 내는 소방관들에 대해서 화가 나기도 했습니다. 처음에는 내가 저지른 일이니깐, 해결을 하고 보자.'라는 마음에서 앱의 문제점을 차근차근 살펴보고 수정하기로 했습니다.

 수정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제 전공과 관련하여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프로그래밍이라는 것은 단순히 기술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며 소비자가 원하는 디자인과 소비자가 원하는 일부의 기능을 더 쉽고 편하게 제공하는 것임을 배웠습니다. 그 과정에서 프로그래머가 가져야할 소양이 단순히 프로그래밍을 하는 것이 아니라 약간의 디자이너의 자세도 필요하고 아이디어를 창출해내는 기획자의 자세도 필요함을 배우면서 사회복무요원으로서 업무를 수행하는 와중에 개인적으로도 성장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사실 여기서 제가 느낀 것은 따로 있었습니다. 다름'이라는 것입니다. 제가 당연히' 직관적으로' 이렇게 앱을 사용하면 되겠다고 생각하고 만들었는데 당연하지 않고' 직관적이지 않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존재하고 그 사람들의 숫자는 많을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상대방과 저의 다름'을 인정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제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왜 납득하지 못하고 적용할 수 없는지를 이해할 수 없었고 사실 이해하려고 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나 문제를 해결해야했기 때문에 일단은 좀 더 직관적이고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앱을 개발해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엑셀화면를 띄워주는 시제품의 앱에서 필요한 데이터만 보여주고 수정할 수 있는 앱으로 단순화 하였습니다.

 앱의 구조와 디자인을 완전히 개선하는 과정에서 개선하기 전의, 시제품 앱을 다시 본 적이 있었습니다. 제가 만든 앱이지만 제가 봐도 어렵더군요. 그 때 알았습니다. 저는 앱을 만든 배경지식이 있기 때문에 사용하기 쉬웠고 다른 사람들은 그것이 없기 때문에 사용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각자 가지고 있는 배경지식이나 살아온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사물이나 현상을 바라봐도 해석하는 바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그렇게 발표한 정식버전의 앱은 다행히 현재까지도 소방서에서 아무런
지장 없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나의 변화가 세상의 변화가 되기를!

 그렇게 글이 아닌 경험으로 배운 다름'이라는 것은 저를 다른 방향으로 바뀔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어쩌면, 제 주변의 지역사회도 일부분은 변화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남들과 다르고, 내가 못하는 부분은 배우고, 잘하는 부분은 가르쳐줘야 세상이 밝아질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3월부터 주말마다 봉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제가 살고 있는 영도의 해동중학교에서 토요일에 대학생멘토단 선배가 간다! 학습코칭' 프로그램을 맡아서 강사로 재능기부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영도구 진로교육지원센터가 요청할 때 진학설명회에서 정시로 대학가기/정시학습법'의 강연도 하고 있습니다. 가끔 제게 강연을 들은 중고등학생들이 "수학 공부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ˮ"지금이라도 영어 공부를 하면 좋은 대학을 갈 수 있을까요ˮ하고 메시지가 오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저와 비슷한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 초보 개발자를 위한 블로그를 만들어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앱을 만드는데 사용된 해외의 여러 기술을 사용하면서 영어라든가, 부족한 설명 등을 이해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었고 이를 공부하면서 누군가 이 기술을 사용할 다른 사람도 나와 비슷한 어려움을 가질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 블로그를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분명, 누군가는 그 글을 읽고 더 좋은 기술과 더 발전된 아이디어로 세상을 더 좋게 만들어낼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고 그것이 사회복무요원으로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희망의 등불이 되어 세상을 밝히자!

 우리는 사랑과 나눔으로 맑고 밝은 사회복지에 기여한다. 제가 다녀왔던 보은 사회복무연수센터에서 시작과 끝을 장식하던 사회복무요원 헌장의 첫 번째 문장이자 유일하게 그러나 강력하게 기억에 남는 문구입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항만소방서에 첫 발을 내딛던 2016년 10월의 그 날부터 지금까지 1년 9개월이라는 기간 동안 사랑과 나눔은 꼭 남을 직접적으로 도움을 줘야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님을 깨닫고 있습니다.

 저는 사회복무요원으로서 앱을 개발해서 부산소방이라는 조직을 4차산업혁명의 물결 속으로 작게나마 바꾸었습니다. 사회복무요원이 아닌,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주말의 재능기부나 기술관련 블로그 활동을 통해서 사회의 일부를 바꾸고 있습니다. 이런 간접적인사랑과 나눔이 누군가에겐 큰 도움이 되고, 크게는 사회복지에 기여하여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저는 굳게 믿습니다. 그것이 진짜 사회복무요원이가진 강점이자 희망의 등불이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konas)

부산항만소방서 백승록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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