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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무요원 체험수기㉚ <입선> 나는 오늘도 소확행을 찾는다.

공직을 꿈꾸는 사회복무요원의 현장 이야기
Written by. 한준영   입력 : 2018-10-17 오후 4:4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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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겨울부터 수원시청 기후대기과와 인연을 맺은지 7개월, 이 시간이 누구에게는 지루하고 긴 시간일 수 있겠지만 행정학을 전공하는 저에게는 정말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탄소포인트제 업무, 주민참여예산, 봉사활동 등을 하면서 따뜻한 사회'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고, 공직자란 어떤 자세를 가져야하는지에 대한 깨달음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공직을 꿈꾸는 사회복무요원! 지금부터 저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아침 6시, 핸드폰 알람이 하루의 시작을 알린다. 부모님께서 아침 일찍 출근하시기 때문에 동생을 챙기는 일은 내 몫이다. 씻고 동생을 깨운 다음, 아침밥을 준비하고 나면 금세 출근시간이 다가와 동생에게 "형 간다! 또 자면 안돼!ˮ라는 말을 남긴 채 집을 나선다. 그리고 7시 40분 정도 시청에 도착해 자리를 정돈하고 출근하시는 과장님, 팀장님, 주무관님들을 맞이하면 새로운 일과가 시작된다.

책임이라는 말을 빼버리면 인생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탄소포인트제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시행된 제도로, 기준사용량 이상 감축하면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이 제도의 치명적인 단점이라면, 사용량을 지자체에서 수집해야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매월 상・하반기에 수원시 소재 탄소포인트제 참여 아파트 중 사용량이 자동으로 수집되지 않는 곳은 관리사무소에 공문을 보내 사용량을 수집, 입력한다. 숫자 하나라도 잘못 기입하면 포인트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높은 책임감이 필요하다. 언젠가 타시 탄소포인트 담당 주무관님께 관련된 전화가 온 적이 있는데, 지자체가 사용량 관리까지 하는 것은 부담이 크다고 공감해주시며 "힘내자!ˮ고 서로 응원한 적이 있다. 이후에도 다른 시・군에서 이 문제로 전화가 많이 오는 것을 보면서 제도와 현실 사이의 괴리감이 크다는 것을 깨닫고 이를 개선할 필요성이 크다고 생각했다.

 가끔은 받기 힘든 전화도 걸려오곤 한다. 한 어르신께서 뉴스에서 "탄소포인트제에 가입하면 7만원씩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봤다.ˮ며 가입하겠다고 전화를 주셨다. 그러나 인센티브 받으시려면 지금보다 더 많이 아끼셔야 하고, 1인 가구이시기 때문에 힘드실 것이라고 답해 드렸다. 그랬더니 갑자기 욕설을 하시며 "왜 이 제도를 운영하느냐. 7만원은 왜 안주냐.ˮ는 억지를 30분 내내 부리시다가 전화를 끊으셨다. 이런 전화를 받을 때면 영혼까지 털리는 것 같다. 하지만, 가입신청서에 고객번호를 잘못 적어주셔서 가입신청이 안될 때, 끝까지 전화드려서 가입완료 처리를 해드리고 "전화를 안받아서 미안하다. 챙겨줘서 고맙다.ˮ라는 말씀 덕분에 이제는 비방전화가 와도 인생의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웃어 넘기는 내성이 생겼다. 오늘도 전화벨이 울리면 "감사합니다. 수원시청 기후대기과입니다!ˮ로 시민들을 맞이한다.

인간의 가장 위대한 업적은 생각과 열정의 교류에서 이루어진다.

 수원시에는 주민들이 직접 예산과정에 참여하는 주민참여예산 제도가 있다. 올해 5월 31일까지 제안하는 내용은 타당성을 검토해 다음 해 예산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평소에 건의할 것이 많았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건의하기로 마음먹었다.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되는 것은 교통체증 문제로, 망포역 3번 출구 버스정류장이 옆 건물 주차장 입구와 맞닿아 있어 주차하려는 차들과 버스가 뒤엉켜 교통체증은 물론 승객들의 안전도 위험한 상황이라 보여졌다. 그래서 출・퇴근 시간에 버스 정류장을 찾아 현장사진을 확보하고, 버스정류장 길이를 좀 더 늘려야한다고 보고 제안서를 작성해야하는데 막상 작성하려니 감이 오지 않았다. 그래서 복무 담당 주무관님께 조언을 구했다. 처음에는 "글이 너무 길다.ˮ부터 "이렇게 쓰면 사람들이 안읽는다.ˮ는 등의 질타가 이어졌지만, 인고의 노력 끝에 "저번보다 훨씬 보기 좋다. 제출해도 되겠다.ˮ라는 말씀을 들을 수 있었다. 덕분에 제안서를 막힘없이 작성할 수 있게 되었고, 주민센터와 주민참여예산에 제출할 수 있었다.

 며칠 후 주민센터에서 전화가 왔다. "주민센터에 보내준 제안은 잘 보았습니다. 우리도 이 문제를 해결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니 현장실사를 가려고 합니다.ˮ이 말을 듣는 순간 매우 기뻤지만 한편으로는 타당성이 없다는 결론이 나올까 불안한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주민센터를 찾아가 팀장님과 말씀을 나누어 본 결과 괜찮은 아이디어였고 주민참여예산으로 건의했다고 하니 기다려보자고 말씀해주셔서 불안감은 이내 사라졌다. 이 일을 계기로 자신감이 생기면서 생각했던 아이디어들을 모두 꺼내기 시작했다. 집 근처에는 반쪽만 보이는 전광판이 설치되어있는 버스정류장과 노후된 버스정류장이 있어 주민들의 불만이 크다. 그래서 전광판 교체와 정류장 리모델링을 건의하는 제안을 올렸다.

 며칠 뒤, 시청에서 "제안 올려주신 것을 보고 직접 현장조사를 다녀왔습니다. 그래서 전광판을 알아보니 양면 전광판이 재고가 있어 교체할 수 있을 것 같고, 노후 정류장은 개선될 수 있도록 다음연도 예산에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ˮ라는 답변을 주셨다. 시간이 좀 더 걸릴 줄 알았는데 예상외로 빨리 답변을 받아서 놀라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기뻤다. 예산에 반영하는 절차는 무척 까다롭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 시에서는 이에 대한 보완책으로 긴급 민원 처리의 경우 인터넷 민원으로 건의하면 빠르면 3~4일 내, 법령 검토가 필요한 경우 최장 10일 내로 해결되도록 하고 있다.

우리 동네는 아파트와 주택이 오밀조밀 모여있는 곳이기  때문에 골목 차량 이동량이 매우 높아 도로 깨짐현상과 지반침하가 자주 일어난다. 올해 3월에는 평소보다 더 크게 지반침하가 일어났는데도 일주일이 넘도록 보수되지 않고 주민들의 불만은 높아져만 갔다. 그래서 현장 사진을 찍고 제안서를 작성해 제출했더니 그 다음날 바로 긴급보수를 해 주셨고 3일 뒤에 완전보수를 해주셨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통장님께서도 보수할 곳이 생기면 나에게 말씀해주신다. 근래에는 통장님께서 교회 앞 빗물받이 주변이 심하게 침하되어있다고 말씀해 주셨고, 현장을 본 후 제안서를 올렸다. 며칠 뒤 답변이 왔는데 아쉽게도 사유지라서 구청에서 보수를 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런데 다시 현장을 찾아보니 이상하게도 보수가 되어 있었고, 시에 재문의했더니 누가 보수했는지 모르겠다고 답변을 해주셨다. 아직까지도 누가 보수했는지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이외에도 주차난 해결을 위한 공영주차장 건립안, 불필요한 버스정류장 이전, 반사경 설치, 지하차도 환경개선안, 초등학교 앞 신호등 설치, 역 출구 계단 정비안 등의 제안을 주민참여예산에 올렸다. 많이 올렸는지 주민참여예산이 마감될 무렵 담당부서에서 작성한 사람이 사회복무요원이 맞는지 확인전화를 주셔서 담당 주무관님께서 "우리 사회복무요원이 행정학을 전공해서 적극적으로 건의하고 있다.ˮ고 말씀하시는 헤프닝도 생겼다. 주민참여예산에 참여하면서 나만의 시간은 거의 없었지만,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을 도출하는 과정에서 현장이 답이다!'라는 깨달음을 얻었고, 보고서 작성법도 배울 수 있었다. 오늘도 어김없이 우리 동네 민원해결사는 현장을 찾는다.

우리는 일함으로 생계를 유지하지만 나눔으로 인생을 만들어간다.

 수원천은 화성을 가로질러 황구지천에 흘러가는 2급 하천으로 길이가 2.72km에 달한다. 우리시에서는 1996년부터 하천 생태계 사업을 추진하여 자연형 하천으로 탈바꿈시켰고, 방문객들도 증가하고 있다. 덩달아 쓰레기도 증가해서 지역 봉사단체에서는 수원천 정화에 힘쓰고 있다. 부서 팀장님께서 이 단체를 소개시켜주신 덕분에 정기적으로 봉사에 참여하며 문제해결사로 활동하고 있다.

 봄이 오면서 잡초가 무성하게 자랐는데도 이를 제거하지 않아 이용객에게 불편함을 주고 있었다. 그래서 정기적으로 하천 바닥을 뒤집어주는 준설작업을 하는 것처럼 잡초제거도 주기적으로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구청 관계자분도 잡초제거 작업을 정기적으로 하지는 않는다고 하셔서 수원천 잡초제거 정례화' 방안에 대한 제안을 주민참여예산에 올렸는데, 타당성 검토가 잘 처리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근에는 매향교 앞 자전거 도로에 균열이 가 있어 보수조치를 한 곳이 있었는데, 아스팔트가 굳지 않은데다 균열이 남아있었다. 자칫하면 자전거 이용객들에게 큰 사고가 발생할 수 있었다. 그래서 자전거 도로 재보수 및 보수 시 안전펜스 설치 내용을 담은 제안을 인터넷 민원에 올렸고, 구청 건설과로부터 안전에 유의해서 재보수를 하겠다는 약속을 해주었다.

 일요일에는 복무 전부터 꾸준히 봉사해온 거리정화 봉사에 참여한다. 봉사를 하면서 계속 느꼈던 것은 거리 정화를 해도 쓰레기는 늘어날 뿐, 본질적인 문제는 개선되지 않았다. 그래서 아파트 단지에서 사용하는 기계식 음식물 수거함을 상인회 차원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주민센터에 건의했다. 팀장님께서도 좋은 아이디어라며 검토해보자고 하셨다. 그러나 긴 시간 논의 끝에 예산문제와 상인회의 반발을 이유로 시행되지 못하게 되었다. 적지 않은 시간을 투자했음에도 결과가 좋지 않아서 자괴감도 많이 들었지만, 중심상가 주변 보도블럭이 모두 새것으로 교체되었고 도로로 넘쳐흐르던 쓰레기들도 많이 줄어드는 변화가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주민센터 근처 공원에는 담배꽁초 및 무단투기 쓰레기들이 쌓여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담배꽁초가 너무 많아서 공원을 청소하고 나면 50L 봉투의 절반은 담배꽁초로 차있을 정도로 심각해, 이 구역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하고 cctv를 설치하면 좋겠다는 제안을 올렸다. 팀장님께서는 공원이 다른 동에 소속되어 있어 담당 부서에 제안을 전달했다고 말씀해 주셨다. 3주 뒤, 담당 주무관님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주무관께서는 해당 구역은 산림녹지 규정 상 금연구역 설정이 불가하고, 일부에서는 해당 지역을 흡연구역으로 지정해달라(?)는 민원도 있다고 하셨다. 또한, CCTV의 경우에는 1년에 한 대만 설치할 수 있을 정도로 예산이 부족할 뿐더러 실효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설치가 힘들 것 같아 현수막을 다는 것을 권유해주셨다. 주무관님 말씀을 들은 뒤, 현실적 측면을 고려하여 현수막을 다는 쪽으로 검토를 부탁드렸다. 하루빨리 현수막이 달려서 흡연에 대한 경계심을 높일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근래에는 버스정류장 의자 뒤쪽에 쌓이는 쓰레기를 방지하고자 마감재 설치를 건의했는데 팀장님께서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해주시며 해당 지자체 주민참여 예산에 직접 건의해볼 것을 권유하셔서 해당 건은 주민참여예산에 건의해 놓은 상태이다.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마감재 설치로 버스정류장 환경이 개선되기를 기대한다.

이 글을 마치며

 퇴근 후에는 민원현장을 찾아가고, 보고서를 작성하면 하루는 금세 지나가 버린다. 어떤 주무관님은 "나중에 공무원 되면 참 공무원이 될 것 같다.ˮ고 말씀해주셨는데, 너무 열심히 했는지 몸살에 걸려 링거를 맞는 날도 있었다. 주변 친구들은 나에게 "돈도 안주는데 왜 그렇게 고생하느냐.ˮ고 말하지만,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해 나가면서 누군가에게는 불편함이 행복함으로 바뀌고, 내 자신도 행복하기 때문에 이것은 무엇보다도 큰 가치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지역사회에 봉사하면서 따뜻한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는 사회복무요원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konas)

수원시청 한준영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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