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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무요원 수기 ‘비전을 향한 디딤돌’(입선)

Written by. 안준   입력 : 2019-11-22 오후 1:5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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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무청은 지난 5월 24일∼ 6월 21일까지 사회복무요원 체험수기를 공모해 선발된 내용을 책으로 엮은 '2019 젊음, 향기로 피어나다'를 9월 26일 발간했다. 2006년 시작된 체험수기집 발간은 올해가 14번째로 사회복무요원들의 진솔한 이야기가 담겼다. 코나스는 병무청의 협조 아래 우수작을 중심으로 게재한다.<편집자 주>

 니가 사회복무요원 이라고?
 대한민국 남자라면 피할 수 없는 20대의 약 2년이라는 시간, 한 번 다녀올 거, 해병대 수색대로 자원입해서 당당하고 용감한 진짜 사나이가 되고 싶었다. 그러나 20살 여름, 병무청 신체검사 결과는 4급 보충역 판정이었다. 선척적 척추분리증이 초등학생 때부터 20살까지 축구부 생활로 인해 전방전위증까지 발생시킨 것이 원인이었다. 담당의사와 면담도 했지만 결과는 “입대 해봤자 바로 퇴소 당한다.”라는 충격적인 답변뿐이었다.

 같은 시기에 친구들은 모두 현역판정을 받았다. 친구들도 “특전사를 가도 남을 놈이?”라며 질타 아닌 질타와 부러움을 샀지만, 나는 그리 달갑지 않았다. 사회복무요원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회의 시선, 그러나 사회복무요원이 사회에 공헌한 사례들을 뉴스에서 보기도 하고 주위에 복무하는 동안 보람차게 시간을 보내어 목표를 달성하거나 스스로 발전한 사람들을 보며 시간이 지나면서, 사회복무요원으로써 복무하는 동안 내 스스로가 마음가짐과 목표설정을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재정비의 시간
 나는 초등학생 때부터 20살까지 축구부였다. 만성적인 척추분리증에 의한 요통 때문에 훈련을 강도 높게 한 날에는 허리를 펴기가 힘들었고 다리도 저려왔지만 그럴수록 더 열심히 근력운동을 하였고, 오히려 남들보다 더 강한 근력을 가지고 버텨내면서 축구선수의 꿈을 키웠다. 그러나 고1, 고2, 고3 총 세 차례의 축구부 해체와 친선경기를 통해 눈에 띄어 진학이 확정되어 있었던 대학교의 사정으로 희망마저 사라지고 말았다.

 남들은 다 대학교에 진학했지만 나는 20살이 되어서도 정처없이 실업팀 테스트를 전전하며 떠돌았다. 그러나 기회는 오지 않았고 결국 축구선수라는 꿈이 좌절된 후 고향으로 돌아와 신세한탄만 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러던 와중에 축구부 시절, 팀 닥터에게 치료를 받으며 관심있었던 재활치료사가 생각이 났다. 그래서 밥먹고 축구만 했었던 내가 1년 남짓한 시간동안 매일 혼자 도서관에서 독기를 품고 공부하여 우여곡절 끝에 물리치료과에 입학하게 되었다.

 남들보다 1년이 늦었기에 나는 더 열심히 했다. 공부만 했던 학생들을 따라잡기 위하여 군 복무도 미루고 2년 동안 정신없이 학과 공부와 학회장으로 활동하며 시간을 보냈다.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다가, 휴학 후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사회복무요원으로 소집이 되었다. 훈련소에 입소하는 날 “어차피 시작된 거 뭐든 얻는게 있을 거야. 이왕 할거 하나라도 얻어야지.”라고 생각하면서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기로 마음먹었다.

 꽤 늦은 나이에 훈련소에 왔지만 훈련소에서의 시간은 지금까지 정신없이 달려오기만 했던 내게 다시 한 번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 지금 내가 가고 있는 방향이 올바른지 점검 할 수 있는 시간, 가족과 비전에 대하여 깊이 생각해보며 재정비 할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또한 훈련소에서 생활하는 동안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학교 선생님, 수의사, 전직축구선수, 직장인, 카이스트생, 피아노 전공자 등... 다양한 사람들과 대화하며 간접적인 경험도 하고 생각의 폭을 넓힐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 중 대부분은 자신에게 어딘가 불편함이 있다는 사실에 자신감이 부족해 보였다. 나는 팀장을 맡게 되었고 소극적인 팀원들에게 ‘몸은 불편하겠지만 한 명의 낙오자도 없이 모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긍정적인 자세를 가지자.’고 독려하며 생활하였다. 팀원 모두 내가 먼저 앞장서서 적극적으로 훈련과 생활을 하니, 비록 외적인 불편함이 있음에도 모든 팀원이 함께 적극적으로 따라와 주었고 훈련과 생활 모두 잘 마칠 수 있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훈련소에서 팀장으로써의 경험은 내게 리더십을 키워준 좋은 시간이었다.

 사회복무, 또 하나의 유익한 경험
 나는 무작위소집 신청을 했기때문에 당연히 사회복지시설로 가게 될 거라고 생각했었다. 우리 동네만 해도 네 개의 시설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난 의외로 울산과학기술원에 배정을 받았다. 처음에는 이런 곳에 사화복무요원이 왜 필요한건지 의문을 가졌지만 실제로 복무를 하며 이곳에도 사회복무요원은 꼭 필요한 인력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나의 근무지는 안전팀이다. 주 업무는 안전순찰, 소방관제이다. 이곳에는 우리나라 발전에 기여하는 중요한 연구시설이 많다. 간단히 소개하자면 대기오염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탄소배출을 줄이고 실용성은 높이는 저차원탄소 사용 개발 연구동, 무게는 줄이고 효율은 높이며 4차 산업의 제품들의 핵심되는 소재들을 개발하는 첨단소재연구동, 암, 뇌손상질환, 수명연장, 안티에이징 등을 줄기세포를 통하여 치료, 개발 하는 연구동, 전기차, 수소차의 원동력을 만드는 이차전지 연구동, 지구상에 세 대만 존재하는 고압축기계 등, 한 마디로 4차 산업을 선도하는 연구기관이다.

 그렇기에 순찰을 돌 때에도 결코 가볍지만은 않다. 중요한 시설들이 즐비하기 때문에 항상 긴장하며 수상한 사람이 출입하지는 않는지, 연구실에 화재는 없는지, 도난당한 물품이나 파손될 우려는 없는지 등,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할 것들이 한 둘이 아니다. 또한 항상 쉼 없이 연구가 이루어지고 장비들이 가동되기 때문에 가장 주의깊게 살펴보아야 할 것은 바로, 화재위험이다.

 연구 자료와 사람들의 안전을 위하여 화재 시 발빠른 초동 대처가 가장 중요하기에 소방관 제 동안, 늘 주의 깊게 모니터들을 살피며 빠짐없이 기록한다. 이러한 작은 일들을 통하여 나 또한 사회발전 기여에 보탬이 된다고 생각하며 보람을 느끼고 있다. 나아가, 이곳에서의 경험은 나 스스로에게 좋은 자극제가 된다. 전문 기술력과 지식으로 사회에 공헌하는 사람들의 열정적인 모습을 보고 그 분들의 조언을 들으며, 나도 짧지 않은 이 시기에 내 비전을 위해 시간을 보람차게 사용하고 더 노력하고자 하는 동기부여를 얻는다.

 제 2의 도전, 세상을 밝히는 등불로...
 약 10년 간, 축구선수라는 꿈을 위해 쉴 새 없이 내달렸다. 그러나 10년 동안 고생한 결과를 실패로 받아들이기에는, 그 때에 나는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었다. 나는 꿈이 좌절되고 한동안 방황했었다. 모든게 고통스럽게만 느껴지고 다 싫었다. 그러다 불행 중 다행히도, 새로운 목표를 가지게 되었지만 이것을 지극히 나의 삶의 영위와 실패를 보상받기 위한 수단으로만 생각했었다. 처음엔 그랬다. 그래서 물리치료과에 입학하고 나서도 병원에서 단순히 사람들의 아픈 부위만을 치료해 주거나, 스포츠팀 닥터가 되어 운동선수들의 부상부위 회복에만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나는 신체적인 치료만 하면 되는 것이고 다른 요인들은 그에 맞는 전문가가 치료하면 되지 내가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훈련소 생활을 하는 동안 마음에도 상처를 입은 동기들을 보았고, 사회복지시설에서 불편한 분들이 사회복무요원의 작은 도움에도 기뻐하고 생동감있게 살아나는 모습을 직․간접적으로 겪어보며 많은 사람들이 신체의 아픔만이 치료되면 다 해결되는게 아니고, 그 사람이 겪고 있는 아픔을 이해하고, 공감하고, 그들을 위로하며 그들이 내적, 외적으로 모두 건강한 변화가 일어날 수 있게 진심을 다해 도와주는 사람이 진정한 치료사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제 나에게 더 큰 비전이 생겼다. 앞으로 남은 복무생활을 더 유익하게, 성실하게 보낼 것이다. 다시 돌아오지 않을 이 귀한 시간에 귀한 경험을 토대로 훗날, 진심을 다하는 치료사가 되어 이 세상을 밝히는 또 하나의 등불이 되리라......

안준(울산과학기술원)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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